좌우명이란 한번 정하고 평생 지키는 것보다 그때그때 바꾸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잘 닦아 놓은 고속도로를 페라리로 달리는 게 아니라 범퍼카 타고 이리 치고 저리 치면서 버티는 모습이
내 인생과 닮았다고 인정한다면 말이죠.
-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 p.240.
고3시절, 노트마다 써두었던 좌우명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 나오는 한 구절이었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그땐 이 구절을 그렇게 좋았다.
2016년 3월, 나의 좌우명은 프로필에 내걸었듯 '꾸준히 읽고, 끝까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이다.
친구가 이런 내 좌우명을 보고, 되고 싶다가 아니라 되자! 라고 바꿔야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지만
난 여전히 '되고 싶다'라는 말이 좋다.
'되자!'라고 하면,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일상(끝까지 쓰는 사람은 커녕 꾸준히 읽는 삶 조차 묻어두고 사는 나날)을 살 때
좌우명을 바라보는 게 우울할 것 같았다.
반면에 '되고 싶다'는 마음이 편했다.
어떻게 보면 간절하지 않고, 그저 막연해보여서 뭐 이런 좌우명이 있나 싶지만, 부담이 덜한 게 매력이다.
부담이 덜 하니, 하루에 한 장을 읽는 것으로 '꾸준히'를 합리화 할 수 있다.
또, 글을 많이 쓰는 것보다 한 편을 쓰더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온전히 하는 글을 쓰는 게 좋다.
'끝까지'라는 말이야말로 막연함의 '끝판'이지만, 누군가 진심을 담아 내 글이 좋다고 말해주면,
이게 기쁨이고 행복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무한히 설레는 일이다.
그러려면 꾸준히 읽고, 보고, 진득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국에는 써야한다. 가능하면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