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3. 04. 11시, 부산행.

승차를 앞두고, 역 편의점에서 씨네21을 사들고 오는 나를 보며 친구가 말했다.

웬일로 책을 안 가져왔네 싶더니, 책을 사려고 안 가져온 거냐고.

종이책을 늘 챙겨다니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열차 안에서 씨네21 읽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역 편의점에서 씨네21을 사는 것 역시 좋아한다.

이건 출퇴근할 때 매주 사 읽던 버릇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은데, 갓 구매한 씨네21을 품에 안은 그 설렘이 좋아서다.

내가 애정하는 배우가 표지에 실렸다면 그 설렘이 두 배. 오늘은 후자다.

'건축학개론' 승맹이로 입문해서 '패션왕' 정재혁이로 제대로 빠졌고, 여전히 진행중인 이제훈앓이.

기대했던 시그널이, 박해영 경위가 잘 풀려서 기분 좋은 요즘.

시그널 본방사수를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던 것도 있고, 이제훈이니까 당연히 사야지 싶었던 이번 호.

인터뷰 중 이 구절을 읽고 또 한 번 반했다.


취향과 휴식 사이


집에서는 스마트폰 대신 이베이를 뒤져 구매한 다이얼식 전화기를 연결해 쓴다.

다이얼식 말고도 버튼식까지 하나, 이렇게 두대나 구비해놓았다.

걸이 CD플레이어를 '특이하게도' 화장실에 설치해놓고 음악을 듣는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안 되는 CD를 찾아서 모으고,

CD플레이어에 디스크를 넣고 빼고 하는 그 과정들이 이제훈에게는 행복한 시간이다.

영화 O.S.T는 그중 가장 큰 목록을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캐롤>(2015)의 음악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위플래쉬>(2014)처럼 강한 충격을 준 영화들은 몇번이나 보고 또 보고, 서플먼트까지 놓치지 않고 공부하듯 본다.

지칠 때면 극장에 가서 몸을 파묻고서야 편안함을, 그리고 새로운 자극을 느낀다.

해외 촬영 때는 모두 쉴 때도 시간을 쪼개 갤러리를 찾는다.

홍콩도, 홍콩영화도 워낙 좋아해 홍콩의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야우마테이의 미도카페에 가서

프렌치토스트와 홍콩식 밀크티를 마시며 영화를 곱씹는다.

한창 신나하며 아날로그적 취향을 말하던 그가 묻는다. "제가 너무 덕후인가요?"

씨네21 1044호 이제훈 인터뷰 중에서. 





이 덕후, 제가 접수하겠습니다.
진짜 미쳤... 캐롤에 위플래쉬라니... 이러니 앓이를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인터뷰를 읽으며 벅차오르던 팬심이 폭발했던 순간은 따로있다.


<건축학개론>이 나온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풋풋한 첫사랑에 이어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나 진한 멜로에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라니. 하... 전적으로 후자요. 진한 멜로 원해요, 원합니다. 영화도 좋고 드라마도 좋으니 차기작은 멜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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