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작품 제출 기념 파티에서, 야마다는 어김없이 취하고

이날도 그런 야마다를 데려다주는 건 마야마다.

야마다를 등에 업고 야마다의 집으로 가는 길, 두 사람의 대화. 

*


- 야, 야마다! 꽉 잡아. 떨어진단 말이야!
- 네에에- (딸꾹) (꽈아아악)
- 야마다! 너무 잡았어! 너무 잡았어!!
어이, 야마다. 왜 나 같은 놈을 좋아한 거야.
난 네가 참 예뻐. 그래서 언젠가 네가 나보고 좋아한다고 한다면, 확실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랬다간 네가, 어딘가로 가버릴 것 같아서... 그래서 내내, 네게서 도망쳐 다녔어...
그런데 넌 계속 날 보는 거야.
널 보면 마치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아팠어.
아아, 리카 씨가 보는 내 모습이 이런 걸까 싶어서.
꼴 사납다느니, 집요하다느니.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아.
폼 잡아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난 여전히 꼴사나운 모습이고...
그녀를 포기할 수 없었어.
야, 야마다! 너 침흘리지마!
- 마야마, 네가 좋아... 좋아.

- 응.
- 너무 좋아.

- 응.

[좋아한다는 말들이, 하나씩 중얼거릴 때마다 똑똑,
마야마의 등에 떨어져 물들어갔다.]

 

- 좋아...

- 응.
- 마야마, 좋아.

- 응.
- 좋아.

- 응.

[마야마의 등은 넓고, 셔츠의 칼라 언저리에서는
따뜻한 살냄새가 났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왠지,
그리운 살냄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저, 따뜻하고, 그립고,
가슴이 찢어질 만큼 달콤한...]

- 너무 좋아.

- 응.
- ......

- 고마워.

*

나이 먹고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외사랑하는 야마다가 눈에 사무치게 밟힌다.

그저 밝고, 귀엽고, 재밌어서 좋았는데.

고전을 다시 읽는 이유처럼, 만화책 역시 다시 읽으면

그 당시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한 장면, 한 구절 와닿는다.

마야마는 차고, 야마다는 차이는 이 구절에서 야마다가 너무 사랑스러웠던 나머지

이 부분을 읽고 또 읽다 잠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