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

 

 

미국 현대문학을 이끄는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표작. 오츠는 1960년대부터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썼으며,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 미국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197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그들>은 미국의 다양한 사회경제 집단을 다룬 연작 '원더랜드 4부작'에 속한다. 오츠의 방대한 작품 세계에서 "독창성과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대표작이 되었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을 두고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라 설명하는데, 환상적 진실과 시대적 사실이 결합된 양식임을 알려주고 있다.

1969년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강력한 현실성과 핍진성을 발휘하는 <그들>은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격동의 삶을 살아낸 한 가족의 연대기를 서술한다.

지리멸렬한 삶의 한가운데 던져진 젊은 엄마 로레타 웬들,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 그녀의 아이들 모린과 줄스의 삶에 대한 열망과 분투를 생생히 그려내며 사랑, 계급, 인종, 도시 문제 등을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현대 영미소설 가운데 최고의 성취를 이뤄냈다.

 

 

하나님이 자신보다 동생 아벨을 더 사랑한다고 믿은 나머지, 동생을 죽이고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친 카인은 놋 땅으로 간 뒤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정말 하나님은 카인은 저버리고 아벨만 좋아하신 걸까?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카인>은 구약성경 창세기 4장에서 동생 아벨을 죽인 죄로 하나님에 의해 이마에 낙인찍힌 이후 성경에는 더 이상 비중 있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21세기를 사는 지금까지 인간의 죄와 회개를 촉구하는 데 거론되는 '죄 지은 자' 카인의 눈을 통해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 세상을 되돌아본 작품으로, 2009년 작가가 포르투갈어로 처음 발표한 이후 27개국에 소개되며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의식을 환기해 왔다.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이 작품의 영어판 출간 시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숨막힐 듯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마지막 소설을 위해 성서적인 주제를 한껏 즐겼다"라 평하였고, 「뉴요커」에서는 "불경스럽게도 구약성경을 개작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수다스러운 작가 특유의 서술로 구약성경 속 하나님의 논리에 허를 찌른다"라고 극찬했다.

 

 

[에세이 분야]

 

 

걸어본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시드니를 향해 있다. 누군가는 걸어본 곳이고 또 누군가는 처음 걷는 곳이라는 시드니.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시드니를 경험한 한 남자와 시드니를 경험하지 못한 한 여자가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외지에서 함께 걸어본 기록을 한데 모은 책이다.

여자와 남자라는 차이점, 둘 다 시인이라는 공통점을 껴안은 채 그들은 시드니에 사는 한 지인이 빌려준 집에서 한 달을 살아보게 된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는 아마도 그 '살이'에 있을 텐데, 한 집에서 한 '살이'를 함께하면서 그들은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가, 그럼에도 그 차이를 '사랑'이라는 것이 어떻게 극복하게 해주는가, 낱낱이 기록을 해나갔다. 그리고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그 결과물이자 증거물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말하자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글이 만들어낸 결혼, 책이 거행시켜준 결혼식의 다른 이름이다. 이 소박한 잔치의 두 주인공. 남자이자 신랑은 장석주 시인이고 여자이자 신부는 박연준 시인이다.

 

 

 

여행과 일상의 중간지대에서 여행의 설렘을 느끼면서 일상의 익숙함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평소보다 덜 쓰고, 덜 바쁘면서 더 충전된 시간을 보낼 수 없을까.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는 12년 동안 전 세계 80개국을 다녀본 여행가 김남희가 추천하는 여행지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이다.

그녀는 추운 겨울만 되면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 탓에 겨울이 오기 시작하면 남쪽 나라로 가는 생활을 해왔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많이 멀지 않고, 한국의 겨울과는 반대의 계절을 가진 나라. 물가가 비싸서 몇 달을 머물러도 생활비가 부담스럽지 않고, 여자 혼자 머물러도 안전하며, 동시에 문화적인 인프라는 풍부해서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나라. 그렇게 찾아낸 나라가 바로 발리, 치앙마이, 라오스, 스리랑카이다.

푸른 생명의 의지가 넘실대는 초록의 나라 발리, 야생동물과 옛 도시의 흔적을 간직한 스리랑카, 덜 벌어도 삶에 더 충실한 예술가들의 터전 치앙마이, 스님들의 탁발로 새벽을 여는 고요한 나라 라오스. 책은 그녀가 겨울마다 찾아가서 이곳에서 머무른 '체류기'로 네 나라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다.

 

[유아/어린이/가정/실용 분야]

 

 

 

작은 곰자리 시리즈 29권. 어린이의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작가 몰리 뱅의 작품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에 이어 16년 만에 출간된 후속작이다.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도 헤아려 보게 한다. 소피와 앤드루처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면 서로 존중하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미술 시간에 소피는 가장 좋아하는 너도밤나무를 그렸다. 소피가 느낀 그대로 파랗게 칠했다. 나무가 돋보이게 하늘은 주황색으로 칠했다. 그러자 앤드루가 소피에게 말했다. “소피, 그림이 틀렸어. 진짜 나무는 파랗지 않아. 하늘도 괴상한 주황색이잖아!” 다른 친구들도 소피 그림을 보고 킥킥대며 소곤댔다. 소피는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고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너무 속상해서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만 싶었다. 소피는 정말 틀리게 그린 걸까?

 

 

평생 지저분한 환경에 살면서 왠지 떳떳하지 못하고 기가 죽어있던 저자가 어느 날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후 주변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달라진 인생을 맞게 된 정리 수납 코믹 에세이다.

전편의 에피소드는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큭큭큭’ 웃어가면서, 그리고 ‘맞다, 맞아!’ 무릎을 치면서 읽어가는 가운데 정리의 개념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다시 말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수납 정리 전문가의 교과서식 어드바이스가 아니라 딱 우리들 눈높이에서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얻은 생생한 성공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지저분할 수 없는 정리정돈 포기자 와타나베 폰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 기적의 노하우는 그래서 한층 생생하고 값어치 있다. 진짜 문제는 ‘작은 집’이 아니라 ‘정리정돈’ 이라는 사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은 물건만이 아니라 물건을 통해 안심을 얻으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사이언스 클래식 25권. 이론 물리학자 리사 랜들은 하버드 대학교와 MIT 물리학과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종신 교수직을 획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이 중첩되는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물리학자들이 꿈꾸는 미래의 물리학이 어떤 것인지, 바로 그 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 여성 물리학자의 육성을 통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전작 <숨겨진 우주>에서 비틀린 시공간 기하를 이용해 숨겨져 있는 차원과 우리 우주의 3차원 세계를 연결했듯이, 이번에는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결 짓는다. 저자는 이번 책을 <숨겨진 우주>의 후속작이지만 동시에 프리퀄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물체들을 이루고 있는 원자나 쿼크 같은 가장 근본적인 구성 요소들이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일상적인 물리 법칙과는 안전히 다른 법칙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강조한다.

입자 물리학에서 우주론까지의 현란한 도약과 융합이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에 답하면서 저자는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종교와 갈등을 빚어 가면서까지 연구를 계속했던 갈릴레오를 불러 내며 물리학과 과학의 가치, 역사, 기초를 탐구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청년 무업자 실태 보고서. 10여 년 동안 현장에서 NPO 활동을 하며 만난 수만 명의 무업자에 대한 정성조사와 2,300건의 정량조사를 통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청년 무업자의 실체에 접근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단순 통계 분석을 넘어 일본 사회의 역사와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소개함으로써 청년 무업자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누구나 무업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무업 상태에 처하게 되면 그로부터 빠져나오기가 힘든 사회를 '무업 사회'라고 한다. 2010년대의 일본 사회는 이미 무업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진단이다. 저자들은 고도 성장기에 구축된 일본형 시스템과 사회 안전망의 부실이 변화된 노동조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대책 없이 청년 무업자를 양산하고 있으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일본 사회의 지속가능성까지도 위협받게 된다는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저자들은 무업 사회와 청년 무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청년 무업자에 대해 부정적 뉘앙스가 강한 기존의 NEET, 히키코모리 같은 개념이나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일자리 창출 식의 단선적인 접근을 넘어서 당자자인 무업자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통해 보다 정교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다. '무업 사회란 무엇인가?', '청년 무업자는 어떤 존재인가?', '무업자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오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등을 구조적 측면과 역사적 변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국내에서만 70만 부가 넘게 팔린 '스티브 잡스'의 저자 월터 아이작슨의 책. 이 책은 배비지의 차분기관에서 트랜지스터, 최초의 컴퓨터 ENIAC, 실리콘 밸리에서 월드와이드웹(WWW)으로 이어져 마침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혁명을 선도한 창의적인 천재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타임'의 전 편집장이자 밀리언셀러 전기 작가답게 각 인물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마치 대하드라마 같은 그의 역작은 무려 1840년대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를 개척한 디지털 선지자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 인텔의 로버트 노이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 현대 디지털 혁명 주역들의 대단히 흥미로운 성격을 탐구한다.

이 책은 디지털 혁명을 이끈 주역들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창의적인 인재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며, 또한 환상적인 팀워크가 그들을 얼마나 더 창조적인 사람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혁신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협업이 어떻게 창조성으로 이어지는지 관심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세계적인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의 책. 이 책은 세계화 2.0의 거시 경제 흐름과 ‘보이지 않는 손’과 ‘계획과 전략’으로 상징되는 G2의 치열한 경제 전략을 담고 있다. G2의 과잉 소비와 수출이 가능했던 이유를 시작으로, 차이나 그라이프 논란의 실체는? 과연 G2의 통화전쟁과 무역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등 G2의 의존관계가 초래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의 내수 전략과 미국의 생산자 중심의 전략을 소개하면서 G2가 향후 불균형을 재균형화하기 위한 과제와 전략을 담고 있다. G2의 재균형화 전략은 향후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무엇보다 글로벌 패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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