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의 가족들은 인천에서 배 떠나던 그 시간을

"영원의 시간"에서 지우고 싶어 잠을 자도 잠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몸서리치는 기억을 누가 지울 수 있겠는가.

예술의 희생보다 세상의 희생이 먼저 있다.

예술이 세상을 낯선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갑자기 낯선 것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위해 예술이 있다.

예술에 희생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희생 뒤에 겨우 예술이 있다.

믿음과 사람이 그렇게 어렵고, 믿음과 사랑이 그렇게 절박하다.

 

 

- 황현산, 우물에서 하늘 보기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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