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만 시가 있고 예술이 있듯, 인간에게만 사랑이 있고
역설이 있다.
사랑이 위대한 건 그렇게도 잘난 자아가 지워지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지울 수 있는 상태.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삭제할 수
있는 불가능에 이르는 위력.
사랑하는 건 인간만이 가능하다.
- 박상미 에세이 『나의 사적인
도시』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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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리려다, 이 구절을 읽는 찰나에 떠올렸던
브랜드 박사가 어른거려서 결국 사진을 바꿨다.
이 구절을 읽고 있으면, 7개월 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사이에
한참을 울게 만든 이 장면이, 장면 속 브랜드 박사의 눈빛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인터스텔라>가 다시 보고 싶어졌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은 이 에세이를 마저 읽기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