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 사랑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10
소중애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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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에게는 똘똘이라는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똘똘이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첫 장에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점이 새로웠다.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본문보다 조금 앞서 나오는 점이 과거의 일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작가와 감수자의 소개가 이어지고, 표지가 다시 등장한 뒤에 본문이 시작된다. 아이를 따라가는 강아지 한 마리와 싫다고, 따라오지 말라는 한 아이가 나온다. 싫다는데도 강아지는 계속해서 아이를 따르고 아이는 어디서 난지 모를 막대기를 들어 보이며 다시금 싫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그 모습을 본 어른들은 말한다. 강아지에게 그럼 못쓴다고, 동물을 사랑해야 된다고. 아이가 싫어!’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이의 집 강아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왕 울음을 터뜨린 아이는,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강아지 똘똘이를 떠올린다. 아이에겐 새 장난감은 있어도, 새 강아지는 낯선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울면서 집으로 뛰어가고, 강아지는 깡충깡충 그 뒤를 따른다. 싫다는데도 자꾸만 자꾸만 따라온다며 아이가 울면서 말하자 엄마는 집 잃은 강아지라 말해주고 아이를 꼬옥 안아 준다. 그러고는 주인을 찾아볼테니 그동안 너는 강아지에게 먹을 것을 좀 갖다 주라고 말한다. 똘똘이의 밥을 챙겨주는 일이 때때로 아이의 몫이었는지 아이는 자연스럽게 유기견의 밥을 챙긴다. 똘똘이 밥그릇에 줄까요? 하고 먼저 묻기도 한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똘똘이 장난감을 주고 옷도 입혀주며 강아지와 어울린다. 똘똘이에게 딱 맞던 옷을 입혀 놓으니 너무 크고 짧은 모습을 보며 아이는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다. 그렇게 아이는 새로운 강아지에게 마음을 연다. 결국에 아이는 엄마에게 묻는다. 이 아이를 똘똘이라고 불러도 되냐고.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흔쾌히 대답한다. “그러렴.”

그렇게 아이를 따르던 유기견은 똘똘이가 되었고, 아이에게는 새로운 똘똘이를 만났다.

 

오래전부터 자신의 글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던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답게, 그림은 조금 서툰 느낌이지만 작가가 의도한 그 느낌이 잘 살아있다. 이를 테면 아이의 표정이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강아지를 향해 싫어!’하는 건 강아지 자체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우리 집 강아지가 아니어서 싫다, 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미묘하지만 아이의 표정에서 그게 느껴진다. 이 동화에서 인상 깊었던 건, 강아지를 그저 내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그럼 못쓴다고, 동물을 사랑하라고 꾸짖는 어른들이었다. 나 역시 그 상황만 보면 동화 속 어른들처럼 꾸짖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동화를 읽으니 내가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아이의 눈에서 상황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먹먹했던 이유는 감독이 때로는 아이의 시선에서 영화를 그려냈기 때문이었던 것처럼.

 

책 뒷표지에 실린 글은 이 책을 감수한 국립한경대학교 아동가족복지학과 최혜영 교수의 글인데, 이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에게 하나의 팁이 될 것 같다. 행복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이해하는 건 성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지만, 슬픔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이해하는 데는 아직 서툴기만 하다는 3~4세경 유아의 정서. 서툴기만 한 부정적 정서를 유아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모는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동화를 읽어주면서 부모 역시 깨닫는다. 동화 역시 간접경험이기 때문에 모든 부모와 유아에게 동화와 같은 상황이 다가오진 않을지라도 사랑은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고 축복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는 있다. 이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대신할 순 없겠지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훈훈하게 읽고 책장을 덮어 앞표지를 보니 유아 인성동화 중에서도 이 책의 주제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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