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서 계획 중 하나. 인문학 6권 읽기. 왜 6권인가 하면, 작년에 읽은 책을 결산해보니 시집을 정확히 12권 읽었었다. 물론 삘받아서 우르르 빌려 읽었지만 1년을 기준으로하니 한 달에 2권을 읽은 셈이었다. 이걸 바탕으로, 인문학은 두 달에 한 권을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냥 인문학 6권으로 잡으면 나는 분명 또 그저 그렇게 흘려 넘길 것이 안봐도 비디오였으므로 6권을 아예 정하기로 했고, 지난 일주일 간 고른 6권의 책을 소개해본다. 위 3권은 소장 중인 책이고, 아래 3권은 읽을 즈음에 구매해서 읽으려고 한다. 내 독서 전력을 생각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에는 완독이 어려울 거라는 가정하에 구매하기로 결정.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은 구매한지 꽤 됐는데, 올해야 읽기로 마음먹었다. 작년에 다상담 시리즈를 인상 깊게 읽고나니 올해는 진득하게 한 권을 읽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김경집 교수님의 인문학은 밥이다는 작년에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읽고 넘긴 것 같아 다시 읽어보고자 담았다. 640쪽이라는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해서, 6권 중에 두께를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ㅎㅎ 덕분에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1년 내내 붙잡고 읽게 될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긴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읽겠다 마음먹게 만든 괜찮은 책이라는 것.
로쟈쌤의 사적인 독서는 도서정가제 사재기 때 구매하면서 소개한 바 있는 책이다. 6권 중에 문학을 담당할 책. 서문에서 책의 제목에 대한 글이 흥미로워 덧붙여본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교양으로서의 독서는 '읽은 척 매뉴얼'을 참고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주 사적인 독서'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가리킵니다. 나의 관심과 열망, 그리고 성찰을 위한 독서입니다. 그런 독서의 과정에서 우리는 고전과 나 사이의 사적이고 은밀한 관계를 각자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책을 거꾸로 들고 읽던 하우진(♥) 교수님이 생각나는 미움받을 용기는 6권에서 심리를 담당할 책이다. 드라마에 나와서 눈에 익었던 것도 있지만 읽어보고자 마음먹게한 건 책 소개 덕분이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책이라는 소개를 읽는데 두근두근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대되는 책.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성인으로서의 공부에 대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다. 이제 공부가 결과론인 나이는 지났으니까. 꽃보다 누나에서 배우 윤여정이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나도 67세는 처음 살아봐요." 오늘도 처음 살아보는 오늘이다. 내일도 처음 살아보는 내일이다.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서툴고 실수투성이 날들이다. 오늘 적용됐던 쿠폰이 내일은 안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던 '따뜻하게 다정하게, 가까이'속 구절도 떠오르고.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는 꽤나 즉흥적으로 6권에 합류한 책이다. 고미숙 작가님의 책은, 인상 깊게 읽었던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이후로 처음이다.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와 몸과 인문학, 호모 에로스 이렇게 3권의 책과 고민하다 최종 결정. 태어나서 사주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내가, 주역으로 대표되는 역학고전에 대한 '신비감'에 가두어져왔다는 사주명리학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먹을 줄이야. 이래서 독서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