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니스 : 몰랐던, 잊었던, 작은행복 500가지
리사 스월링.랄프 라자 지음, 김은지 옮김 / 종이의온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남아프리카 출신의 영국인 아티스트 리사 스월링과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랄프 라자. 부부인 두 사람의 행복 카툰 에세이 『해피니스 : 몰랐던, 잊었던, 작은행복 500가지』를 읽었다. 신간 서가에 꽂혀있었는데, 일단 노란책이면 집어들고보는 노란책 마니아기질 (특히 개나리색에 약하다.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라던가 김중혁의 모든 게 노래라던가 노란책에대한 좋은 기억들 덕분이기도) 덕분에 접하게 된 책이다. 부제처럼, 몰랐던, 잊었던 소소한 행복들이 표지 속 그림체로 책 속 가득 그려져있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볼펜의 잉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쓰기. 나와 같은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을 만날 때. 쌕쌕거리며 잠 자는 아기. 아침에 눈을 떴는데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일 때. 아하! 하고 문제의 답이 떠오를 때. 100% 충전된 핸드폰. 소설책에 푹 빠지기. 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기. 끈질기게 괴롭히던 모기를 마침내 잡을 때.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올 때. 내가 응원하는 팀이 막판 승부에서 이길 때. 정류장에 막 도착한 순간, 들어오는 버스. 퇴근 시간을 향해 달려가는 시계. 끝이라는 글자 타이핑하기. 글이 막힘없이 술술 써질 때. 낯선 사람이 책을 읽으며 미소 짓는 것을 바라보는 일. 등등. 이렇게 500가지가 담겨있다. 내가 노트에 옮겨적은것만 두장이 넘는다.

 

나 역시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문장화 해보지 않았던 행복들. 귀여운 그림이랑 함께 담긴 작은 행복들을 보고 있으면, 이 책의 홍보 문구처럼 우울할 때 읽으면 위로가 되고 행복할 때 읽으면 더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젠가 교수님이 감동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연습을 통해서 감동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읽는 사람으로서도, 쓰는 사람으로서도 말이다.다른 재주는 없어도 감정이입만큼은 능한지라 그땐 무슨 소린가 했는데, 나이 들면서 감정에 점점 무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하신 거구나 했다. 이 책도 같은 맥락으로 말한다. 행복을 읽으며 행복을 배우라고. 행복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연습이라하면 지레 겁먹기 쉽지만 어렵지 않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내 곁에 있음을 아는 것이다.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라는 이 책의 말처럼 찾아가보는 거다. 이런 책을 읽거나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일들을 적어보거나.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내 곁에 있는 작은 행복들 속에서 행복을 아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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