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책 소개, ★ 별 표 뒤에는 그 책에 대한 코멘트 순으로 정리.

 

 

 

불온한 사회를 서늘하게 응시하며 우리 시대 삶의 비의를 날카롭게 파헤쳐온 소설가 안보윤의 첫번째 소설집.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유사 이래 최고의 경제적 번영을 맞이하고 있는 세계에서 비인간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하며 무엇이 그들을 아프게 하는지, 과연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 되묻는다.

이 소설집은 등단 후 십 년 동안 강렬한 작의와 거침없는 발상, 통쾌한 추진력으로 <오즈의 닥터>, <사소한 문제들>, <우선멈춤>, <모르는 척> 등 총 다섯 권의 장편소설을 상재하며 자기만의 소설세계를 개척해온 안보윤의 모든 문제의식이 집약된 총체적 결과물이다.

 

★ <악어떼가 나왔다> 이후 꾸준히 챙겨 읽고 있는 보윤님의 첫번째 소설집.

전작 <사소한 문제들>이 워낙 강렬하긴 했지만, 그래도 보윤님의 소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446권. 시집 <간결한 배치>(2005)와 <생물성>(2009)을 통해 최소화한 언어와 담백한 묘사,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구조가 빚어낸 특별한 감각과 인식의 신세계를 그려온 시인 신해욱의 세번째 시집.

일상에서 채록됐지만 살짝 현실을 비껴가는 겹겹의 시간들, 검게 타들어가거나 하얗게 명멸하는 언어들, 그리고 '나'에게서 비롯됐으나 매일 아침 변신을 거듭하는 무수한 '나-들'의 투명한 목소리들이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에 남겨놓았던 '신해욱의 웜홀'은 이번 시집에서 좀더 전면화된 모습을 띤다. 바둑판 위에 흰 돌과 검은 돌이 종잡을 수 없는 방향과 형태로 놓이듯 신해욱의 시들은 조금 더 고요하게, 조금 더 정교하게, 조금 더 긴 보폭으로 마음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곳에서 '실물보다 큰 생각에 사로잡히게'된 시인은 '가청권 바깥에서/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소리들을 좇아 설령 가슴이 터질 지경에 이르더라도 기꺼이 '너-당신' 혹은 제3의 인물이 되어보는 '아름다운 악몽' 속에 발을 담근다. 이 악몽은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꿈이면서, 누구나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젖니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동화 속 여정이기도 하다.

 

[뒤표지 글(시인의 산문)]

syzygy. 이 단어를 본 순간
난감한 에로티시즘에 사로잡혔다.

y가 세 개나 들어 있는 저 기묘하고 투박한 조합.
선뜻 읽히지가 않았다. 읽기보다는
만지고 싶었다.

어떻게 만져야 하나.
뜻을 새겨 탁본이라도 떠야 하나.

사전에 나오는 풀이는 다음과 같다: 삭망(朔望). 연접(連接).
천문학에서는 해와 달과 지구가 일직선에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한다.
생물학에서는 무슨 원생동물의 생식법이라 한다.
그 밖에 수학, 심리학, 철학, 심지어 시학에서도 쓰인다는데……
그렇다는데……

닿을 듯 닿을 듯
소리는 혀에 닿지 않고
뜻은 뇌에 닿지 않는다.
해와 달과 지구의 일직선은 나의 시야에 닿지 않고
원생동물의 생태는 나의 삶에 닿지 않는다.

닿지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의 이름을 syzygy라 짓는 수밖에 없다.
부적을 붙이는 심정이다.

 

★ 와! 해욱님의 새로운 시집ㅎㅎ 제목에 먼저 눈이 갔는데, 해욱님의 시집이었다ㅋㅋㅋ

 

 

김종은은 어떤 물리적 입자들 같은 도시적 인간들의 삶에 형식과 리듬을 부여하며 그저 비릿한 삶의 구석과 층층을 사선으로 비추는 소설로 2003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세상은 더 각박해졌고 심지어 잔인해졌다. 김종은은 여전히 지금 우리 사회에 밀착한 날렵한 문체로 너무 처량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현실의 질곡을 녹여낸 소설을 쓴다.

그의 소설 여덟 편을 묶은 세번째 소설집, <부디 성공합시다>가 출간되었다. <부디 성공합시다>는 자의적으로 피로를 선택한 후 열정을 배합하여 도무지 알 수 없게 된 감정으로 하루를 꾸역꾸역 밀어내는 이 시대, 소소한 불행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종은 소설 속 인물들은 붙들고 있는 것이 허상임을 짐작하면서도, 그 허상을 쥐기 위해('부디 성공'하기 위해) 분투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모든 것을 떨어내며 소박한 각성에 도달하고, 일부는 나아가 그러한 삶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 표지 어쩔ㅠㅠㅠㅠㅠㅠㅠ 왜케 귀엽지ㅠㅠㅠㅠㅠㅠ 내용도 내용이지만, 표지 때문이라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ㅎㅎ

 

 

 

소설가 김사과의 첫 번째 에세이. 여행도 아니고 거주도 아닌 채, 이방의 관찰자로 부유한 몇몇 도시에 관한 이야기다. 2007년의 뉴욕부터 포르투, 베를린, 그리고 다시 2012년의 뉴욕까지, '모든 것을 지나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버릇'을 가진 김사과 작가는, 여러 도시에서 만난 사람과 사건, 정서, 날씨, 기온, 마음의 내밀한 동요들을 독특한 질감으로 내레이션한다.

뉴욕의 오리지널 힙스터와 베를린의 핫한 클럽과 월스트리트 노동절 행진과 조울병에 걸린 금발미녀와 빈대 퇴치 매뉴얼과 지젝이 공존하는, 어쩌면 가장 김사과적이면서도 김사과적이지 않은 에세이. 2010년대 지구 위에 사는 현대인의 기본적인 정서상태에 관한 나른하고 건조한 리뷰다.

 

★ 나른하고 건조한 리뷰라는데 제목인 '설탕의 맛'과 대비되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ㅋㅋㅋ

사과님의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에세이부터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택 시인의 에세이. 김용택 시인의 하루는 고요하고 심심하다고 했다. 심심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골은 너무 조용했고 심심해서 강물도 바람도 나무도 다 자세히 보였고 자연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시를 이야기하고 꽃을 꺾어들고 집에 가는 일이 그의 행복이고 시의 영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조용하게 심심하게 살다보니 사람들이 너무 서두르기만 하는 것이 보인다고 그가 말한다. 사람들은 분명 무언가를 잃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고 질주하고 있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과 일상과 자연과 예술을 찾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먹을 밥을 푸면서도 예술을 만나고 어린 제자들의 시를 보면서도 예술을 만난다. 자신이 만나는 일상을 고마워하며 모든 사람과 자연에 가득찬 풍요로운 예술을 발견한다. 이 책에 실린 산문은 그가 그동안 느낀 일상의 아름다움과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잃어버린 작은 것들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글이다. 소중한 하루를 기쁘게 즐겁게 받아들이는 그의 순수한 마음이 시적인 산문으로 그려져 있다.

 

 

★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라니ㅠㅠ 이런 제목 참 좋다ㅠㅠㅠㅠㅠ 시인의 하루는 고요하고 심심했고, 심심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용택 시인의 에세이. 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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