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건강백신 - 전 국민 건강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의 레알 건강 토크
고수민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나는 저자 고수민님의 이력이 참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그냥 의사가 아닌 뉴욕의사 라는 점이 눈에 들었다. 여기서 뉴욕의사라는 말은 현재 뉴욕에서 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의사라는 말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뉴욕의사라는 그의 수식어가 와 닿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 헤드레스트 높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헤드레스트 높이를 비교해가며 설명하거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비만 문제에 대한 이야기,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 역시 한국에서의 관점과 미국에서의 관점을 같이 언급해줘서 함께 접할 수 있다보니 건강에 대한 지식이 더욱 폭 넓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프롤로그 속 저자의 말처럼 4년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수련 생활을 통해 저자는 질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가 요통과 당뇨를 가지고 있다면 예전에는 개개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이 두 가지를 연결해서 볼 줄 몰랐지만, 이 환자 전체를 놓고 곰곰 생각해보니 두 가지 질병의 연결고리로 복부 비만이 있었고 이 문제가 당뇨병과 요통을 다 악화시키는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그 복부 비만의 기저에는 반복되는 다이어트 실패와 비만에 대한 잘못된 이해, 심리적 우울이라는 원인이 겹쳐 있을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의 종합적인 시각이 담기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질병은 한 가지 요인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최근에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부터 느껴진 발바닥 통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안 되겠다 싶어 한의원을 찾았는데, 한의사 선생님이 진단하시길 내 병명은 ‘족저근막염’이었다. 말 그대로 족저근막에 염증으로 통증이 유발되는 병인데, 발바닥에 통증이 있으니 나는 당연히 발바닥의 문제겠거니 했다. 그런데 한의사 선생님은 발바닥 통증이 단순한 발바닥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허리나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있어서 발바닥에 통증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며 허리랑 종아리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는지 확인하셨다. 확인 결과 허리와 종아리에는 아무런 통증이 없는데도 발바닥 통증이 이어졌던지라 나는 순수한 족저근막염이었다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나는 그 후로 어딘가 아프면, 일차적으로 왜 아픈지에 대해 생각하고 이차적으로 다른 곳에 문제가 있어서 아픈 건 아닐까하고 생각하게 됐다. 그 일로 질병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 덕분에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질병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생활, 직장인, 질병, 여성 등 분야별로 언급되어 있는데 건강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의 글이라 그런지 술술 잘 읽혔던 것 같다. 특히 나와 연관이 많은 생활과 직장인 부분은 부담 없이 읽었고,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질병에 대한 정보와 당연히 알아야하지만 모르고 살았던 여성 건강에 대한 부분까지도 끝까지 막힘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건강에 대한 정보만 제시되는 딱딱한 책이 아니라, 언제든 담백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진 건강에세이여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인 여럿에게 추천했는데, 특히 책과 거리가 먼 엄마가 가장 좋아하셨다. 이런 책이라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겠다며 말이다. 나 역시도 완독하긴 했지만, 잘 알고 있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살아가면서 두고 두고 찾게 될 책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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