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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ㅣ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320/pimg_777762186836803.jpg)
낭낙이와 순대를 만난 건 작년 7월이었다.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2권을 종이책으로 접한 후로 나는 2권 이전의 이야기들을 찾아보고, 2권 이후의 이야기들을 기다리며 챙겨보게 되었다. 친구가 여전히 애완견 푸치를 키우고, 동생이 유기견 보호센터에 봉사활동을 나가 유기견을 돌보는 가운데에서 나는 주말마다 동물농장을 챙겨보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웃 블로거의 블로그에 자주 놀러가 두부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망고라는 이름의 고양이 사진을 엄마미소 짓고 챙겨보곤 했다. 나의 이러한 소소한 행동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책을 읽는 행위만이 독서가 아니라 서점에 방문해 책을 구경하고, 책을 선물하기 위해 책을 고르고, 때로는 서평을 읽고 지인에게 책 추천을 받는 것 모두 독서라고 말할 수 있듯이 말이다. 물론 책을 구경하는데 그친 사람과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은 사람과의 차이가 있듯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직접 키우는 것과 나만의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 사랑하면 된다.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2』中)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만화를 읽어준 독자에게 감상을 바라지 않고, 그냥 옆에 있는 반려동물을 한 번 더 쓰다듬어 주시면 좋겠거니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는 책.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나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서 나는 나만의 사정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 사랑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뾰롱이와 헤어질 텐데 그렇게 정이 들었으니 헤어질 일을 생각하면 무섭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헤어짐이 무서워 사랑하지 않는 건 아까운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한다면 평생 아무도 사랑할 수 없고, 따라서 기쁨과 보람도 느낄 수 없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헤어지더라도 아쉬움보다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는 기쁨이 더욱 크리라고 생각한다. (p.255)
모든 사랑이 그러하지만, 반려동물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헤어짐이 무서워 사랑하지 않는 건 아까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낭낙이와 순대를 만나고 알게 되었다. 여기에 탁묘 뾰롱이와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속 모든 반려동물들 덕분에 말이다. 사람은 사람이니까 서로 닮아가고, 반려동물은 반려동물이니까 주인을 닮아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 섞이고 스며들어 비슷해져 가고, 어느 날이라도 나의 반려동물이 아주 상냥하고 다정하게 느껴질 적엔 나도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여겨도 된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진심을 쏟는 만큼 나도 반려동물들처럼 사랑스럽고 힘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