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다. 사람들은 왜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보는 것일까?
궁금해한 이유는 내가 그렇게 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속 터질 정도로 정독하고, 속도감 빠른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먼 독립 영화를 좋아하며 결코 빨리 감기 할 수 없는 연극과 뮤지컬을 몇 번이고 보는 사람이 나다. 나라고 시간이 많아서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보지 않는 것은 아니고, 영화의 상영 시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낭비는 악이고, 가성비는 정의라던데 그렇다면 나는 악 중의 악인 것인가.
이나다 도요시의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 따르면 뉴스나 보도처럼 정보성 콘텐츠도 아니고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과 같은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보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영상 공급 미디어의 다양화 및 증가로 영상 작품의 공급 과다.
둘째, SNS로 공감을 강요당하고 '개성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바쁜 현대인의 시간 가성비 지향.
셋째, 얕은 감상이 많아지면서 알기 쉬운 것이 추구되어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영상 작품의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