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해두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모순>을 완독한 이후로 독서에 다시 재미를 붙였다. 이슬아 산문집 <심신 단련>까지 완독하고나니 평소에 추호도 없던 완독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당장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의 빛>을 꺼내들었다. 읽덮을 반복해서 그렇지 반 정도는 읽어둔 책이었기 때문이다.

다 읽고 깨달았는데 어지간히 안 맞는 책(안 읽히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은 미련없이 내려놓는 게 속 편하다.^^ 소설집이라 4편 중에 1편은 마음에 들지 않을까 싶어서 오기로 완독하였으나 마지막까지 내 취향과 거리가 먼 책이었다. 끝까지 안 읽으면 이 책에 대한 환상의 빛을 거둘 수 없을 것 같아 애썼던 것도 있다.

그리고 다음 책을 고르려는데 읽고 싶은 책과 읽고 있는 책과 읽었으면 하는 책이 충돌했다.

먼저, 읽고 싶은 책은 <제시의 일기>다.
본진이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하는데 그 전에 읽어두고 싶어서 무더위를 뚫고 대출해왔다. 집에 가는 길에 책을 펼쳐 보았는데 심상치 않았다. 육아 일기인데...그 일기를 쓴 부부가 임시 정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부부인 거지. 일기라기보다 역사책 같은 느낌이 있어서 설렁설렁 볼 수 없는 책이었다. 그래서 잠시 보류.

읽고 있는 책은 <여름의 빌라>인데 단편집은 탄력 받아서 쭉 읽지 않으면 단편과 단편 사이에어 자꾸만 멈추게 된다.

읽었으면 하는 책은 이디스 워튼의 <여름>

이다. 원래는 <이선 프롬>을 먼저 알았는데 <여름>이 땡겨서 먼저 샀다. 시작이 반인데 시작이 선뜻 안 되더라. 그래서 곁에 두면 좀 읽을까 싶어 며칠 전부터 책장에서 꺼내두었다. 이번 주 안에는 시작해보겠어...

방금까지 읽다 덮은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다. <환상의 빛>을 읽고 나니까 어떤 책도 다 읽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펼쳐 들었는데 웬걸, 너무 재밌다. 진도 못 뺐던 책을 열다섯 쪽이나 호로록 읽었다. 역시 사람은 맞는 책을 읽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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