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일 저녁. 김초엽 작가님 낭독회 시작 전에 정은숙 대표님이 말씀하실 때 책들 잘 받아보셨냐고 걱정하시는 것을 보고, 가능하면 받자마자 "잘 받았습니다!" 기록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튼튼한 양장의 시집을 받을 때마다 나는 내가 갖고있는 양장본 시집을 돌아보곤 한다. 이전에 마음산책에서 받은 메리 올리버의 시집 《천 개의 아침》과 창비시선 300 기념시선집 《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와 소와다리에서 출간된 백석 시집 《사슴》 이렇게 4권을 갖고 있다. 양장이 주는 듬직함 덕분에 오래 곁에 두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받아들고 나는 제목을 불러보았다. 기러기. 기러기라면...김연수 작가님의 애정하는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의 그 기러기? 정답.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에 이어지는 구절이 소설에 실렸던 번역과

이 시집에 실린 번역이 조금 달라서 함께 덧붙여본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전자가 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의 번역이고, 후자는 메리 올리버 시집 《기러기》의 번역이다.

원문을 보면 어떤 번역이 내 취향인지 알 수는 있겠지만 글쎄, 굳이 취향을 가려야 할까. 나는 그냥 이렇게 흡수하고 싶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어.

그러니 네가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봐.

2. 지난 주에 박혁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행복의 속도'를 보고 나오면서 나는 내 속도대로 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품은 바있다.

어느덧 마음산책북클럽 활동을 시작한지 3년. 마음산책북클럽에서 보내주는 책을 야금야금 읽고, 모임에 다녀오는 일정들이 내 행복의 속도를 맞춰 나가는데 든든한 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튼튼한 양장본 시집처럼,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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