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바닥의 깊이가 중요하다. 좋을 때 에너지가 넘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이스 한 건 누구든 할 수 있다. 물론 그 영역도 개인차가 심하여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어쩜 저렇게 즐겁게 살까 싶은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리스펙트한다.
SNS나 일터에서 보이는 개개인의 모습들은 맥주 거품기로 만든 맛있는 크림 거품과 같다. 나 또한 거품이 예쁜 편이다. 거품이 걷히면 맥주 본연의 맛이 나오듯이, 사람은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그 사람의 제대로 된 인격이 드러난다. 바닥에서의 모습은 평소 모습과 전혀 다르다. 바닥의 모습이 괴물 같은 사람들일수록 인격 세탁을 위해 힘들 때의 사람들을 멀리하는 법이다. - P73

올 시즌을 보내고 나니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다. 난 이제 프로야구에 완전히 관심이 없어졌다. 더 이상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의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 달달 외우던 선수들의 스탯이 더 이상 의미 없는 숫자들이 되었고, 스포츠 뉴스로 경기 하이라이트도 보지 않는다. 야구는 마치 세팍타크로, 노르딕 복합 경기만큼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종목이 되어버렸다. 야구는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 P116

사람마다 태어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가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일만 하기 위함이거나,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함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겠는가. 내가 태어난 이유 중 작은 하나는 일 년에 한 번 첫눈을 보기 위함일 것 같다.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만 해도 역대급 폭염이었는데, 아무리 힘든 시간을 보내도 시간은 흐르고 첫눈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 P201

좀 놀아보니 알겠더라. 할 일이 없을 때 자연스럽게 노는 것보다 할 일이 산처렇 쌓여 있을 때 째고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하여, 이 사무 공간에 할 일이 좀 쌓여주길.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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