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니 나처럼 애들을 학교랑 어린이집에 보내고 온 엄마들이 가득했어요. 강의가 끝나고 질문시간이 됐는데, 어떤 엄마는 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권해준 책을 잘 읽지 않는다며 상담을 부탁했고, 또 어떤 사람은 남편과 자주 싸우는데 사랑한다는 말에 그림을 곁들인 편지를 써서 주면 남편 마음이 풀릴까 물었어요.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에는 관심이 없지만 시어머니에게 책을 만들어드리면 어떨까, 점수를 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온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랬더니 강서빈 작가님이,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쓰고 읽어보세요, 그림을 그려보세요, 이기적이 되세요, 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주 부드럽게 말씀하시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왜 손톱 가위를 떠올렸을까. 아이 손톱을 자르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했었다. 맨살이 잘렸나 살펴봤지만 아무렇지도 않아서, 나는 화를 좀 냈다. 대체 왜 울어? 뭐가 어쨌다고?

- 윤이형 소설, 작은마음동호회 p.25-26

2019.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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