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까지 집에서 세잔의 편지 모음과 세잔에 관한 책을 읽었다.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저녁녁에 친구가 와서 함께 인근에 있는 펍에 갔다. 펍 앞에는 자그마한 강이 흐른다. 작은 배가 오르내린다. 커다란 백조가 떠 있다. 사람들 손에서 던져지는 빵조각에 익숙해 있는 듯 싶었다. 해가 지면서 지평선 근방의 구름들이 빨갛게 물든다. 구름들이 산의 자취를 하고 있다. 머리 뒤편으로 바나나 모양의 달이 떠오른다. 어둠이 내리도록 공기는 투명하다. 파란 잔디, 그림같은 집들. 뛰노는 아이들. 감자 튀김에 샐러드, 커다란 이층 햄버거, 그리고 맥주 한 잔으로 저녁을 먹었다. 강변을 따라 짧은 산책을 했다. 강물의 표면이 갖가지 색깔로 빛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금요일 저녁이었다.

어제 산 세잔의 편지 모음은 "PAUL CEZANNE LETTERS"라는 제목의 책으로 John Rewald가 편집한 것이다. 출판연도를 보니 1941년이다. 나는 이걸 8 파운드에 샀다. 활자가 큼직 큼직하여 시원하고 두터운 종이엔 색바램이 거의 없다. 활자 눌린 자국이 운치가 있다. 이 책에서 발췌한 것을 여기에 옮겨두려 한다. 주로 예술에 관한 부분이다. 이하.


CXXIX bis To Joachim Gasquet
and to a young friend

[원래 단편인 것의 전문임]

...I cannot say that I envy you your youth, that is impossibe but your vigour, your inexhaustible vitality.
...I am at the end of my strength. I should have more sense and understand that at my age illusions are hardly permissible and that they will always cause my undoing.
...At the present time I am still searching for the expression of those confused sensations that we bring with us at birth. If I die everything will be over; but what does it matter!
...Perhaps I was born too early. I was more the painter of your generation than mine...
You are young, you have vitality, you will stamp your art with an impulse that only those possesed of true feeling can give it. For my part I am getting old, I shall not have time to express myself...
Let us work...
...The study of the model and its realization is sometimes very slow in coming.

---------------------------------

CXLVIII To Charles Camoin (Aix, 28th Jan., 1902)

...
You see that a new era in art is preparing, you sensed it coming; continue your studies without weakening, God will do the rest.
...

---------------------------------

CLVI bis To Joachim Gasquet (Aix, July, 1902)

[원래 단편인 것의 전문임]

...I despise all living painters except Monet and Renoir and I wish to achive success through work.

----------------------------------

CLVIII To Mademoiselle Paule Conil (Aix, 1st Sep., 1902)

...
Unfortunately what we call progress is nothing but the invasion of bipeds who do not rest until they have transformed everything into hideous quais with gas lamps - and, what is still worse - with electric light. What times we live in!
...

------------------------------------

CLIX To Ambroise Vollard (Aix, 9th Jan., 1903)

...
I am working obstinately, for I am beginning to see the promised land. Will I be like the great Hebrew leader or will I be able to enter?
...
I have made some progress. Why so late and with such difficulty? Is art really a priesthood that demands the pure in heart who must belong to it entirely?
...

-------------------------------------

CLXIII To Charles Camoin (Aix, 13th Sep., 1903)

...
I thought I had mentioned to you that Monet lived at Giverny; I hope that the artistic influence that this master cannot fail to have on his more or less immediate surroundings will be felt in accordance only with the strictly necessary weight that it can and must have on an artist young and well disposed toward work. Couture used to say to his pupils: "Keep good company, that is: Go to the Louvre. But after having seen the great masters who repose there, we must hasten out and by contact with nature revive in us the instincts and sensations of art that dwell within us."
...
What shall I wish you: good studies made after nature, that is the best thing.

-------------------------------------

CLXV To Louis Aurenche (Aix, 25th Jan., 1904)

...
In your letter you speak of my realization in art. I think that everyday I am attaining it more, although with some difficulty. For if the strong experience of nature - and assuredly I have it - is the necessary basis for all conception of art on which rests the grandeur and beauty of all future work, the knowledge of the means of expressing our emotion is no less essential, and is only to be acquired through very long experience.
The approbation of others is a stimulus of which, however, one must sometimes be wary. The feeling of one's own strength renders one modest.
...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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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런던에 온지 이주가 지난 어제서야 처음으로 미술관(혹은 박물관)에 갔다. 학원에서 함께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인들은 누구나 일본어를 잘 한다는 이야기는 철썩같이 믿으면서 내가 아직 영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보지 않았다는 말에는 경악을 한다. 이제 더 이상 그네들을 당혹스럽게 할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나도 더 이상 갤러리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셔널 갤러리를 전부 둘러 볼 수는 없다. 주로 거닌 곳은 19세기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이 많이 걸려 있는 방들이었다. 회화 유파로 말하자면 주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세잔의 그림을 보러 간 것이고. (아쉽게도 내셔널 갤러리는 세잔의 작품 등 19 세기 말 유럽 화가들의 작품에 강점이 있는 미술관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세잔의 작품 앞에서 감동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간 도판으로나마 세잔의 그림들을 많이 보아왔었고 그에 관한 글들도 많이 읽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세잔의 그림 앞에 서 있게 되자 별 감흥이 나지 않았다. 세잔은 자연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심사숙고하며 붓 터치 하나 하나를 더해가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러나 내가 그의 그림에서 발견한 것은, 말하자면 부주의하게 물감을 덕지 덕지 바른 흔적들이었다.

본 것이 그러하므로 나는 개념적 접근을 나 자신에게 허용할 수 없었다. 예를 들면 세잔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표면적 가벼움을 일종의 무게감, 깊이로 대체하고자 했다고 말해진다. 회화는 색들의 조화이고 대상들은 색면의 담지자이기 때문에 대상들 사이의 관계, 즉 구성에 심혈을 기울인 화가라고 말해진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에서는 색면을 약화시키는 전통적인 원근법이 무시되고 화면에 깊이와 질량감을 부여하기 위해 이러 저러한 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나 자신에게 세잔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내가 본 것들이 해명될 수는 없었다. 나는 이 방 저 방을 둘러보다 몇 번이고 세잔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세잔에게서 발견한 뭔가는 없었다. 일단 퇴각.

내가 둘러 본 방들에서 가장 인기있는 화가는 단연 반 고흐였다. 특히 해바라기. 사람들이 해바라기 그림 앞에 죽 둘러서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그림을 건너 뛰어야 했다. (요즘 시력이 좋지 않다-.-) 나를 가장 즐겁게 한 화가는 르느와르. 파스텔풍의 화려하고 부드러운 작품들. 깜짝 놀랐던 건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얼굴 중 하나는 런던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얼굴이라는 것. 중년이 되어 비만하게 될 징조가 보이는 평범한 영국 소녀의 얼굴.

내셔널 갤러리를 나와 레이캐스터 레스터 역까지 걸어갔다. 그 근방에 중고 서점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두고 있었다. 서점 서너 군데를 돌아 책 네 권을 샀다. 에릭 호퍼의 책, 마이클 더밋의 책, 세잔의 편지 모음책, 세잔에 대한 책. 그리고 한국으로 치면 교보문고 격인 Foyles라는 서점엘 갔다. 사고 싶은 책들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지만 점만 찍어둘 수 밖에. 런던을 걷다보면 발에 채이는 것이 스타벅스다. 거기 들어가서 책을 읽으려다, 이제부터는 먹을 걸 아껴 책을 사야 겠다 싶어 과감히 포기. 내셔널 갤러리 근처에서 모짜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지크를 연주한다는 광고판을 본 기억이 났다. 가증스럽게도 연주 날짜는 "TODAY"! 길을 걷다 마주친 "피그말리온" 공연을 알리는 광고판도 외면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한국에서는 가방 안에 버나드 쇼우(인간과 초인, 피그말리온, 인간과 전쟁, 핫브레이크 하우스)를 상시 휴대하고 다니던 내가 아니던가! 차라리 굶겨 죽이라.

저녁 무렵의 런던은 혼잡 그 자체다. 인도에는 쓰나미같이 왕성한 사람들의 무리가 있다. 도로에는 이층버스, 버스를 두 개 붙여 놓은 이량버스, 정장에 핼멧, 쌕을 메고 신나게 자전거를 밟아대는 퇴근길 직장인 부대, 거칠게 거리를 질주하는 시대착오적으로 둔탁하게 생긴 택시들, 심지어는 인력거까지, 아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아무 데서나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 아 거기다가 올림픽한다고 도로 곳곳에 벌여놓은 공사판까지! 런던이 거대한 국제도시임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갑자기 사뮤엘 존슨의 시건방진 말,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당신이 조용히 책 읽는 걸 좋아하든, 클럽에서 온 몸을 흔드는 걸 좋아하든, 음악을 좋아하든, 연극을 좋아하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담소하는 걸 좋아하든, 담배 연기 자욱하고 음악 소리로 귀가 멍멍한 펍에서 새로 만난 위험한 남자와 떠들고 춤추는 걸 좋아하든, 이 놈의 도시는 다 받아줄 것만 같다. 정말 그렇다. 여긴 그런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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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0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leiceter는 '레스터'라고 발음하지요 ^^

weekly 2011-09-03 06:52   좋아요 0 | URL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영국의 모든 것이 낯설지만 지명 스펠링과 발음은 특히나 익숙해 지지 않는군요. 아이폰 지도 앱을 들고 있어도 지명 스펠링을 맞게 입력할 자신이 없어 무용지물일 때가 많다는...-.-
 

친구 하나와 저녁 무렵에 펍(한국으로 말하자면 호프집)에 가서 치킨에 맥주를 먹고 한참 런던 거리를 쏘다녔다. 여기는 저녁 무렵이면 이미 서늘하다. 작으마한 프랑스 과자를 하나 사먹었는데 우리 돈으로 무려 3000원 정도 한다(게다가 너무 달다!). 닐스 야드라는 데서 커피. 한 잔에 1.5 파운드. 에소프레소 더블인데도 한국보다 오히려 싸다(점원이 싱글? 이라고 묻는데 나는 고집스럽게 투 샷이라고 대답했다.-.-). 

헌책방에 가려고 했었는데 이미 9시가 넘어 책방들이 문을 닫았을 것 같았다. 여기는 6시면 대충 영업을 종료한다더라. 스타벅스까지 포함해서. 그런데 책방 하나에 불이 환했다. 기억하기로 "I LOVE SOHO"라는 간판을 단 가게였다. 윈도우 넘어로 남성 누드집이 눈길을 끌었다. 예술 계통 책을 파는 것 같았다. 세잔이나 바우하우스라는 제목을 단 큼직 큼직한 판형의 컬러 도판 책을 8파운드(우리 돈으로 만사오천원 정도)에 팔고 있었다. 물론 헌책일 거다. 사고 싶었지만 이미 돈을 다 써버린 후였다. 지하에도 서가가 있기에 계단을 내려가다 중간쯤에서 다시 올라오고 말았다. 포르노 잡지와 성인용품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층에도 그런 책들이 있다. 기억하기로 "Big penis book" 이란 제목을 가진 3D 책 같은 거. 3D 안경이 딸려 있어서 시시를 해보았다. 재밌었다. (바로 옆에 "Big breast book" 정도로 기억되는 3D 책도, 물론 있었다)

책방을 나와 지하철역을 향해 걷는데 불이 환한 또 다른 헌책방 하나가 보였다. 작으마한 책방이었다. 탐정 소설과 과학 소설이 책장 하나씩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영국이니까?) 별도의 실내 유리문 너머로 고서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방이 보였다. 파우스트 박사의 서재쯤 되나 보다. 나의 용무와는 거리가 있다. 무시. philosopy라는 레벨이 붙은 서가를 찾았다. 책장 한 칸 정도 분량 밖에는 안된다. 책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에릭 호퍼의 "The true believer". 에릭 호퍼는 평생을 부랑하며 육체 노동으로 먹고 산 사람이다. 철학책을 내어서 그런지, 그것과 상관없이 그의 삶 자체가 그래서 그런지 에릭 호퍼에게는 철학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나는 그의 자서전을 읽었고 그의 책을 구하고자 했었다. 그러나 죄다 절판이라 좌절. 주머니 속에서 1 파운드 짜리 주화 몇 개가 굴러 다니고 있었지만 책값 5 파운드에는 미치지 못했다. 내일을 기약하자. 어짜피 나 말고는 살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가게 주인이 주섬 주섬 정리를 시작한다. 집에 갈 시간이다.

다정하게 손을 붙잡고 다니는 게이 아저씨도 있고, 행인에게 담배를 청하는 청년도 있고(한국적이다!), 우루루 몰려 다니는 파티 걸들도 있고, 런던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듯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는 중년의 여성도 있다. 그것들을 뒤로 하고 지하철에 올라 읽다만 가디언을 펴들었다. 머릿 기사는 homeless가 중산계층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 가디언은 조금 암울하다. 가디언은 영국의 양극화 문제, 주택 보급률 문제, 청년 문제들을 햇빛 아래 드러내어 놓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것들을 죽죽 읽어나가다가 예술 섹션을 펼쳐들었다. 눈길을 잡아 끈 것은 로열 앨버트 홀에서 있을 이번 주 "BBC Proms" 공연 광고. 오늘 학원에서 BBC Proms의 기원 등에 대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지하철 벽에 광고가 붙어 있는 것을 더러 보기도 했다. 나는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내일이고 또 밤이다. 이번 것은 그냥 넘겨야 겠다. 어쨋든 밤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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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짜지인 이브닝 스탠다드를 무시하고 1파운드(거의 2000원)를 주고 가디언을 샀다. 자유 학교 프로젝트에 hidden price가 있다는 사실이 누출된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는 게 첫 기사다. 물론 내막은 내가 모른다. 3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기사는 "Tax the rich, say the rich"다. 음... 좋다. 리비아와 관련한 기사들 중에서 내 눈을 끈 것은 "It feels good to be fighting for other people's freedom"이라는 한 반군 전사의 이야기였다. 분위기를 대충 알겠지?^^ 난 가디언 신문사에 매일 매일 1 파운드를 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울러 보수적인 시각을 대표하는 언론도 찾아볼 생각이다)

2. 어제 BBC4에서 러시아의 예술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보았다. 한 마디로 충격. 어떤 그림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난 이렇게 말했다. "저 그림은 정말 충격인데." 친구가 말을 받았다. "그러네." 난 조금 더 나아가기로 했다. "저 그림을 보고나니 프랑스나 유럽 화가의 그림들은 다 장난같아 보여. 인상주의든 표현주의든 입체파든 뭐든 다 몇 무리의 화가 동아리 아니었을까? 지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고 띄워주던. 나중에 회화사를 쓸 때 정리하기에 요긴한 지표가 되긴 했겠지만..." 친구는 세잔에 무척 많은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근대, 현대 회화에 대한 많은 책을 읽은 터였다. 나 역시도 그 친구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친구는 "그럴거야..." 하며 조용히 동의해 주었다.

(일주일쯤 후에 프랑스에 간다. 세잔을 찾아가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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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오늘(월요일)까지 휴일이다. 생각해 보니 영국에 온지 열흘이 넘었다. 그것 밖에 안되었나 싶어 새삼 놀랐다. 어제도 런던 이곳 저곳을 다녔다. 한 군데만 들자면 브릭 레인. 펑키한 차림새의 사람들, 담배를 손에 든 파티 걸들, 작은 종이 상자에 이국적인 음식을 담아 들고 걸으면서 먹는 사람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펍... 오전에 갔었던 와이브릿지 근방 애슐리 파크의 조용하고 목가적이고 가족적인 풍경과는 또다른 장면이었다. 손자와 할아버지가 함께 낚시를 하던 모습 등등...

영국은 여행 가이드북이 필요없는 나라같다. 이쪽으로 걸으면 그곳만의 매력이 있고 저쪽으로 걸으면 또 그곳만의 매력이 있다. 시골 지역에는 온통 평지에 사시사철 푸른 잔디, 그림같은 집들, 나무들, 강들, 배들, 산책로들, 말들이 있다. 그리고 도심지역에는 돌로 된 웅장하고 오래된 건물들, 유리로 전면을 감싼 현대식 건물들, 이층버스, 잘 포장되고 걷기 좋은 도로들, 각종 미술관, 박물관,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 살 것들, 볼 것들이 있다. 그 밖에 각종 이벤트들. 주말에 노팅힐에서 있은 카니발이나 레딩 앤 리즈에서 있은 록 공연 등등. -멀리 걸을 필요도 없고, 힘들여 찾을 필요도 없다. 그냥 널려 있으니까...

나는 뭐, 무엇보다도 언어와 나의 촌스러움의 압박을 심하게 느낄 뿐이고... 내가 본 영국의 모든 것들은 유리창 저 넘어에 있다. 뭐 당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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