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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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가다가 정말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책을 발견할때가 있다. 몇장 읽다보면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어 기쁨에 날 허우적대게 하는 책.. 정말 오랜만에 그런 책을 만났다. 세상살이가 고달파서일까 .. 환타지에 유달리 좋아하는 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쌓아놓고  눈 반짝이며 밤이 늦도록 읽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주인공을 보면서 엉덩이가 들썩이곤 하는 철없는 이 나이많은 처녀는 , 이 책의 주인공을 보면서 한없이 마음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치로는 방학숙제로 "같이 등교하는 한동네 친구들이랑 다같이 한번 이상 함께놀기"란 숙제가 생긴다. 총 10명의 아이들은 다같이 야구를 하기로 하고 어느날 모이는데,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이치로와 한  아파트에 사는 201호 아저씨 야마모리씨가 지나가자 갑자기 비가 내리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그때부터 야마모리씨와의 개인적인 경험을 가진 애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지독하게 말이 없는데다가 인사를 해도 입도 뻥긋하지 않고 친한 사람 한명 없이 혼자 사는 이 아저씨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아이들의 짐작대로 정말 마법사일까.. 아님 혼자서 외롭거나 힘겨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는 아닐까.

참 너무나도 신기하고 신나는 이야기들이다. 종이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메기랑 친구가 되어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빈집에 들어가서 확트인 바다를 만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가지고 있던 분필이 하늘의 예쁜 구름선을 만들기도 하는.. 생각만해도 너무 행복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야마모리씨,  나에게도 이런 이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면 꼭 안겨주고픈 책이 하나 더 생겼다^^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책들 속에서 이런 따스한 이야기들을 읽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좀더 예쁜마음씨를 가질수 있을것같다.   애들이랑 함께 엄마아빠도  읽고  얘기 나누는 것도, 애들에게 따뜻한 경험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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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 반올림 9
임태희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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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까지도 가끔씩 옷 때문에 괴로울때가 있다. 아침,출근을 준비하면서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하며 난처해하고 있을때(어떨땐 너무 옷이 없어서 심하게 괴롭기까지하다)가 요즘도 거의 매일 아침마다 나에게 벌어지는 상황이란 말씀...스타일리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나도 이 정돈데, 한창 외모에 관심이 있고 이것저것 예쁜게 너무 갖고 싶을 나이인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싶다.  최신 유행하는 옷과 갖가지 악세사리에 정신이 팔려서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예쁨은 모르고 사는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버스를 타고 다니면 곧잘 마주치는 청소년무리들 생각이 났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버스라는 공공장소에서 거리낌없이 큰소리로 재잘거리며 남 의식 안하는 그 어린 청소년들은 내가 보기엔 너무나도 예쁘기만 한 얼굴을 화장으로 살짝(?) 가리기도 하고, 최신 유행하는 옷들로 무장하고 패션잡지에서 곧잘 보곤하는 모양새의 차림을 하고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들은 참 남 의식을 안한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말이다..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친구들과 쇼핑을 하러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옷이라는 물건을 나의 필요에 의해서 사러 갔지만 결국엔 그 옷이 나를 사사건건 간섭하고, 명령하는 누가 옷인지 사람인지  모호해지는 상황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 내가 옷을 사러 간건지. 옷이 나를 사게 만드는 건지 모르는 그런 연극같은 상황 말이다.. 가끔씩 나 또한 그런다.  그 사람의 차림새를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파악해버리는 습관이 나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생겨난다.  백화점에 쇼핑을 갈때면 일부러 화려하게 옷을 입고 치장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유인즉슨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서 백화점직원들이 나를 대하는게 다르기 때문이란다. 참으로 씁쓸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다.

언제부턴가 사람의 내면은 참으로 헌신짝이 되어버렸다. 살기가 점점 팍팍해지고 돈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버리면서 우린 참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것 같다. 아직은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물질에 그렇게나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다 어른들이 뿌려놓은 풍토 때문 아닐까 싶어 씁쓸한 마음이다.  책에 대해서 조금더 이야기 하자면 그렇게 마음에 와닿는 내용은 아니었다. 물질에 눈 멀은 아이들을 표현하기 위해서인듯 인터넷용어하며 줄여쓴 등장인물의 이름하며가 묵직한 성찰을 하는걸 도리어 방해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자기자신을 되돌아볼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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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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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하면 진실을 통하기 마련인가 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 황우석사태도 1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올초 연일 신문과 뉴스의 최대관심거리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유무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작년 한창 매스컴에서 황우석 신화 만들기에 한창일 무렵에도 뒷짐지며 별 관심 없었던 나지만, 온 나라 국민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상대로 벌어진 이 대형 사기(?) 사건은 매스컴에 도통 관심이 없는 나에게도 참으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보고, 이어지는 뉴스거리들...
사건이 중심에는 각자 나름의 입장들이 수도 없이 난무했다. 황박사 신화만들기에 앞장서며 수수방관 진실 파악하기를 게을리 했던 각종 언론들하며, 자체적이고 비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권력의 뒤에 숨어서 사태를 더욱 확대시킨 과학계의 여러인사들.. 그리고 황박사에게 또다른 권력을 선사하며 객관적이고 충분한 자체검증도 없이 속아넘어간 정부의 행태하며..

맨처음 책을 펴들면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어느 소설이 이보다도 더 드라마틱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실이 우선이냐, 국익이 우선이냐는 제보자 K의 질문에 진실추구가 항상 우선이고, 멀리가서는 결국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거라고 믿는다는 한학수PD의 말은, 이 책을 왜 또다시 사람들에게 얘기할려는지 대해서 말해주는것 같았다. 별다른 성찰없이 우후죽순 퍼져나가는 유언비어같은 깨달음은 별 의미가 없다. 철저하게 사기당하고 기만당하고 속아넘어갔던 우리들은 좀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모두들 한번더 심사숙고해지길 바란다. 황박사의 줄기세포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라는걸 알게되었을때 가슴 아팠을 수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안위보다 진실을 선택했던 수많은 의인들에게 우리는 또다른 빚을 지었다. 사필귀정이라.. 언젠가는 바른길로 돌아간다..
그게 바로 세상살이의 이치인가 보다. 황박사는 그걸 몰랐나 보다. 길고 뜨거운 뉴스 한편을 보면서 세상살이의 이치에 대해서 한번더 깨닫는다. 한피디가 이 책을 우리에게 선물했던 의미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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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의 위대한 귀환
난도 파라도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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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초에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안데스산맥이 배경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산을 좋아하기에 나름의 관심이 늘 있고, 산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도 품고 있었는데다, 더 좋은곳 넓은곳을 가보고 싶은 욕망은 삶 곳곳에 뿌리내린 나의 욕망과도 닮아있기에, 조금은 겉멋에 이책을 집어들었던것 같다.   좀더 나는 환경에 대한 욕구, 돈도 더 있었음하고, 더 예뻤음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잘나 보이고도 싶은 내안의 깊은 욕망이..   산경험이 많진 않은 나에게 이 책의 이야기들은  겸손해지라고 말한다.. 누가 가라고 등떠밀진 않지만 내발로 찾아가, 나의 의지를 시험하고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두다리 뻗고 쉴수있는 안락한 나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여정을 하라고... 그냥 이대로 주저앉지 말라고..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단순히 잘살고 못살고 ,더 잘나고 못나고 , 더 맛있고 덜 맛있는 음식을 고르는 문제랑은 차원이 다르니까 , 두눈 바짝뜨고 나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한다.

1972년 안데스 산맥 험산 한가운데 떨어진 생존자 26명.. 그들에게 벌어진 상황은 너무나도 기막힌 상황뿐..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주변이 온통 눈뿐이고 험준한 산만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데다가, 살을 에는듯한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 추락당시 즉사한 13명의 친구들, 사랑하는 가족... 멀어져만 가는 구조대의 희망들....그들에게 남은 식량은 사랑하는 친구들의 시체들뿐....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진 그들의 상황이 어찌나 끔찍한지  한장한장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려왔다.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끝끝내 이겨내며 순간의 기지를 발휘하며 하루하루를 잘 버텨낸 그들이 참으로 대견해 보인다. 시련이 사람을 키우는건 정답인가 보다.  부족함없이 부유하게만 자라온 그 청년들이 그런 상황에서 발휘하는 기지와 용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각자의 개성이 상황을 조금씩 극복해가는 모습은, 인간이 가진 위대한 힘에 대해서 한번더 생각하게 했다 .지금 당장 잘나진 않아도 나는 나대로 위대한 모습을 충분히 지닌 한 인간이라는 절대절명의 진리에 다시한번 충만한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나 사랑하던 두사람 어머니와 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도 보내고도 용기를 잃지않고 삶에대한 끈질긴 집념을 보내준 난도 파라도의 얘기는 다시한번 가족이라는,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책을 읽고 있는 요즘의 나도  나름의 안데스산맥을 지나고 있다. 순간의 욕망이 날 지배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공상에 마음 상하기도 하고, 불안한 미래에 떨기도 하면서 .. 내 인생의 안데스산맥은 지금 어디쯤을 지나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5000미터의 겨울 안데스를 한번의 산행 경험도 없는 , 제대로된 장비도 하나없던 난도가 걸어서 건너갈수 있었던건 그안에 어떤 힘들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 책이 나에게 전해주고자 한게 삶을 결정하는건 결국은 "의지"의 문제라는걸 말해주고자 위함이었을까.. .

난도 파라도..  살아주어서 참으로 고맙다. 당신으로 인해 세상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해서 한번더 진지한 고민을 더하고 삶은 치열해야만 하는 까닭을 생각하게 해주니까.. 책의 에필로그에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온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생명 이상의 것이었다. 우리는 인생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 인간의 정신력에 대한 깊은 통찰, 살아있음의 경이로움에 대한 각성들을 얻은 채 산에서 돌아왔다, 매순간 살아있다는 것을 경이롭게 여겨라, 인생의 모든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라. 사랑의 실천으로 살아있음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라.이런 것들이 안데스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이었다.  

지금부터 인생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한번더 진진하게 생각해볼 시간이다. 그것이 이책의 저자 난도 파라도가 30여년전의 이 이야기들을 다시 세상에 풀어놓은 이유일터...

당신은 지금 당신만의 안데스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발 잘못 디디면 아스라한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마는 현실의 안데스를.... 어떡하실건가요?.. 나살려라하며 여기 이 자리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님 한발한발  자신의 힘으로 이 상황을 이겨나가실 건가요...  그도 저도 아니면 여기 퍼질러 앉아 마냥 울고만 계실건가요.. 이렇게 나에게 질문을 던져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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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보내는 편지
장 파시나 지음, 황혜전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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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에게만 특별히 부여한 선물인 고도의 정신 작용이 자유로운 신체와 결합해서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날마다 다른 정신과 신체에 따라 끝도 없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샘솟게 할 수 있으며, 그래서 완성되지 않는 아름다운이 음악의 본령이라는 거스 그러기에 늘 보던 곡도 어떻게 쳐야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를 연주자는 평생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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