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3일입니다. 새해라는 열차는 본 궤도를 달리며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올해 영어 공부는 꼭 해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아직도 실천을 못하는 당신입니다. 기관차가 속도를 높일수록 불안감은 커질 것입니다. 이맘때 ‘자기 계발’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1년 내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신세’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바로 지금이 기회입니다. 자기 계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LG화학 이용(37) 차장은 2005년 여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내에서 독서법 전문가라는 평판을 얻었다.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에 관한 강의를 할 정도다. LG그룹 전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맛있는 독서’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점에 가면 5, 6권의 책을 한꺼번에 사곤 했다. 읽지 않고 쌓아 두는 책이 많아 아내에게서 핀잔도 들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책을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읽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년의 시간과 수백만 원의 비용을 들여 속독법 중 한 가지인 ‘패턴리딩’을 익혔다. 2시간이면 웬만한 책을 다 읽게 된 이 차장은 그 능력을 기획팀 업무에 적용 중이다. 낯선 분야의 과제가 주어져도 자신감은 100%. ‘창조경영’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고 하루 만에 관련 세미나와 책 등 기초자료 검토를 끝냈다. 그는 지금부터가 인생의 시작이라고 느끼고 있다.

○ 자기만의 학습도구

자기 계발은 해묵은 주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식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학습’이 자리잡고 있다.

교육회사인 메가스터디 박정석(32) 대리의 자기 계발 도구는 네이버에 개설한 카페 ‘학원 창업경영 클럽’이다. 이 곳을 통해 자신의 꿈인 학원 경영에 필요한 인맥과 지식을 쌓는다.

교육업계 동향을 알 수 있는 세미나를 틈나는 대로 찾아다닌다. 카페 회원들의 질문도 챙겨서 간다. 가르쳐 주기 위해 더 열심히 배우는 것이 그의 동기부여 방식이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는 회원 중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공통의 관심사로 소통하는 그의 인맥관리 방법이다. 박 대리는 “3년 동안 카페 회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웬만한 학원경영 컨설팅은 혼자 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51) 부사장의 집무실에는 A4 크기의 출력물이 유난히 많다. 책상 옆의 대형 탁자, 소파 앞 탁자, 소파 옆 바닥에도 즐비하다. 관심 주제가 떠오르면 인터넷 검색으로 최신 논문까지 바로 출력해 두는 것이 그의 습관이다. 틈나는 대로 읽고 머릿속에서 익힌다.

“지금은 1∼2시간이면 지식의 최전선에 접근할 수 있다.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제일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

윤 부사장이 근래에 구축한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모임도 10여 년 전 이런 식으로 발굴한 주제가 맺은 열매다.

○ 가치관과 비전 정립

자기 계발 분야를 탐색하다 보면 결국 자신의 인생과 만나게 된다.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지 생각의 꼬리를 추적하다 보면 자연스레 가치관과 비전의 존재가 중요해진다.

인생의 길을 찾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절대 건너뛸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설문표 참조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소장은 자신의 길을 찾는 방법을 ‘풍광을 보는 법’에 비유한다.

“인생에는 자신의 길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봉우리가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명당이다. 그건 바로 죽음이다. 눈을 감고 진지하게 상상해 보라. 죽음 직전의 봉우리에 서면 자신이 가장 절실하게 원했던 비전을 찾을 수 있다. ”

비전을 가지면 강력한 동기가 생긴다. 강원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지도사로 일하는 김수호(39) 씨는 ‘유기농산물과 학습능력’을 평생의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농민들이 땀 흘려 키운 유기농산물이 유통체계의 모순과 소비자의 무관심으로 일반농산물 가격에 헐하게 팔려 나가는 현장을 수없이 목격한 것이 계기다.

좋은 농산물이 건강과 학습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그의 주된 관심사다. 이를 위해 매년 1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영문 서적을 번역해 지인들에게 제공한다.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매주 주말 서울을 오가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 습관화가 관건

자기 계발의 실용적인 목적은 자신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내가 시장에 나왔을 때 나를 고용해 줄 사람이 항상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 이를 위한 키워드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 고객을 감동시키는 능력, 차별적인 전문성, 폭넓은 인맥이다. 자기 계발은 결국 자신의 기질과 능력, 취향에 딱 맞는 직업과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어떤 분야를 개발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쓰라고 조언한다. 강점을 관리하지 않으면 평범해진다는 것이다.

자기 계발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 도구는 시간관리와 인맥관리, 목표관리 등이다. 이에 관한 조언은 무수히 많다.

이런 수많은 조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매일 하라. 매일 해야 습관이 된다. 매일 하지 않으면 어느 분야에서건 대가가 될 수 없다. 끊임없이 하려면 습관의 힘을 반드시 빌려야 한다. ”(구본형 소장)

“어떤 경우든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

휴가 기간은 1년에 30일도 안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휴가를 잘 보내는 방법에만 골몰한다. 자기 계발은 30년의 시간이 걸린 문제다.

[ 기사제공 ]  동아일보   |   동아일보 기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빈이 2008-06-0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야 이 내용 너무 많아 못있겠다 그래도 조금은 읽었어^^
 
 전출처 : 서재지기 > [이벤트] 포토리뷰 미션도 수행하고, 새해선물도 받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동아일보]

《이틀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당신은 지금 무슨 캐럴을 듣고 있나요?

여전히 할 일은 많고 마음은 여유롭지 않지만 길거리에서 들리는 ‘징글벨’ 한 자락에 흐뭇해지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내 생애 꼭 들어야 할 크리스마스 앨범 10개를 준비했습니다.

가수,음악평론가,라디오,DJ,PD 등 음악 관계자 22명이 3,4장씩 추천한 음반 중에서 가장 많이 뽑힌 음반 10장을 골랐습니다.》

#1.머라이어 캐리―메리 크리스마스(1994년)

1990년대 ‘디바’ 중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머라이어 캐리. 그녀가 전성기 시절 발표한 ‘메리 크리스마스’ 앨범이 1위에 올랐다(추천 횟수 7). 그녀가 당시 음반사 ‘소니’의 사장이었던 토미 모톨라와 결혼한 뒤 발표한 음반이어서 전반적으로 따뜻하다. “머라이어의 화려한 기교도 행복하게 들린다.”(음악평론가 성시권)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를 좋아해 25일 내 공연에서도 부를 계획”(가수 테이) 등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미스 유 모스트’ 등은 한국에서도 MP3 내려받기를 비롯해 12월 온라인 음악차트 1, 2위를 차지할 정도다.

#2. 빅마마―빅마마스 기프트(2005년)

4인조 여성 그룹 ‘빅마마’가 1년 전 발표한 크리스마스 음반이 2위에 오른 것은 예상 밖의 일. 하지만 “드디어 한국에도 두고두고 들을 수 있는 캐럴 음반이 나왔다”(음악평론가 서옥선) “‘빅마마’의 ‘위 위시 유 어 메리 크리스마스’는 겨울의 필청곡”(음악평론가 임진모) 등 호평을 받았다. ‘해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 ‘징글 벨 록’ ‘렛 잇 스노’ 등 캐럴 고전을 리메이크한 노래로 채워져 있으나 ‘빅마마’ 특유의 화음이 신곡 같은 느낌을 준다.

#3. 밴드 에이드―두 데이 노 이츠 크리스마스?(1984년)

폴 매카트니, 스팅, ‘U2’, 조지 마이클, ‘듀란 듀란’, ‘컬처 클럽’ 등 영국의 록스타들이 대거 참가한 음반. 밥 겔도프가 “크리스마스를 모를 정도로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을 돕자”며 동료 뮤지션을 모아 만든 싱글 음반이다. 3위에 오른 이 음반은 평론가들에게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제대로 담고 있다”(MBC 남태정 PD) “장기 불황으로 여유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노래가 자기 이야기처럼 다가온다”(MBC 김정관 PD)는 평을 들었다.

#4. 빙 크로스비―화이트 크리스마스(1954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으면 하는 바람은 연기자 겸 가수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공동 3위에 오른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50여년간 1억 장이 넘는 음반에서 리메이크됐다. ‘고전 캐럴’로 불리는 이 음반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모르던 시절부터 들었지만 그 어떤 노래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잘 나타내 준다”(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 “크리스마스엔 세련된 캐럴보다 낡은 서랍 속 옛 음악이 제격”(‘델리스파이스’의 드러머 최재혁)이라는 평이 이어졌다.

#5. 리사 오노―보아스 페스타스(2000년)

가수 권진원은 “리사 오노의 목소리는 너무 따스해 그 따뜻함이 온몸을 감싸는 듯하다. 그녀의 캐럴 음반 ‘보아스 페스타스’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마치 크리스마스 친구 같다”고 말했다. 리사 오노는 일본 출신의 보사노바 뮤지션으로 온기 있는 음색이 매력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웃집 누나가 기타 치며 노래하듯 푸근하게 들린다. 덕분에 ‘일본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국내 CF 음악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다. 수록곡 ‘아베 마리아’ ‘사일런트 나이트’가 푸근함을 전한다.

#6. 이소라 2집―영화에서처럼(1996년)

가수 이소라의 2집은 캐럴 음반이 아닌, 정규 음반임에도 공동 4위에 올랐다. CBS 정우식 PD는 “10년이 지났지만 수록곡 ‘해피 크리스마스’는 아직 연인을 설레게 하는 캐럴”이라고 평했다. 1996년 12월에 발매한 이 음반은 타이틀곡 ‘기억해줘’를 비롯해 ‘쉼’ ‘너무 다른 널 보면서’ 등 겨울 분위기를 담고 있다. 그 백미는 마지막 트랙에 실린 재즈풍의 ‘해피 크리스마스’. 이 노래를 작곡한 유희열은 이 앨범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아휴∼ 뭐 그냥 그래요…”라며 말을 흐렸다.

#7. 김현철 5집―동야동조(1996년)

김현철 5집도 이소라 2집과 똑같은 순위에 올랐다. 두 장의 음반이 모두 겨울을 주제로 했고, 10년 전인 1996년에 발매됐다는 점이 이채롭다. 김현철 5집은 자작 캐럴로 호평받았다. 유치원생이 부른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과 탤런트 임상아와의 듀엣곡 ‘크리스마스 이브’가 꾸준히 애청되고 있다. ‘동야동조’ ‘내가 뭐랬니’ 등 겨울 분위기의 수록곡들이 합쳐져 ‘준캐럴 앨범’의 구성을 갖고 있다.

#8. 러브 액추얼리 OST(2003년)

‘크리스마스 영화=러브 액추얼리’ 공식이 생길 만큼 인기를 얻은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 이 음반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꼭 들어야 하는 ‘교과서’ 같은 겨울 노래들”(MBC 박석원 PD)이란 평을 얻었다. 배우 올리비아 올슨이 부른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 배우 빌 나이가 술주정하듯 불러 화제가 된 ‘크리스마스 이즈 올 어라운드’가 대표적.

#9. 제니스 이언―비트윈 더 라인스(1975년)

여성 포크가수 제니스 이언의 명반으로 꼽히는 ‘비트윈 더 라인스’에는 최대 히트곡 ‘앳 세븐틴’과 함께 ‘겨울송’으로 불리는 ‘인 더 윈터’가 수록됐다. 이 노래에 대해 SBS 라디오 DJ 김태훈 씨는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고 자기 위안이 필요할 때 들어야 할 노래”라고 말했다. 월간 ‘오이뮤직’의 양중석 기자도 “주머니에서 찬바람이 불어도 마음만은 훈훈하게 만드는 겨울 노래”라고 평했다.

#10. 왬―라스트 크리스마스(1984년)

이 노래는 왬의 히트곡이자 크리스마스 걸작으로 20여년 간 수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했다. 이 노래가 추천 횟수 2회에 그친 것은 의외였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너무 알려진 곡이어서 굳이 선정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당시 20대였던 보컬 조지 마이클의 앳된 목소리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짤랑짤랑’ 소리…. 하도 많이 들어 이젠 사람들이 ‘관성’처럼 받아들이는 노래가 아닐까.글=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권진원 델리스파이스(윤준호, 최재혁) 신승훈 유희열 윈디시티(김반장) 테이(이상 가수) 박준흠 배순탁 서옥선 성시권 임진모(이상 음악평론가) 김태훈(DJ) 김정관 남태정 박석원 한봉근(이상 MBC PD) 정우식(CBS PD) 양중석 원용민(이상 월간 ‘오이뮤직’) 이점숙(벅스뮤직 음악기획팀 팀장) 박근태(작곡가 겸 ‘오렌지쇼크’ 대표이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하늘바람 > 소설가가 되기위해 꼭 지녀야 할, 혹은 지니도록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자질

소설가가 되기위해 꼭 지녀야 할, 혹은 지니도록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자질

 

1. 활발한 상상력을 지녀야 한다.

 

2. 글 솜씨가 뛰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독자의 마음속에 어떤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이런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 이건 타고난 재능이며, 당신에게 이런 재능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 

 

3. 뚝심을 지녀야 한다. 즉, 당신이 하는 일에 달라붙어 몇 시간이고, 몇 날이고, 몇 주고, 몇 달이고 절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4. 완벽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한번 쓴 글에 절대 만족해서는 안 되며, 끊임없이 고쳐 써서 최대한 훌륭하게 만들어야 한다.

 

5. 자기 관리에 엄격해야 한다. 당신은 혼자 일한다. 고용주도 없다. 일하러 나오지 않았다고 당신을 해고할 사람도 없고, 태만해진다고 당신을 쪼아댈 사람도 없다.

 

6. 유머 감각이 뛰어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성인용 책을 쓰는 경우라면 이 사항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아동용 책을 쓰는 경우라면 정말 중요하다.

 

7. 어느 정도 겸손해야 한다. 자기 작품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문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행운-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하늘바람 > [퍼온글] “첫 문장은 가급적 빨리 써라”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 참조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올려놓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르한 파무크씨의 문장은 어떻게 써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사제공은 동아일보에서 했습니다.

  “첫 문장은 가급적 빨리 써라”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난다. 걸어서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다. 일하러 간다. 이 평범한 아빠는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무크(52·사진) 씨다. 계간 ‘문학동네’ 2006년 겨울호에 실린 그의 산문 ‘작가의 일상’ 첫 부분이다. 노벨 문학상 발표 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파무크 씨의 글이다. 하루 일과를 전하는 형식이지만 작가의 ‘글쓰기 매뉴얼’이 상세하게 정리돼 흥미롭다. 파무크 씨가 글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날 썼던 부분을 읽는 것. 마음에 안 들면 쫙 찢어버린다. “책이 나왔을 때 비평가들이 나를 죽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미리 없앤다는 것이다.

  ‘첫 문장 쓰는 법’에 대한 파무크 씨의 조언은 “가급적 빨리 쓰라”는 것. 심지어 전날 좋은 문장이 떠올라도 쓰지 않다가 다음 날 쓴다고 한다. 그래야 두 번째, 세 번째 문장이 따라 나온다는 것이다. 쓰다가 막히면? 파무크 씨는 앉아서 머리를 싸매지 않고 일어나서 돌아다닌다고 했다. 걷기도 하고 냉장고도 뒤지고 하면서 휴식을 취하다 보면 대여섯 개 문장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쓸 때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무크 씨는 외부와 팩스로만 연락할 뿐 전화 코드를 뽑아놓고 자동응답기도 안 쓴다고 말했다.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 땐 “나에게 좋은 말을 해줄 신문기자가 날 찾을 거야”라는 기대감을 갖고 전화코드를 꽂기도 한다고 유머러스하게 말하면서도, 글을 쓸 때는 두문불출하면서 집중한다고 털어놓는다. 스프링 노트에 만년필로 집필하는 그는 “글을 많이 썼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만년필의 빈 카트리지를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는, 자기만의 ‘동기 부여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문학에 대한 엄격함도 읽을 수 있다. 그는 “좋은 소설은 어떻게 쓰입니까?”와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비슷해 보이는 질문을 두고 파무크 씨는 후자는 직업과 출세를 원하는 사람이, 전자는 예술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 하는 질문이라고 예리하게 지적한다.  작가들에게 단호한 충고도 한다. 그는 “당신이 글 쓰는 일을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제스처, 드라마틱한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 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지영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