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 문학동네포에지 41
최승자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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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집 네 번째. 이번 시집에선 내 안에 침잠해 있던 시인이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는 애씀이 엿보인다. 여전히 애잔하고 쓸쓸하나, 그렇기에 여전히 콕콕 와 닿는다. 인생들, 온갖 나라의 인생들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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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
토머스 새비지 지음, 장성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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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읽다 보면 신은 왜 나에게 이런 재능을 주지 않았을까 원망하게 만드는데, 이 소설이 딱 그랬다. 이야기. 구성. 문장. 번역. 의외의 결말까지. 뭐 하나 아쉬운 것이 없었다. 상반기 최고의 책이 될 듯. 새비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고 제인 캠피언에게는 고마웠다. 강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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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29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넘 좋았어요!! 거의 완벽한 소설이었어요!! 영화는 별로였는데 저는. 베네딕트와 풍광, 그리고 음악은 좋았지만요.

행복한책읽기 2022-04-29 09:56   좋아요 1 | URL
라로님~~~넘 반가워요. 라로님도 이 책 읽었다니 반가움 폭증했어요. ㅎㅎㅎ 완벽에 지도 손 ✋ 번쩍!!^^ 영화는 아직 안봤어요. 저는 감독이 이 귀한 소설을 발굴해주어 고마웠어요. 영화 아니었음 모르고 지나갔을거거든요. 넘 좋아서 빌려읽다 구매했어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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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해 아이들과 같이 읽다 소장하고 싶어 구매했다. 60가지 공정을 몸으로 익힌 를리외르(책수선가) 아저씨와 나만의 책을 선물 받은 소피의 이야기가 수채화 풍경에 담겨 있다. 아름답게. 따스하게. 뭉클하게. 를리외르처럼 좋은 손을 갖고서 소피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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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21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게. 따스하게. 뭉클하게. ...
이 책 제 장바구니 속으로 ~@@@

행복한책읽기 2022-04-21 20:31   좋아요 2 | URL
scott님 대문 사진 바뀌었네요. 화사화사 봄봄입니다. 이 책 참 좋아요. 저 그림 못 그리는데 배우고 싶은 맘이 들더라구요^^

mini74 2022-04-21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수선가 이야기라니 관심이 갑니다 *^^*

행복한책읽기 2022-04-21 20:41   좋아요 2 | URL
예술에 관심 많으신 미니님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를리외르 작업은 도공을 보는 듯했어요. 댓글 감사해요.

희선 2022-04-23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볼까 하고 찾아보니 제가 다니는 곳에는 없네요 행복한책읽기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김홍모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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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월호 8주기. 집에서라도 추모하고 싶어, 더 잊지 않고 싶어,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벌써 8년이라는 사실이, 그런데도 여전히 진상 규명이 속 시원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먹먹하다. 민용씨는 악몽에서 조금 벗어났을까. 그들 가족의 눈물은 조금 말랐을까. 부디 그러기를. 웃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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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쬐기 창비시선 470
조온윤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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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시라는별 82 

계절 산책 
- 조온윤 

여름에는 그늘 아래만 따라 걷다가 
겨울이면 볕뉘를 찾아 두리번거리지 

운동장에 선을 긋고 오엑스 퀴즈를 푸는 것처럼 
사람들은 우르르 마음을 바꾸며 살아가네 

매일 다른 기분이 되어 사나보다 
매일 다른 노래가 되어 사나보다 
구름은 끄덕이며 매일 다른 하늘을 보여주지 

도무지 싫지가 않지 이런 변덕과 회복 
창문은 내키는 쪽으로만 고개를 내밀지만 
언제든지 열릴 수만 있다면 

누군가는 여름 정장을 입고 
누군가는 모직 코트에 부츠를 신고 
거리마다 달라지는 계절을 볼 수도 있겠지 

아직 아무도 모르게 고여 있는 
빛 웅덩이를 만나면 

누군가는 거기 멈춰 더운 땀을 말리고 
누군가는 차가워진 발등을
씻어보기도 하겠지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젊은 시인을 만났다. 조 온 윤. 따뜻할 온(溫), 윤택할 윤(潤). 溫潤하다의 또 다른 의미는 ‘마음씨가 따뜻하고 인정미가 있다‘이다. 이 시집은 시인의 이름과 시집의 제목을 빼다박은 듯 빛과 따스함으로 넘쳐난다. 나희덕 시인이 해설을 썼다는 이유로 주저 없이 누른 클릭은 내게 봄날의 빛 웅덩이˝를 한아름 선사해 주었다.

조온윤은 광주에서 태어나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현재는 문학동인 ‘공통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햇볕 쬐기》는 시인의 첫 시집이다. ​

[너희가 슬픔을 주었구나 
나는 슬픔을 어르는 손길을 줄게]
- 시인의 말 

슬픔이 없는 세상, 슬픔이 없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너희는 곧 나다. 내 슬픔을 알아봐 주는 것만도 울컥한데, 내 슬픔을 달래주러 손길까지 내밀어 주겠다 하니 울컥을 넘어 뭉클했다. 조온윤의 시는 지면을 빼곡히 채운 긴 호흡의 시들이 대부분인데,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창비 서포터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도 모르게 시 속에 서사를 집어넣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떤 화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발화하는지, 또 어떤 모습으로 끝맺게 되는지를요. 시 속의 화자가 첫 문장에서는 슬퍼하고 있다 하더라도 마지막행에 도챡해서는 작게라도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시를 쓸 때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 굴곡을 시 한편에 고스란히 집어넣기 위해 호흡도 자연스레 길어지는 듯하고요.˝

『햇볕 쬐기』는 슬퍼하는 이들이 시를 통해 어떻게든 위로 받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긴 시집이다. 마음이 추운 이들에게 온기가 봄볕처럼 스며들기를 바라는 시집이다. 세상살이에 절뚝거리는 이들을 부축해 주고 싶어 하는 시집이다.

[모두가 조금씩만 아파주면 
한 사람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고]
- <원주율> 중 

[도마뱀이 말했다 
무족한 것은 
넘어지지 않고 살아남아 영원하겠지 
하지만 넘어진 이들에게 다가가 
내밀어볼 수 있는 손이 없다면 
영원 따위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꺼내보지 않는 
슬픔일 것 같다]
- <무족영원> 중 

조온윤은 영원히 살 수 있는 무족한 삶보다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손을 가진 부족한 삶이 더 낫다고 말한다. 무족한 삶은 슬픔을 꺼내볼 수조차 없는 서늘한 삶이다. 부족한 삶은, 부족하기에, 부족함을 알아, 서로 손 내밀어 부축하고 눈물 닦아 주게 되는 따스한 삶이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문장은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 <십오행> 중 

말하지만, 나는 오래 머물게 되는 아름다운 문장을 많이 만났고 시인의 마음씀이 앞으로 어떤 시구로 탄생할지 기대가 되었다. 나는 새로운 봄날이 시작될 즈음부터 이 시집을 들고 다니며 봄빛과 봄볕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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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11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넘어지지 않는 도마뱀처럼
따스한 햇살이 빛나는 4월 봄
책읽기님 건강하게 행복하게 😊
오늘 하루 무족한 영원 꿈꿔붑니다🤗

얄라알라 2022-04-11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와중에도 시집을, 더군다나 따뜻한 조온윤님의 시집을 놓지 않고 읽으시는 행복한책읽기님^^
溫潤
모두 물 수 변 한자네요. 꽃들 피어오르는 4월에 더 없이 필요한 물과 온기,
소개해주신 시뿐 아니라 행복한책읽기님이 직접 찍으신 사진에서 얻고 갑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1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뻐요~예쁜 봄입니다.
꽃잎이 꼭 손으로 곱게 접어 놓은 것 같아요.^^
조온윤.
정말 이름도 이쁘군요.
그러고보니 울딸 이름에도 윤택할 윤자가 들어갑니다. 시인 덕에 울 아이의 이름 뜻도 좋게 들리는 것 같아요.^^

희선 2022-04-12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좋네요 그렇게 살라고 지어준 이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시에 담긴 마음이 따듯하고 인정미가 있겠네요 행복한책읽기 님 남은 봄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