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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 - 상 - 나무를 죽이는 화랑 ㅣ Nobless Club 8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피리새
* 출판사 : 로크미디어
* 총 페이지 수 : 959쪽
* 권 수 : 2권
* 꼭 읽어야 할 사람들 : 판타지 소설을 읽고 싶은데 읽을 만한 작품이 없다는 사람들. 노블레스 클럽에 기대를 갖고 괜찮은 작품을 찾던 사람들. 오랜만에 재미있는 장르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
* 작품의 끓는 점 : 75쪽, “가람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검을 뽑았다. 동해용왕의 신력神力이 깃들어 있다는, 그래서 세상에 베지 못할 것이 없다는 화랑신검이 빛을 뿜었다.”
로크미디어의 노블레스클럽에서 처음으로 두 권으로 나온 『피리새』는 소재 면에서도 독특합니다. 바로 한국적인 배경과 소재를 활용한 장르 판타지입니다. 이 소설은 이제는 다양하게 해석되고 변용되어서 유명할 수밖에 없는 ‘바리데기’ 혹은 ‘바리공주’ 신화를 원형으로 적힌 소설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소설의 기본적인 뼈대는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과연 재미있을까요? 바로 대답하자면 네,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노블레스클럽 전체를 통틀어 봐도 재미있는 소설 가운데 하나이며 국내에 나온 판타지 소설 중에서도 재미있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두 권이나 되지만 둘 다 450페이지와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총합 95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의 소설입니다. 그러나 어느 한 구석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시종일관 끊임없이 긴장된 사건을 제시하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페이지 수가 많지만, 오히려 읽을수록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안타깝게 만듭니다. 읽다가 졸음이 와도 페이지를 손에 놓기가 힘들고, 오랜 만에 밤을 새서 읽을 만한 판타지 소설을 만난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정말 밤을 새서 재미있게 읽었던 판타지 소설이 많았지요. 이 소설은 다시 그런 기분을 느끼게 만듭니다.
이 소설은 화랑 바오 가람과 일곱 번째 공주 피리새의 이야기입니다. 화랑 바오 가람은 나무를 죽이는 숙명을 타고 태어났습니다. 곳곳에 신목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나무는 사교이기 때문에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그의 아버지도 나무를 베었습니다. 먼 옛날 신인이 신령스런 나무 신단수를 타고 지상에 내려왔다는 전설 때문에 생긴 나무 숭배는 현재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이 수목신앙이 이 소설의 주요 소재인데, 소설 내에서도 언급하지만 세계 각지에 이런 신화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일단 바로 떠오르는 것이 판타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세계수'겠지요.
서역에 위치한 사리온이라는 나라에서 천년 왕국 서야로 공주를 무당으로 보내오라고 사신이 나타납니다. 가리 박사라는 정체불명의 사신은 하늘의 뜻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왕은 병환으로 이미 쓰러져 의식불명의 사태입니다. 공주 밖에 없는 궁에서는 첫째 공주인 달이랑 공주와 둘째 공주인 별이랑 공주가 한창 권력다툼을 하는 와중이고요.
긴박한 내전이 벌어지고 모든 것이 정리되어 가는 와중에 갑자기 뜬금없이 그동안 열리지지 않았던 일곱번째 공주가 등장합니다. 바로 '피리새'라는 이름을 가진 작고 연약한 벙어리 소녀지요. 이 소녀가 정말 일곱 번째 공주일까요? 화랑인 바오 가람은 자신이 돌봐주던 하녀가 갑자기 자신이 모셔야 하는 일곱 번째 공주로 나타나게 된 것을 놀라게 됩니다. 게다가 이 소녀는 저 모래 바람이 불어오는 서역으로 떠나야만 합니다. 운명을 거부할 수 없다는 듯이 하늘에서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나누는 황천강이 나타나기까지 합니다. 운명. 그리고 운명 그 너머. 과연 피리새는 진짜 일곱 번째 공주가 맞을까요? 그리고 그들은 서역에 무사히 도착하게 될 것이며, 거기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로운 한국 판타지의 신화, 피리새. 그 파란만장한 모험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 한국적 세계관
이 소설의 첫 번째 매력은 한국적 세계관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작가는 한국적 판타지를 써야한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만, 독자 입장에서 다양한 세계관의 작품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지요. 특히 이렇게 보통 접하기 힘든 한국적인 세계관은 무척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동양적인 세계관이 나오는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나 윤형승의 『뫼신 사냥꾼』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역시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단지 옛날 옛적을 배경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옛날 옛적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나라와 역사가 있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화랑이 존재하고 처용이 제작했다는 화랑신검이 존재하지만 한 편으로는 막 ‘총’이라는 무기 역시 등장할 무렵입니다. 이런 점들은 확실히 다른 소설들과도 차별화 되는 점이라 눈에 띄었습니다. 즉, 한국의 옛 설화와 신화 등을 모티브로 했지만, 전혀 다른 세계임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충돌하거나 위화감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제법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구성이 잘 되어 있고, 소재들을 잘 배치시켜놓은 덕분이겠지요. 처음에는 이런 부분들을 모르고 예상과 다르게 현대적인 느낌이 많이 나서 당황하기도 했는데,(말투, 캐릭터들의 생각과 행동, 도구들 등등) 읽다 보니 이 세계가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시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단수, 무당, 처용, 주몽과 화랑, 역신과 도깨비, 오구신, 바리데기, 수목신앙 등을 조합해서 만들어놓은 세계관은 상당히 그럴 듯하고 친숙하면서도 처음 보는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작가의 다양한 해석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중에 하나입니다. 서술과 대화로 작가는 옛 설화를 새롭게 해석해서 들려줍니다. 그래서 독자는 즐겁게 이 세계를 구경하고 빠져들 수 있습니다. 소재들에 대해서 작가가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조사했다는 점이 책 곳곳에서 묻어나오고, 다소 설명적인 부분들이 튀기는 하지만 흥미롭기도 하고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을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충분할 것입니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습니다.
2. 캐릭터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캐릭터에 있습니다. 사실 장르 소설에서 캐릭터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죠. 캐릭터가 살지 않으면 이야기는 지루해지고 맙니다. 독자는 흥미를 느낄 수 없죠.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으면 모든 갈등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 소설은 초반부터 캐릭터 정립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1권의 내용은 각 인물들의 등장과 그 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주고 후반부에 들어가서는 왕권을 둘러싼 자매들의 대결과 거기에 얽혀 들어가는 화랑 바오 가람의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제가 처음에 이 소설을 접하고 생각했던 것은 상당히 신화적일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예상은 반만 맞았습니다. 1권은 신화보다는 정치 쪽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야기를 붕 뜨게 만들지 않고 현실감 있게 만들고 캐릭터들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도와주며 이야기의 갈등을 제시해주는 요소가 됩니다. 이 점이 또한 ‘바리데기’를 어떻게 재해석했느냐, 이유가 부족한 원래 이야기에 얼마나 타당한 개연성을 집어넣었느냐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이유들이 곳곳에 배치되면서 독자는 주인공인 ‘피리새’가 서역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를 천천히 납득해 가게 됩니다. 현실과 운명 사이에서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같이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말입니다.
바오 가람. 나무를 죽이는 화랑. 그는 화랑입니다. 화랑에 걸맞지 않는 안하무인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그는 화랑이 되어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초반부는 너무 과장된 성격 묘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끝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게 그의 캐릭터 성이기도 합니다.
피리새. 이승과 저승을 잇는 새. 피리새는 이 소설의 주인공인 소녀입니다. 일곱 번째 공주. 바오 가람의 하녀로 일하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알려지지 않았던 일곱 번째 공주로 불리고 서역으로 떠나야 합니다. 이 갑작스런 사태를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으면 제대로 독자에게 전달이 되지 않겠지요. 또한, 독자 역시 주인공에게 가장 애정이 가야 소설도 재미있고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피리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잘 살아있습니다. 심성이 착하지만 곧고 또 강인하고 고집이 센 면도 있습니다. 항상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고 혼란스러운 사태들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줍니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인 가리 박사. 서역에서 온 사신으로 바오 가람과 항상 충돌합니다.(사실 일방적으로 위협당한다고 봐야죠. 가리 박사는 깐죽거린다고 할까요.) 이 점이 이야기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긴장을 풀어줍니다. 계속 피리새에게 운명을 강의하기도 하고 장광설을 늘어놓기도 하고 항상 나사 하나 풀린 제멋대로인 모습이지만, 이 강렬한 캐릭터가 있어서 이야기가 탄력 있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껄렁껄렁하고 괴짜이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한 신비를 감춘 전형적인 캐릭터이기는 하나 극의 재미를 더해주고 전형성에서 벗어난 느낌도 어느 정도 갖고 있습니다. 2권에서의 상당 부분 캐릭터가 주는 웃음은 가리 박사가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달이장 공주. 그리고 미루 공주. 달이장 공주는 차갑고 냉철한 캐릭터라 조금 단순했다면,(물론 그러면서도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미루 공주는 상당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1권에서 가장 빛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귀엽죠. 재미있고 밝고 강인한 캐릭터였고 이 소설 전체에서도 쉽게 잊기 힘든 캐럭터였죠.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소설의 전체적인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순무식한 상관과 책벌레 부하 캐릭터의 말다툼도 재미있는 요소였죠. 이런 개성 있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멋진 세계관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충돌하고 뛰노는 모습들을 보면서 계속 미소를 짓게 되고 즐겁게 책을 읽어나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3. 안정된 구성과 문체
김근우 작가는 1996년 『바람의 마도사』를 출간한 이후 꾸준히 장편 판타지 소설을 출간해온 작가입니다. 따라서 문장이 기본기가 튼튼하고 안정되어 있습니다. 간혹 장르 소설들을 보면 문장부터 읽기가 싫어지고 맞춤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 작품은 문체가 읽기 좋게 편안합니다. 읽는데 걸리는 부분이 없고 글을 읽기에 아주 수월하지요.
작품의 구성 또한 잘 짜여 있습니다. 중구난방으로 뛰어놀지 않고 작가의 계획 하에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느껴지고 천천히 모든 이야기의 베일이 풀려나가는 모습이 계속 독자가 책을 붙잡고 있게 만듭니다. 지루함 없이 뒷내용이 궁금하게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죠. 원래 문피아에서 연재될 때는 훨씬 많은 분량이었던 작품이 2권으로 압축되면서 이야기의 밀도가 훨씬 높아진 느낌입니다. 대부분 뒷부분을 쳐냈다고 하는데, 둘 다 읽어본 게 아니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이쪽이 훨씬 좋은 느낌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후반부가 늘어졌더라면 이야기에 몰입도가 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압축된 구성 속에 이야기가 몰려 있어서 읽으면서 페이지 넘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늘어지거나 불필요한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야기가 더 길지 않은 게 조금 아쉬운 느낌까지 주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이 과연 그 많은 분량을 쳐내고 압축한 게 단점이 되었을까, 장점이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지금 느낌으로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깔끔하게 2권으로 잘 끝난 근사한 작품이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판타지 소설의 모험을 기억한다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오래전에 이불 속에서 혹은 차 속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던 판타지 소설을 읽던 기억이 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이전에 노블레스 클럽에서 나온 소설들과는 다릅니다. 다른 작품들이 보통 단 권 완결이라는 구성상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제한되어 있었다면, 이 소설은 애초에 단 권 구성이 아니라 장편 판타지 소설로 쓰인 작품이 다시 오랜 기간 수정을 거쳐 두 권으로 압축된 케이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전형적인 장편 장르 판타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잘 쓰였고 소재도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고 캐릭터들도 잘 살아 있죠. 구성 역시 계속 커다란 사건들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곳곳에 클라이막스가 배치되어서 읽는 이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한국적 세계관 속에서 한바탕 엄청난 폭풍처럼 몰아치는 신화 같은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합니다. 현재까지 나온 노블레스 클럽 중 최상의 재미와 감동을 갖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올해 나온 판타지 소설들을 통틀어도 보기 드문 재미와 감동으로 무장한 소설이었습니다.
판타지 소설의 매력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가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새롭고도 낯선 세계에 홀연히 빠져들어, 등장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목숨을 건 모험을 하게 되는 잊지 못할 경험. 아직도 그때 그 수많은 모험들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을 경험하게 해줄 것입니다. 지금 피리새의 험난하고도 기이한 여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리새는 자기 이름을 생각할 때마다 울고 싶어지고는 했다. 피리새는 피리처럼 우는 새다. 피리 같은 소리로 사랑스럽게 노래한다. 그러나 그 새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녀는 노래는커녕 울음소리도 제대로 낼 수가 없다. 목소리는 고왔지만 그 목소리로 가슴속에 담긴 것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표현의 욕구는 본능이다. 주관이 있고 감정이 있으면 당연히 표현을 하게 된다.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그렇다. 개도 컹컹 짖고 소도 음매음매 운다. 그런데 피리새는 그것을 할 수가 없었다. 할 능력이 있지만 해서는 안 되었다.
― 『피리새』 상, 김근우, 로크미디어, 363쪽
컴컴한 하늘 한가운데 거대하고 누르스름한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기어가고 있었다. 하늘을 가릴 만큼 압도적인 크기와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습 따위가 옛날이야기에나 나오는 용이라도 등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용은 아니었다. 머리도 없고 여의주도 없고 꼬리나 발도, 움직인다는 것 외에는 생물다운 특징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세상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 장대하고 도도하게 흘러가는 그 모습은 마치…….
“가람!”
“뭐? 갑자기 제 이름은 왜 부르고 난리야?”
“아니요, 그게 아니고! 저걸 보세요! 모르시겠습니까? 다들 놀라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저건, 가람, 그러니까 강입니다. 강이라고요!”
― 『피리새』 상, 김근우, 로크미디어, 3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