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와 밤의 왕
코우교쿠 이즈키 지음, 김소연 옮김, 이소노 히로오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부엉이와 밤의 왕


  ―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


  『부엉이와 밤의 왕』은 제13회 전격소설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즉, 수많은 경쟁을 뚫고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글이라는 소리다.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과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고려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구입하게 된 것은 최근이었다. 단 권이라 구입하는 데 부담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꼭 읽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에서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하는 글들을 읽게 되었고 결국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야기는 생동감 있고, 캐릭터는 순수하고 강직했으며, 마지막에는 감동이 있는 멋진 이야기였다. 한 권 내에서 이 정도로 충족감을 주는 작품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올해 나온 NT노벨 중 가장 인상적인 책 중에 하나이며 국내 라이트노벨을 통틀어도 순위권에 들만큼 잘 쓰였고 우수한 작품일 것이다.

  지금까지 읽은 단 권짜리 라이트노벨은 대부분 만족을 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은 상위에 들 정도로 만족을 주었다.

  한 소녀가 마물들이 산다는 숲으로 들어간다. 소녀는 특이하다. 자신을 ‘부엉이’라고 부른다. 인간이라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엉이는 마물들이 사는 숲의 왕인, 밤의 왕을 만난다. 밤의 왕은 달의 눈동자를 가진 숲의 절대적인 지배자다. 소녀는 밤의 왕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리고 밤의 왕이 자신을 먹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이 소설의 특징은 처음부터 설명이 아니라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소녀가 어떠한 일을 겪어서 숲에 들어가게 됐는지를 지루하게 설명하지 않고 일단 숲 속에 들어선 장면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독자는 더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고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도대체 이 소녀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 세계는 어떠한 세계인가. 처음에는 그것이 답답함을 줄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곧 소녀의 정체, 소녀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밤의 왕’이 가지고 있는 과거도 알게 된다. 이야기는 인간들이 숲에 살고 있는 소녀를 알게 되면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마물들이 사는 숲으로 쳐들어오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소녀는 숲 속에서 행복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멋대로 소녀의 행복을 재단하고 구하기 위해 나선다. 밤의 왕은 잡히고 소녀는 기억을 잃게 되는데…….

  이 소설은 뒤에 실린 해설처럼 평이한 문장으로 쓰인 동화 같다. 이야기도 짧고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 전개되는 것도 아니다.(쉽게 보자면 ‘부엉이’와 ‘밤의 왕’의 ‘boy meets girl’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상세한 배경 설정이나 세계관은 필요하지 않다. 딱 필요한 몇 가지 내용만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인지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 단순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히고 끝내 감동까지 선사하는 이유는, 주인공들의 순수함, 끝없는 올곧음, 우직함 때문이다. 글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나는 것은 반갑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이기 때문일까? 그 어떤 풍파나 더러움에도 꾸밈없는 올곧음을 밀고 가는 캐릭터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조금 어리석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순수하고 밝은 캐릭터. 이런 캐릭터는 어떤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고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만든다.

  이 책은 평소에 라이트노벨을 읽지 않던 독자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또한 다양한 독자층에게 비슷한 감동을 줄 수 있기도 하다.

  밤의 새 ‘부엉이’가 전하는 감동적이고도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여기 『부엉이와 밤의 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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