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문학동네·1만원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예작가 황정은씨가 첫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를 묶어 냈다.
황 정은씨의 소설은 사실주의적 기율의 무중력 상태에서 빚어진다.개연성과 인과관계 같은 사실주의 소설의 규약들은 여기서 예사로 무시된다. “m의 등뒤에는 남이 볼 수 없는 문이 하나 있었다”는<문>의 첫 문장, 그리고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는 <모자>의 첫 문장은 이 작품들이‘말이 안 되는 상황’을 상정하고 출발하는 것임을 시작부터 공표하는 셈이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하반신이 마비되어 침대 신세를지고 있는 인물이 종종 모기 속으로 가라앉는다거나(<모기씨>), 고양이를 닮았으나 사람의 말을 하며 화가 나면 몸이여럿으로 불어나는 기이한 애완동물이 등장하는(<곡도와 살고 있다>) 등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이 자주 활용된다. 이런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97119.html
"소설 속 아버지는 현실과 마주할 때마다 초라한 모자로 변해요"
'…코끼리열차'의 저자 황정은씨
"어떤 장면이 떠오르면, 그 장면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소설을 써요. 그런데 쓰다 보면, 사람이 오뚝이라든가 모자로 변해 있어요."
신 예작가 황정은(32)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자신의 육신(형태)을 벗고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게 특기다. 가령 아버지는모자로 변하고, 아내는 오뚝이가 된다. 그녀의 첫 작품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문학동네)에서도 변신이란 장치가 소설적테마를 효과적으로 담금질하고 있다.
〈모자〉, 〈모기씨〉, 〈곡도와 살고 있다〉, 〈오뚝이와 지빠귀〉 등이 먼저 눈길을 끈다. 작가는 변신을 주요 모티브로 삼은 것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쓸쓸함이나 무력감 같은 것을 서사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단도 그녀의 '변신 서사'를 주목하고 있다. 사람처럼 행동하는 애완동물이 등장하는 〈곡도와 살고 있다〉가 올해 '작가가 선정한오늘의 소설'로 선정됐고, 단편 〈모자〉는 이효석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06년 발표한 단편 〈문〉은 한국현대소설학회에서선정한 '2007 올해의 문제소설'에 뽑혔다. 지난주 현대문학에서 출간된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는 단편〈야행〉이 수록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29/20080629009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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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경향신문 신춘문예 작인 「마더」를 읽을때는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황정은 작가가 최근에 발표한 작품들을 읽고 꽤 놀랐다. 독특한 상상력, 묘한 느낌을주는 문체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문」 같은 단편도 그랬고, 「곡도와 살고 있다」는 더 재미있게 읽었다. 고양이 같지만고양이가 아닌 기묘한 생물과의 동거를 다루고 있는데, 읽으면서 웹진 거울에서 준비하는 고양이 앤솔러지에 들어가면 딱일 것 같다는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환상적인 요소가 듬뿍 들어간 글이라 좋았다. 누군가 여자 박민규라는 말을 했는데,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간글을 쓴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자기만의 색깔을 톡톡히 갖고 있는 작가다. 앞으로도 어떤 글을 써낼지 기대되는 작가이며 주목하고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나온 단편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를 현재 구입한 상태. 천천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