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que 판타스틱 2007.10 - Vol.6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이번 호에도 어김없이 장르문학 월간지인 『판타스틱』을 구입했다. 이번 호의 특집은 『무협』. 기사 제목도 한국 최초 최고의 토착 장르라는 말처럼 오래전부터 국내에 가장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약간 아쉬웠던 것은 그만큼 무협에 관한 기사 거리가 많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기존 무협 세계를 소개하는 대신 무협에 대해서 약간만 소개하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국내 무협 작가들의 리스트와 작품들도 자세하게 해부한 기사도 하나 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무협을 주제로 한 좌담회는 흥미로웠고, 중국, 홍콩, 대만 등의 무협 이야기도 잘 읽었다. 
  『디워』에 관한 기사도 실렸는데 이는 좀 실망스러웠다. 다른 측면에서 이 기사를 써본다고는 밝히고 있지만 결국 그 동안 많이 나온 내용들과 다를 게 없었다. 내용적 측면을 분석한다고 해도 읽어보면 색다른 관점이나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좀 불필요한 기사가 아니었나 싶었다.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에 관한 기사는 흥미로웠다.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만화가의 잘품 세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앞으로 꼭 접해보고 싶은 작가였다.

  좌백의 무협 단편은 흥미로웠다.  「무협지 - 정생, 강호 유람기」라는 제목을 가지고 총 세편으로 나뉘어서 연재된다고 하는데 흥미 유발을 초반에 아주 잘했다고 본다. 다음 편이 무척 기대되는 단편이었다. 제1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수상한 식모들』의 작가 박진규의 「발 없는 둘째 누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호평을 많이 본 『수상한 식모들』을 읽기 전이라 더욱 읽고 싶어졌다. 폴 윌슨의 『다이티 타운』 2부인 「와이어」도 역시 재미있었다.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중편 연재물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마지막 3부만이 남았는데 새삼 아쉽기까지 하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들로 쓰인 중편이다.

  재프리 랜디스의 「디렉의 바다에서」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소재로 한 단편이었기 때문이다. 죽음에 임박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과거로 도피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에 나왔던 제이어 솔한이 떠올랐다. 그 역시 하늘치를 이용해서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 물론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와 달리 「디렉의 바다에서」의 주인공은 엄연히 SF인 까닭에 과거로밖에 이동하지 못한다는 제약을 받고 있다. 아무튼 인상적인 단편이었다.

  권교정 작가의 만화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재미있게 봤지만 과거 이야기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역시 아쉽다. WAL의 「돌아오지 않는 남자」는 인기리에 연재를 마쳤다. 또다른 작품을 기대해본다. 독특한 그림체뿐만 아니라 캐릭터나 이야기 역시 훌륭했다. 박도빈이 2006년 대산문화 겨울호에 실린 이영도 작가의 SF꽁트를 만화를 그린 것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미 아는 이야기지만 만화로 각색되면서 바뀐 점들은 코믹하고 좋았다.

  그 밖에 칼럼들이나 책 소개, 영화 소개 글들도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런 점들이 역시 잡지의 묘미 중 하나랄까?

  이제는 매달 구매하는 게 아니라 정기 구독을 다음 달부터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알라딘 이벤트에서 보니, 박민규 작가가 추천한 책이 이 『판타스틱』 잡지였다. 매달 꾸준히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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