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밑 카지노, 사막의 스키장, 지구궤도 여행, 알래스카 빙하결혼식….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상상할수 없었던 새로운 풍속도들이 지구를 채워가고 있다.


마카오 행정청이 해저 카지노 휴양시설 `꿈의 도시' 사업을 승인했다고 개발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회사 멜코국제개발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무려 10억달러(약 1조원)이 투입될 이 프로젝트는 바다 밑에 카지노와 호텔 등 휴양-위락시설을 짓는 계획으로, 올 하반기 착공돼 200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사측은 마카오의 코타이 해협 해저에 카지노와 호화 아파트, 객실 2000개의 고급호텔, 4천석 규모의 공연장 등을 지을 계획이다. 지난해 50억 달러의 도박수익을 올렸던 마카오는 올해 중국 도박객들의 유입에 힘입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도박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열사의 나라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는 오는 9월 중동지역 최초의 실내 스키장이 문을 연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실내 스키장이 될 스키 리조트 `스키 두바이'는 2만2500㎡ 면적에 동시수용인원 15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키 두바이' 건설사측은 길이 400m, 눈 두께 50㎝의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6000t의 진짜 눈을 사용할 계획. 얼음동굴과 눈썰매장 등 실외 놀이시설과 스노보드 곡예장도 건설될 예정이다. 건설사측은 "단순한 스키장이 아니라 한 번도 눈을 본 적이 없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겨울 스포츠와 눈을 이용한 오락을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미국의 우주관광업체 스페이스어드벤처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우주관광은 지난 2001년 미국의 백만장자인 데니스 티토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방문한 것이 처음이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붐을 일으키진 못했다.

티토의 우주관광을 주선했던 스페이스어드벤처는 우주선을 우주정거장까지 끌어올리지 않고 지구대기권 바깥에서 운행시키는 것만으로도 관광객들은 짜릿한 흥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을 낮춘 `궤도밑 우주여행' 상품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최근들어 유럽인들 사이에서 미국 알래스카 빙하결혼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색 결혼식을 올리려는 돈많은 사람들에게 카리브해 해변결혼식은 `옛날 이야기'이며, 극지방에서만 가능한 `얼음 위의 결혼식'이 새로운 유행을 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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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2005-05-2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다 사실이예요? 정말???

딸기 2005-05-2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이예요 ^^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에서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사라진 질병으로 여겨졌던 소아마비 환자가 급증하는가 하면 베트남에서는 신종 조류독감이 인체에서 인체로 곧바로 전염된 사실이 드러나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21세기가 되어도 전염병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에이즈와 에볼라는 여전히 검은대륙을 집어삼키는 최대 위협요인으로 현존하고 있다.

 

조류독감 `인체-인체 전염' 확인


베트남 북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인체에서 인체로 직접 전염되는 등 새로운 발병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미공개 보고서를 입수, 보도했다. 조류독감 인체-인체 감염 가능성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줄곧 거론돼 왔지만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신종 바이러스와 발병경로를 추적중인 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이 자칫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으며, WHO도 각국 보건당국이 공중보건의료체계 확충에 좀더 힘써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된 조류를 다루는 양계농과 도축업자들의 예방에 치중해왔으나 인체-인체 감염이 확인된 만큼 예방조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WHO는 지적했다. 지난 2003년이래 조류독감 감염자는 92명이며 발병지역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날 보도에서 "아시아에서 조류독감 사망자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의료체계와 의약품 수급상의 문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약은 제조사인 스위스 로슈사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여서 동남아시아 쪽에는 보급률이 극히 낮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아마비 확산


예멘 소아마비 환자가 이달 들어 계속 늘어나 63명으로 집계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예멘의 소아마비 환자가 100명을 곧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예멘은 소아마비 발병자가 최근 없었던 지역인데 지난달 첫 환자가 발견됐다. 역시 소아마비 발병률이 최근 몇년간 제로(0)였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 3일 첫 환자가 발견됐고, 현재 6명으로 증가한 상태다. WHO는 두 나라에 긴급히 백신을 지원키로 했다.

최근 소아마비 확산의 시발점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다.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미국이 제공한 백신을 쓰면 에이즈에 걸린다"는 헛소문을 믿고 지난해 7월부터 백신 사용을 거부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발생한 소아마비는 이웃한 베냉과 차드, 카메룬,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등으로 확산됐다. 아프리카에서 다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등 중동으로 전염된 뒤 인도네시아로 동진(東進)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88년 WHO가 소아마비근절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세계 소아마비 환자는 35만명에 이르렀지만 백신이 꾸준히 보급되면서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세계적으로 1267명이 감염됐는데, 그중 792명이 나이지리아인이었다. WHO는 올해 소아마비가 확산될 가능성이 특히 높은 지역으로 나이지리아, 니제르,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을 지정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에볼라와 마버그


에볼라가 아프리카에서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DPR콩고)에서 지난달 에볼라로 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DPR콩고에선 2003년 이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150명이 숨졌다. WHO는 가봉과 수단, 코트디부아르 등 중부 아프리카 일대로 에볼라가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는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 지난 95년 DPR콩고에서 250명이 숨진 것이 최대 발병 사례. 한편 올들어 중부 아프리카의 앙골라에서는 에볼라의 변형으로 보이는 마버그 바이러스가 유행해 277명이 숨진 바 있다.


에이즈가 나라를 집어삼키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이즈가 전체 사망자 사망원인의 30%에 이르렀다고 SAPA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남아공의 민간 연구기관인 의료연구협의회(MR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0년의 국민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2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콰줄루나탄과 음푸말랑가 지역에서는 에이즈로 인한 사망이 40%를 넘어섰으며, 이들 지역의 평균기대수명은 남아공 다른 지역들보다 10년이 짧은 53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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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5-1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전염병이 줄어든다는 말도 틀렸나봐요...

딸기 2005-05-19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오만...이 불러온 결과 아닐까요.
 

어차피 저는 일 때문에 이쪽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고, 네무코님이야 일 때문에 공부를 하셔야 하는 입장은 아니니까 그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들, 제가 본 것 중에서 일러드릴께요.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

★ 이슬람에 대한 개설서들

1001개의 거짓말 - 문학동네 세계문학
라픽 샤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학동네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한 책은 아닙니다. 그냥 소설입니다.
하지만 중동 쪽에 관심이 전혀 없으시더라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술탄 살라딘을 읽으셨으니, 다음엔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라픽 사미는 시리아 작가인데, 이 소설 증말증말 재미있습니다!


중동의 새로운 이해 - 국가안보정책연구소 기획총서 1
손주영 외 엮음 / 오름

저는 이 책을 읽었지만 이게 좀 옛날 책이예요.
아무튼 이슬람에 대한 개괄서를 한권 읽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제목으로 이희수 교수의 책과 손주영 교수의 책이 나와있는데,
둘 다 안 읽어봤습니다만-- 저라면 손교수 책을 읽겠습니다. 
국내에는 저명한 중동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책도 몇권 나와 있지만,
사실 루이스의 책은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굳이 공부하실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해요.


이슬람문명
정수일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이 책도 괜찮을 것 같아요. 고졸한 문체에, 글 읽는 맛이 있거든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
위의 이슬람 책이나 이 책, 둘 중에서 골라서 읽으셔도 무방할 듯.

★ 조금 더 나아가고 싶으시다면


이슬람 1400년
버나드 루이스 엮음, 김호동 옮김 / 까치글방

루이스의 책으로는 '중동의 역사'와 '무엇이 잘못되었나'도 나와 있는데요,
'중동의 역사'나 이 책 중에 한권 골라보시면 될 듯.
둘 중에선 이 책이 더 쉽게 읽힐 것 같아요.


근본주의의 충돌 - 아메리코필리아와 옥시덴털리즘을 넘어
타리크 알리 지음, 정철수 옮김 / 미토

'술탄 살라딘'의 그 작가, 타리크 알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장병옥.이윤섭 옮김 / 창해

아무래도 이쪽 책을 읽다보면 (맘에 안 드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프리드먼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은 쓰여진 시기가 좀 오래되긴 했고,
이후 프리드먼의 관점도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고나면
중동 뉴스가 좀 달리 보일 거예요 ^^
프리드먼의 또다른 책 '경도와 태도'를 읽으셔도 좋고요.


★ 더 세분화된 주제들을 다룬 책으로는


추악한 전쟁 - 아프가니스탄, 미국 그리고 국제 테러리즘
존 K. 쿨리 지음, 소병일 옮김 / 이지북

9.11과 빈라덴, 아프간, 그리고 이른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해
이 책만큼 잘 서술한 책은 못 봤습니다.
문제는... 번역이 개판 x 50000000000000000000000 이어서요... ㅠ.ㅠ


예루살렘
토마스 이디노풀로스 지음, 이동진 옮김 / 그린비

네무코님께서 관심을 갖고 계신, 예루살렘에 대한 책입니다.
작가가 그리스정교 쪽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편견이 없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논그림밭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지역 르포를 만화로 담은 건데요,
이걸로 그 동네 사정을 알기는 사실 힘듭니다만. 우선은 이걸 보시면
'선입견' 같은 것은 많이 없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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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5-1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초딩을 위한 책을 찾으신다면 ^^;;
뭐 초등학생 때 더 어려운 책도 읽긴 하니깐... 잘 모르겠네요 +.+

nemuko 2005-05-1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고맙습니다. 이렇게 쏙쏙 집어서 알려 주시니 어찌나 고마운지요... 딸기님은 머리 속에 늘 잘 정리된 화일들을 넣어 두시나 봅니다. 필요할 때 이렇게 금새 꺼내시니 말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바람구두 2005-05-1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본주의의 충돌... 재밌죠? 흐흐.

마냐 2005-05-1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퍼감다

조선인 2005-05-1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슬람의 문명 사인본 있어요. ㅇㅎㅎㅎ

balmas 2005-05-20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렇게 친절할 수가 ......
추천하고, 땡스투도 함께 ...

panda78 2005-05-20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이거 참.. ^^ 저도 추천하고 퍼 가요-
 
존재하지 않는 기사 - 칼비노 선집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아아, 재미있었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놓고 이뤄지는 말장난. 어쩌면 이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위협.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사람들이 순진하게 믿고 있는 것에 대한 농담? 말장난 같지만 장난이 아닌 ‘존재의 모든 것’. 흰 갑옷은 멋지다. 수녀는 신심이 깊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바다밑을 걸어다닌다. 기사들은 싸우고 사랑하고 허풍을 떤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혹은, 내가 누구인지 반드시 말해야만 한다고 말한 자는 누구인가. 칼비노가 어째서 끝내주는 작가인지를 알겠다. 멋지다. 구질구질 설명을 붙일 것도 없이,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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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5-1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세요 ^^
앗, 품절... -_-;;

마냐 2005-05-1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절 책 뽐뿌하실땐...대책을 내놓으시란 말임~ (넙죽)

2005-05-19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05-1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님... (발그레~)

날개 2005-05-1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일단 보관함에는 담아요...ㅠ.ㅠ

딸기 2005-05-20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 칼비노 소설은 나름대로 인기가 있는 것 같은데 왜 품절인지 ^^;;

로즈마리 2005-05-24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론, 칼비노 소설이 다시 발간될려고 다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곧 더 이쁜 디자인으로 나오겠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ㅋ

딸기 2005-05-24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지요?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게 문제지만...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잭 웨더포드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이론과실천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인류학자인 저자가 수십년간 세계를 돌며 직접 보고 느낀 `야만과 문명의 스케치'다. 퓰리처상을 받았던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을 사람이라면 이 책도 즐겁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 두 책 모두 인류 역사의 진화과정을 다루는 부분에서 모두 윌리엄 맥닐의 책(`전염병과 인류')를 근거로 삼고 있고, 내용도 많이 겹친다. 굳이 말하면 이 책은 방대한 `총,균,쇠'의 `가벼운 버전'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나는 티베트에서 그토록 극명하게 드러난 문화 간의 갈등을 목격한 후,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대해 내가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인간 집단이 어떻게 서로 그렇게까지 다를 수 있는가? 어떻게 저렇게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문화가 아직 세계에 존재하는가? 그 문화가 어떻게 이제껏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는가? 전세계의 인간 문화는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가, 좁아지고 있는가?


책은 맥닐과 다이아몬드에게서 과학적 지식을 빌어 오고, 중세 이슬람 역사학자 이븐 할둔에게서 문명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왔다. 그러나 책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역시 저자의 전공인 인류학적 지식들이다. 시신을 새의 먹이로 주는 티베트의 천장(天葬)에서 저자는 인간 문화의 다양성을 보고, 호주 사막의 애버리진(원주민)들과 베링해의 알류트족을 통해 문명의 정착과정을 통찰한다.


치차가 갓 숙성되어 마시기에 알맞은 정도가 되면, 그 집 가족은 신의 눈 십자가나 아니면 그냥 흰색 깃발을 문간 위에 걸어둔다. 그러면 그 집은 그날부터 며칠동안 치차를 마실 수 있는 주점으로 변한다. 한 잔에 몇 센트를 낼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다.


이곳의 원주민은 사하라를 건너간다기보다 항해하여 지나간다. 노련한 운전자와 안내인들은 가던 길을 끊임없이 멈추고 주변을 관측하고 자신의 위치를 계산한다. 낮에는 해의 위치와 또 계절에 따라 부는 바람을 기준으로 방향을 찾고, 밤에는 항해사와 같은 방법, 즉 별을 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성경에 나오는 세 명의 동방박사처럼 이들은 떠오르는 어떤 별이 어떤 오아시스를 가리키고 어떤 별이 어떤 마을을 가리키는지 알고 있다. 북에서 출발하여 드디어 사하라를 건너면 사헬에 도착한다.


노점상들은 대학에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모든 학과의 축소판 졸업증서를 판다. 해외로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졸업증서와 로이드 에어로 볼리비아노 또는 미국 항공사의 비행기 표와 똑같은 축소판 복제품을 살 수 있다. 축소판 볼리비아 지폐와 미국달러도 살 수 있다. 몇가지 달러에는 미국 대통령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우르쿠피냐의 동정녀나 심지어는 악마의 초상이 그려져 있는 지폐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이러한 물건들을 모두 작은 농가 안에 진열하고 나면 숭배자들은 색종이 조각과 리본을 그 위에 뿌리고 또 서로에게도 뿌려준다.


저자의 발걸음은 멕시코의 아카풀코와 니카라과의 해안, 파나마와 뉴기니, 이집트의 옛도시 알렉산드리아와 볼리비아의 산길을 헤집고 다닌다. 책은 지나치게 저널리스틱(혹은 센세이셔널)하지도, 아카데믹하지도 않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을 누빈 저자와 함께 인류가 지나온, 지금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길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사와 현실 속에서 야만과 문명의 교차점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다. 책은 제목에서부터 `야만'과 `문명'이라는 개념을 다루고 있지만 역사를 보는 그의 시선에 제국주의의 기색은 전혀 없다. 이 책의 기본 전제는 `성찰'이다. 서양과 비(非)서양, 근대와 전근대의 대립구도를 억지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란 그렇게 단선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알게 해준다. 책에서 `야만'은 도시민이 유목민을 부르던 이름(이븐 할둔)이 되기도 하고, 기독교도들이 칭기즈칸을 지칭하던 이름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영국인들이 원주민들을 부르던 이름이고, 저자가 20세기말 미국 워싱턴의 뒷골목을 묘사할때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세계 속에서 야만을 찾아내려면 우리는 낭만적인 폴리네시아나 암흑의 아프리카, 신비한 아시아, 야생의 아마존과 같은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눈길을 돌려 우리 자신의 사회를, 문명 세계의 심장부를 이루는 도시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야만과 문명의 미로를 헤매고 나온 독자들이 얻는 결론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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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5-1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총균쇠도 아직 읽지 않았는데.... 아직도 뒤에 꼿꼿한 자세로 서 있네요...
근데 딸기님. 어제 제 페이퍼에서 보셨다시피 제가 이슬람 쪽으로 너무너무 아는 게 없어서 그러는데 시작하는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책 좀 추천해 주시겠어요... 님의 리스트를 보긴 했는데 넘 많아서요.. 진짜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으로 부탁 드립니다...꾸벅....(맨날 물어보기만 해서 죄송해요....)

풍로초 2005-05-1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보다 이 책이 조금 더 먼저 나온 책이네요. 이 책은 1994년에 나온 책인데 야만과 문명사에 대해서 친절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 권 모두 야만과 문명에 대한 배부른 정보를 주는 것만은 분명하고요. 그런데 님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신간을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관심 있던 책에 대해 리뷰가 올라와서 처음으로 댓글 남겨요. 저는 원본으로 접했던 책인데 국내판도 읽어 보아야겠어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딸기 2005-05-1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정;;이 있어서 이 책 신간을 좀 일찍 보게 됐어요. 리뷰 잘 읽으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
(그런데 혹시... 윌리엄 맥닐 책도 원본으로 갖고 계신지요 ^^;;)

클리오 2005-05-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총.균.쇠 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걸 어찌 아시고..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