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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에서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사라진 질병으로 여겨졌던 소아마비 환자가 급증하는가 하면 베트남에서는 신종 조류독감이 인체에서 인체로 곧바로 전염된 사실이 드러나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21세기가 되어도 전염병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에이즈와 에볼라는 여전히 검은대륙을 집어삼키는 최대 위협요인으로 현존하고 있다.

 

조류독감 `인체-인체 전염' 확인


베트남 북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인체에서 인체로 직접 전염되는 등 새로운 발병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미공개 보고서를 입수, 보도했다. 조류독감 인체-인체 감염 가능성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줄곧 거론돼 왔지만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신종 바이러스와 발병경로를 추적중인 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이 자칫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으며, WHO도 각국 보건당국이 공중보건의료체계 확충에 좀더 힘써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된 조류를 다루는 양계농과 도축업자들의 예방에 치중해왔으나 인체-인체 감염이 확인된 만큼 예방조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WHO는 지적했다. 지난 2003년이래 조류독감 감염자는 92명이며 발병지역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날 보도에서 "아시아에서 조류독감 사망자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의료체계와 의약품 수급상의 문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약은 제조사인 스위스 로슈사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여서 동남아시아 쪽에는 보급률이 극히 낮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아마비 확산


예멘 소아마비 환자가 이달 들어 계속 늘어나 63명으로 집계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예멘의 소아마비 환자가 100명을 곧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예멘은 소아마비 발병자가 최근 없었던 지역인데 지난달 첫 환자가 발견됐다. 역시 소아마비 발병률이 최근 몇년간 제로(0)였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 3일 첫 환자가 발견됐고, 현재 6명으로 증가한 상태다. WHO는 두 나라에 긴급히 백신을 지원키로 했다.

최근 소아마비 확산의 시발점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다.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미국이 제공한 백신을 쓰면 에이즈에 걸린다"는 헛소문을 믿고 지난해 7월부터 백신 사용을 거부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발생한 소아마비는 이웃한 베냉과 차드, 카메룬,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등으로 확산됐다. 아프리카에서 다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등 중동으로 전염된 뒤 인도네시아로 동진(東進)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88년 WHO가 소아마비근절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세계 소아마비 환자는 35만명에 이르렀지만 백신이 꾸준히 보급되면서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세계적으로 1267명이 감염됐는데, 그중 792명이 나이지리아인이었다. WHO는 올해 소아마비가 확산될 가능성이 특히 높은 지역으로 나이지리아, 니제르,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을 지정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에볼라와 마버그


에볼라가 아프리카에서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DPR콩고)에서 지난달 에볼라로 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DPR콩고에선 2003년 이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150명이 숨졌다. WHO는 가봉과 수단, 코트디부아르 등 중부 아프리카 일대로 에볼라가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는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 지난 95년 DPR콩고에서 250명이 숨진 것이 최대 발병 사례. 한편 올들어 중부 아프리카의 앙골라에서는 에볼라의 변형으로 보이는 마버그 바이러스가 유행해 277명이 숨진 바 있다.


에이즈가 나라를 집어삼키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이즈가 전체 사망자 사망원인의 30%에 이르렀다고 SAPA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남아공의 민간 연구기관인 의료연구협의회(MR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0년의 국민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2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콰줄루나탄과 음푸말랑가 지역에서는 에이즈로 인한 사망이 40%를 넘어섰으며, 이들 지역의 평균기대수명은 남아공 다른 지역들보다 10년이 짧은 53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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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5-1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전염병이 줄어든다는 말도 틀렸나봐요...

딸기 2005-05-19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오만...이 불러온 결과 아닐까요.
 

현생 인류는 동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분자생물학자들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초기 인류를 추적한 결과, 약 20만년 전 출현한 ‘아담과 이브’들은 배를 타고 인도와 동남아시아로 이동한 뒤 이란을 거쳐 유라시아 전역에 퍼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영국 글래스고대학 빈센트 매컬리 교수가 이끄는 분자생물학 연구팀이 말레이시아 오랑 아슬리족의 유전자를 분석, 초기 인류의 이동경로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오랑 아슬리는 6만3000년~4만2000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말레이로 넘어온 첫 이주민의 후예들. 이들은 거친 환경에 적응, 첫 이주지에 정착해 수만년 간 살아왔기 때문에 초기인류의 ‘이주 샘플’로 여겨져 왔다.

학자들이 ‘아프리카 엑소더스’라 이름붙인 초기 인류의 대이동은 약 6만5000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5만년 전에는 인도와 동남아를 거쳐 오스트랄라시아(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일대)에 진출했고, 5000년 뒤에는 이란을 지나 레반트(중·근동)에 이르렀다.
유럽 등지에 인류가 정착한 것은 4만년 전 이후. 지금까지는 인류가 아프리카를 거슬러 올라 이집트와 시나이반도를 거쳐 흩어진 걸로 추정됐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훨씬 남쪽에서 바다를 통해 이주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인류의 이주는 빙하기 끝물에 이뤄졌기 때문에 북쪽으로의 확산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초기 인류 연구는 주로 고고학 유적지들을 통해 이뤄졌었지만 지금은 현재의 인간분포에서 시간을 거슬러 역추적하는 유전자분석 방식이 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출발이 된 것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20억년 전 생물 발생 초기 박테리아가 세포에 들어와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미토콘드리아는 부모의 것이 섞이지 않고 모계로만 유전된다. 80년대 중후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학자들은 인류가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난 ‘7명의 이브’의 후손들이라는 추측을 내놨었다. 최근에는 Y염색체를 추적해 ‘아담’을 찾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 20만년 전 동아프리카에는 약 550명의 ‘이브 후보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로 이주 행렬에 끼었던 유전자의 소유주는 그보다 적었으며, ‘유전자 표류(genetic drift)’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단 하나의 DNA 계열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는 전 세계 인류가 하나의 가계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계와 유럽계의 유전적 분화가 이뤄진 시기와 이주 시기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 이견이 남아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13일자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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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5-1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멀리 걸어 가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멍청한 생각을 잠시 했네요^^

가을산 2005-05-1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조상은 아프리카인이다'라는 책에 비슷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Y 염색체 아담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그냥 순수한 유전-인류학 책인줄 알았는데,
민족주의나 인종차별에 대한 반박 내용이 너무 많아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새삼스래 반박을 해야 할 정도의 사람들이 아직도 있나 하구요.

딸기 2005-05-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몇년 전부터 저 주제가 꽤나 인기가 있나보더라고요.
민족주의나 인종차별에 대한 반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길래 가을산님이 거부감을 느꼈는지 궁금하군요. 그게,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지만, 정작 인종차별 하는 나라에선 아직도 문제가 많은가봐요. 민족주의 문제도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가지로 짚어볼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시아가 나빠!"

며칠전, 미국의 거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신용평가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뉴스를 올렸었다. 이 '사건'을 놓고 미국 자동차업계는 물론, 의회까지 나서서 `아시아 비난'에 나섰다. 두 회사가 경쟁력을 잃은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자국 업계에 보조금을 안겨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아시아탓'에 여념이 없는 미 의회와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자동차 공장이 많이 있는 미시건주의 마이크 로저스 의원(공화당) 등 하원의원 47명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의 환율자유화가 늦어져서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휘청거리게 됐다"며 중국, 일본, 한국에 압력을 넣어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중국은 위안화의 낮은 가치를 억지로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은 아직도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공업 생산자 연합단체인 `달러안정연합(SDC)'은 몇달째 아시아 국가들이 `환율조작'을 하고 있다며 비난을 해왔다. 자동차회사들의 공동로비단체인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TPC)도 아시아 3국을 좀더 압박하도록 부시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조만간 무역상대국들의 환율정책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자동차업계는 정부가 보고서에서 중국 일본 한국의 환율 문제를 직접 거론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재무부는 지난 94년 이후로는 이 보고서에서 특정 국가를 지목해 비난하지 않았었다.

 

FT는 "GM과 포드가 정크본드로 추락하는 지경이 되자 미국 자동차업계는 워싱턴에서 구원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부시 행정부가 연료전지자동차 개발분야에만 5년간 7억2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미국 기업들에 막대한 보조를 해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사실 미국이야말로 보호무역주의국가이고, 정부의 시장개입이 만만치 않으며 기업에 대한 보조금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지 않은가). 또 일본 엔화는 이미 지난 2년동안 15% 이상 평가절상이 돼왔다고 FT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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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05-1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고...
미국이 예전의 그 악명높은 슈퍼 301조 따위를 들이대며 '다 니네 때문이니 너도 한 번 맛 좀 봐라'식으로 우리 나라를 못살게 굴지는 않을런지....좀 걱정이군요.

딸기 2005-05-11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우리를 못살게구는 쪽으로 나오겠지요. -_-
 

<해외화제> 브라질 "섹스산업 반대안해" 美원조거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브라질 정부는 자국의 상업적 섹스산업
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에이즈 및 에이즈바이러스(HIV) 퇴치를 위한 미국
의 4천만달러를 넘는 원조금을 거부했다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행되는 브라질 일
간지 오 글로보가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브라질은 미국의 원조금이 섹스산업에 제재를 가해야만 한다는
유보 조건을 달고 있어 이를 거부했다는 것.
당초 브라질은 에이즈 지원 합의에 따라 2003년부터 시작해 2008년에 이르기까
지 모두 합해 미국으로부터 4천800만달러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보건부 관리들은 이 합의의 마지막 3년 기간 지원금을 받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라질은 에이즈 및 HIV 퇴치에 있어 선도적인 국가들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브라질 중앙정부 지원의 치료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

98%가 부족한 기사다.

브라질은 에이즈퇴치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다.
완전히 성공한 건 아니지만, 브라질 에이즈퇴치정책은 국제사회에서 대단히 주목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실패 사례와 비교해서 브라질 프로그램은 연구해볼만한 것이었다.

그 프로그램 중 중요한 것은, 남아공 정부가 했던 것처럼,
에이즈 약값으로 다국적 제약기업들 배불리진 않겠다고 선언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실은 그것이 핵심이다.

오늘날 에이즈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즉, 약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하지만 약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만성간염이나 장기간 투병이 필요한 암처럼,
'오래도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 수준이다. (암데나 가서 섹스하지만 않는다면)
브라질, 남아공, 인도는 에이즈약 '카피 3인방'이다.
머크 같은 회사가 에이즈 환자들 목숨 값으로 거액을 챙겨왔는데
쟤네들 3인방이 '카피약 만들어서 염가에 국민들 구하겠다' 해버리는 통에
어쩔수없이 우르르 값 내리는 소동을 빚었더랬다.

다국적 기업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나라는? 물론 미국이다.

미국 왈 "니네들 섹스산업에... 문란하니깐 에이즈 걸리잖아."
브라질 왈 "남이사~ 우리가 알아서 할거야. 감놔라 배놔라 할 거면 돈 주지 마라. 니네 돈 없어도 우린 잘 해나가고 있다. 괜히 남의 나라 섹스산업 운운하면서, 결국 카피약 못 만들게 압력 넣을라고 그러는 거지? 우린 우리끼리 값싼 약 만들어 에이즈 치료하고, 섹스도 하고, 그러면서 살 거야."

뭐 대충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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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5-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기사만 보면 요점을 모르겠어요.

릴케 현상 2005-05-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요점이 보인다 빨간펜^^

로즈마리 2005-05-0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뭔 말인지 알겠네요..
기사는 영 딴 소릴 하고 있는 것 같은걸요..-_-;;
 

지난 1996년 12월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은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자리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충성심은 국제사회를 향한 것이어야지 결코 특정국가를 향한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쓴소리를 했었다. 이집트 출신으로 프랑스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던 갈리 전총장은 비록 국제사회에서 아무 `실권'은 없었지만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제3세계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애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의 `친프랑스-친유럽 노선'에 불만을 가진 미국은 밀린 유엔 분담금 납부를 미끼로 사실상 유엔을 `위협'해 결국 사무총장을 갈아치웠다. 미국이 후임으로 내세운 인물은 가나 출신인 코피 아난이었다.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명분을 내걸긴 했지만 사실상 미국인이나 다름없었던 아난은 '겉은 검지만 속은 하얗다'라는 평까지 듣고 있었다. 미국의 지원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아난 총장은 단임에 끝난 전임자와 달리 무사히 5년을 보내고 두번째 임기까지 맡게 됐다.

취임초 `친미파'로 분류됐던 아난 총장이 미국과 알력을 빚기 시작한 것은 두번째 임기가 시작된 2002년 이후의 일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라크전을 계기로 아난 총장은 미국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존 네그라폰테라는 인물로, 미국에서 최근 논란 끝에 국가정보국장에 취임했다)2002년 9월부터 이듬해 3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기까지, 미국과 유엔은 계속 마찰을 빚었다. 어쨌든 미국은 유엔의 동의 없이 전쟁을 일으켰고 승리를 거뒀다.

이라크전 이후 미 고위 외교관리들은 줄기차게 `유엔 개혁'을 거론해왔다. 올들어서도 이라크에 대한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책이었던 `석유식량 교환계획' 입안과정에서부터 비리가 있었다는 폭로, 아난 총장의 아들이 유엔 계약에 개입해 이권을 챙겼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지난 15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유엔은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한데 이어 22일(현지시간)에는 마크 레이건 미 국무부 차관보가 "아난 총장의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난 총장이 임기 만료 전에 교체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인 모하마드 엘바라데이에 대해서도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엘바라데이 문제는 나중에 따로 쓸 예정이지만, 갈리와 같은 이집트 출신이고, 아난과 같이 이라크전 때 미국에 밉보였다)

유엔이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든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각국이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유엔의 문제보다는 국제기구를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미국의 권력을 더 위험시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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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2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의 국제면을 잘 안 보는데^^ 덕분에 쬐끔 배웁니다.

딸기 2005-04-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되신다니, 저도 기쁘네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