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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집권 우파 국민행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와 좌파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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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들은 22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사르코지와 루아얄이 각기 31.1%, 25.8%를 득표해 다음달 6일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도파 돌풍을 일으켰던 프랑수아 바이루는 득표율 18.5%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1차 투표의 투표율은 84.6%를 기록, 이번 선거에 쏠린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결선을 치르게 된 사르코지와 루아얄은 모두 2차대전 이후 출생한 이들이어서, 누가 당선되든 프랑스 정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헝가리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르코지는 "오늘의 투표 결과는 프랑스 민주주의의 승리"라면서 "루아얄과 내가 맞붙게 된 것은 두 종류 이념과 가치 사이의 논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희망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 세네갈에서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루아얄은 "야만성 없이 프랑스를 개혁하는 것이 믿는다"면서 "주가보다는 인간의 가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이들은 모두 함께 모이자"며 좌파 지지를 호소했다.


루아얄 결선 진출에 환호하는 사회당 지지자들. /AFP


이변 없이 좌-우, 性 대결로

이변은 없었다. 22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 집권 국민행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30% 남짓한 득표율로 1위에 안착했다. 프랑스 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노리는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도 예상과 거의 비슷한 25%대의 지지를 얻어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이제 승부는 다음달 결선으로 넘어갔다. 일단 사르코지가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지만, 이민자들을 비롯해 지지층 못잖은 `안티팬'들을 갖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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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1차 투표 결과는 이달 들어서만 100여 차례 실시됐던 각종 여론조사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8%대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는 11%대의 지지를 얻었다. 후보들 간 격차는 크지 않았지만 그 작은 차이들을 아무도 뒤집지 못했다.
2002년 자크 시라크 현대통령과 함께 결선에 진출해 `극우파 바람'을 일으켰던 르펜이 이번에 예상보다 당초 낮은 지지를 얻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 전체 사회의 보수화 분위기가 바뀌어 좌파 지지가 많아진 탓이 아니라, 반대로 `온건 보수'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에 르펜의 표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사르코지는 비록 압도적인 지지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르펜의 `고정표'로 여겨졌던 극우파들의 표를 상당히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톨레랑스(관용)와 자유주의의 보루였던 프랑스에서 이제는 바로 그런 개방성으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고, 그 사이로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감이나 반이슬람정서 같은 배타성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사르코지는 `강력한 어법'으로 그런 정서들을 결집시키면서도 르펜 같은 `막가파식' 극우주장과는 일정하게 거리를 둠으로써 온건 보수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좌파는 지리멸렬

반대로 좌파는 이번 선거에서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5년전 대선 때 르펜에 눌려 결선 진출에도 실패했던 것에 비하면 나아진 셈이지만 정치노선이나 정책보다는 루아얄 개인의 매력에 기인한 바 컸다.
루아얄은 당선 가능권에 들어선 사상 첫 여성 후보라는 점, 유권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특유의 친화력 등으로 젊은 팬들을 거느리며 선거전 초반 기세를 올렸고 그 여파를 몰아 결선 진출권을 따냈다. 1차 투표를 앞두고 사회당 안에서는 중도파 바이루와 제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루아얄은 결선에 진출할 자신이 있다면서 거부했다. 어쨌든 결선에 나서게 됐으니 당내에서는 루아얄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본인이 늘 주장해온 것과 달리 `본선 경쟁력'은 여전히 회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루아얄이 판세를 뒤집으려면 좌파 전체의 연대에 더해 중도파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1차 투표 결과 사회당을 제외한 좌파와 극좌파 후보 5명은 모두 합쳐 10%에 불과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일제히 `루아얄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의 표를 모두 더해봐야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더이상 `좌파 연대'가 호소력을 갖기 힘든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얘기다.

`통합' 성공하는 사람이 최후의 승리자

파이낸셜타임스는 "1차 투표때까지는 유권자들을 분류해 잘 끌어들이는 사람이 성공했지만 결선에서는 갈라진 여론을 통합하는 사람이 엘리제궁(대통령 관저)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사르코지는 결선에서 52∼54%의 지지율로 46∼48%의 루아얄을 누를 것으로 예측됐다. 사르코지는 보수층에겐 인기가 많지만 자유주의적인 젊은 유권자들이나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미움을 받고 있다. 2005년말 소요 사태 때 사르코지 당시 내무장관의 탄압정책에 시달렸던 파리 교외 이민자 청년들과 저소득층은 "사르코지만 아니라면 누구든 좋다"고 할 정도다. 사르코지와 루아얄의 지지층은 확연히 갈라져 있고, 서로 상대방을 싫어한다. 파리정치대학의 도미니크 레니에 교수는 AFP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당선자는 전례가 없을 만큼 강력한 반대 정서에 부딪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대선에서도 1차 투표 2위자가 결선에서 승리한 전례가 있다.


'인물 선거'에 투표율은 높았다

22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였지만, 이번 선거 자체는 과거 프랑스의 대선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결선에 진출하게 된 니콜라 사르코지와 세골렌 루아얄 두 후보는 나란히 우파와 좌파를 대변하고 있지만 실제 이번 선거는 좌-우 이데올로기 대결보다는 `인기 투표'처럼 진행됐다. 두 사람의 캐릭터가 선거전 판세를 결정짓는 전형적인 `인물 선거'가 됐다는 점에서 과거 프랑스의 대선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우선 이번 선거가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압도적인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1차 투표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가 루아얄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긴 했으나, 두 후보 모두 지지율 3위의 중도파 후보와 맞붙으면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혼전 분위기가 강했다. 한마디로 `몰표'가 없었다. 결선에서도 후보들 간 표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 결선 때 자크 시라크 현대통령은 82.2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의 17.79%를 눌렀었다.
지지율이 그만그만한 수치를 보이는 것은, 후보들 간 차이를 극명히 드러내주는 핵심 이슈가 없었기 때문. 표면적으로는 좌우 대결이지만 두 후보는 모두 `색깔'을 줄이려 애썼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이슈도, 이데올로기도 없는 선거가 됐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매우 높았다. 85%에 이르는 유권자가 투표소로 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 이슈로의 집중은 없었지만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집권당에서는 엘리트 산실 국립행정학교(ENA)를 나오지 않은 이민자의 아들이 출마했고, 제1야당에서는 여성후보가 출마했다. `마이너리티들 간의 대결'이라는 것이 이번 선거의 흥행에 가장 큰 요인이 된 셈이다. 사르코지와 루아얄은 모두 50대 초중반의 전후세대로, 누가 이기든 프랑스 정치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시라크 대통령의 12년 집권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투표소로 몰려간 것도 투표율을 높인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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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4-2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우리 대선도 정운찬 vs 심상정으로 되면 ^^;

딸기 2007-04-2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네요. ^^

로쟈 2007-04-2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의 한 언론에 뜬 이미지입니다...


딸기 2007-04-24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재밌어요 ^^
 

곰 두 마리 때문에 독일이 시끄럽습니다. 어미 잃은 새끼 북극곰을 놓고 동물보호론자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는가 하면, 지난해 사살된 야생곰의 사체를 놓고서는 이탈리아와 외교 마찰까지 빚어지고 있는데요.

어미 잃은 새끼곰 `크누트' 신드롬

작년 12월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귀여운 새끼곰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북유럽의 전설적인 왕의 이름을 따 `크누트'라 불리게 된 이 새끼곰은 나자마자 어미곰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동물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어미 동물들의 `수유 거부'가 일어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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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를 불쌍히 여긴 사육사들은 젖병에 우유를 넣어 먹이며 석달 넘게 키웠습니다. 크누트는 귀여운 외모(포유류 동물들이 어릴적 이쁜 외모를 타고나는 것이 다 이런 이유에서 일어난 진화라고 하지요)와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매스컴의 `스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달초 극단적 동물보호론자인 프랑크 알브레히트라는 사람이 빌트지(紙) 인터뷰에서 크누트를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연상태에서라면 분명 죽었을 새끼곰을 인간이 살려내는 것은 야생의 본능을 조작, 왜곡하는 동물학대라는 겁니다.
일부 동물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공감을 표하며 인간이 야생동물들을 보호 혹은 사육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여론은 "귀여운 곰을 죽이는 것이 동물보호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쪽으로 기울었고요. 그 사이 베를린동물원은 북극곰 캐릭터상품을 만들어 수천개의 인형을 팔았고, 동물원에는 연일 크누트 팬들이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몸무게 9㎏으로 자란 크누트는 안락사 논란에서 이젠 상품화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고 BBC방송이 27일 전했습니다.

죽은 곰 `브루노' 사체 놓고 다툼

1년 전 독일 바이에른주 일대에 이탈리아 출신 2살배기 갈색곰 `브루노'가 출현해 일대 소동이 빚어졌던 적 있습니다. 브루노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지방 국립공원에 주로 서식하는 희귀한 곰인데 국경을 넘어 알프스 일대를 휩쓸고 다닌 겁니다. 바이에른 주 정부는 당초 브루노에 대해 "야생곰의 출현은 170년만"이라며 반색을 표시했다가, 브루노가 농가를 습격해 양 30여마리를 잡아먹고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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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던 브루노는 결국 사냥꾼들의 총에 사살됐습니다. 이 일로 해서 현지 언론들이 한동안 들썩였는데요. 야생동물 보호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을 일으켰던 브루노의 사체는 냉동처리돼 현재 바이에른주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정부가 독일에 "우리 국가자산인 브루노의 시신을 돌려달라"며 독일에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아마도 브루노가 이탈리아 국유지 삼림에 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반면 바이에른 주정부는 "브루노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볼 때엔 가만 있더니 지금에 와서 무슨 소리냐"며 일축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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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07-03-2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씁쓸하기도 하고...
인간 조건이 얼마나 모순 덩어리이고 우스꽝스러운지....

딸기 2007-03-3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누구 말마따나, 크누트네 엄마가 야생에서 살았으면 자식을 그렇게 거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브루노가 양 잡아먹고 농가를 습격한 것도, 인간들이 동물들 서식지를 파괴한 때문인데 말예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바다밑 길이 열린다.


남유럽 스페인과 북아프리카 모로코 사이 지브롤터 해협에 해저터널을 뚫는 계획이 진행돼 내년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터널이 유럽-북아프리카 간 활발한 경제적 융합과 이주를 불러 `유라프리카'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BBC방송은 이 터널이 태초의 지각변동 이래 수억년 만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다시 잇는 대역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로코 관리들은 14일 스페인과 모로코 양국 정부가 지브롤터 해저터널 건설계획 세부안에 거의 합의를 했으며 이르면 내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널은 스페인 남단 타리파와 모로코 북단 탕헤르를 잇는 40㎞ 구간에 만들어진다. 건축비로는 130억 달러(약 11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 쯤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과 모로코 정부는 이 터널이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남유럽과 북아프리카 간 경제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터널이 완공되면 일본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 사이 세이칸(靑函) 해저터널(50.7㎞), 영국-프랑스 간 유로터널(50.4㎞)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긴 해저터널이 될 전망이다.

터널은 스페인 남단 타리파와 모로코 북단 탕헤르 사이에 3중으로 만들어진다. 승객과 화물, 차량을 동시에 이동시킬 수 있는 철로용 터널을 양쪽에 만들고 그 가운데 소형 터널을 놓아 양쪽 터널 간 통행이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 해저터널 설계는 스위스 알프스의 고타르 터널과 프랑스-이탈리아 간 몽블랑 터널을 만든 스위스의 베테랑 공학기술자 지오바니 롬바르디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브롤터 해저터널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슬람국가인 모로코와 반이슬람 정서가 강한 스페인의 사이가 좋지 않아 `상상 속 아이디어'에 그쳐왔다. 그러다 2003년부터 건설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이듬해 스페인에 호세 로드리게스 사페테로 총리의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논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정계 일각에서 무슬림 이주민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터널 건설을 경제적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우세해진 것. 서구문화 유입을 우려해 터널 건설에 반대했던 모로코 이슬람 정치세력의 입김도 약해졌다.


양국 정부의 의지가 굳어진 뒤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은 어느 지점을 뚫느냐 하는 것이었다. 지브롤터 해협의 유럽과 아프리카쪽 최근접 지점은 스페인의 타리파와 모로코의 시레스곶으로, 두 지역 간 해협 폭은 13㎞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이야기를 따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고도 불리는 이 두 지점 사이 지역은 폭이 좁은 만큼 물살이 빠르며 수심이 900m에 이르는 곳도 있어 후보에서 제외됐다.

터널 위치가 정해진 이후에도 기술적인 난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설계를 맡게 될 롬바르디는 BBC 인터뷰에서 "유로터널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터널이 놓여있는 영국-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은 수심이 45∼40m 정도로 얕은 반면 타리파-탕헤르 구간에는 수심이 300m가 되는 곳도 있다. 따라서 지브롤터 터널은 깊게는 해저 450m까지 내려가야 한다.

또하나는 지각의 운동. 지브롤터 터널은 유럽판과 아프리카판이라는 서로 다른 지각판들 사이를 잇는 것이기 때문에 지각변동이라는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모로코 정부 지질조사팀을 이끌고 있는 질랄리 샤피크는 "공사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올 연말에 공식 조사보고서가 제출돼야 정확한 진단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는 대륙간 철도가 놓이면 연간 1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대단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30억 달러(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공사비를 어떻게 충당할지도 문제다. 스페인과 모로코 모두 재정이 탄탄하지 않아 막대한 투자를 유치해야 하며, 공사 기간도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유로터널의 경우 1994년 개통 이래 내내 적자에 허덕여 운영업체인 유로스타가 파산지경에 몰려 있다. 세이칸터널도 일본 정부가 엄청난 보수 비용을 들여가며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가·지역 간 경제 통합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해저터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간 한일해저터널 구상을 비롯해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베링해 해저터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간 순다 해저터널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재정적, 정치적 이유 때문에 논의만 무성한 형편이다.


■ 남유럽-북아프리카, ‘가깝게 더 가깝게’?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이 최근 아프리카를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다.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지난 13일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를 방문, 양국 간 우호관계를 확인하고 경제협력을 다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같은 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아니발 카바코 실바 총리와 튀니지의 자인 알 벤 알리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려 역시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8일 유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소피아 왕비가 주최하는 아프리카 여성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국가원수인 라이베리아의 엘렌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모잠비크의 루이사 디오고 총리 등 여성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이 과거 영국과 프랑스의 세력권이었던 아프리카, 특히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애쓰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이유 때문.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리비아는 산유국이고 모로코, 튀니지, 모리타니 등도 정치가 안정되면서 경제발전 도상에 올라 있다. 이들 국가들은 스페인의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는 동시에 노동력을 공급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말 이주노동자들의 유입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2004년 마드리드 열차테러를 일으킨 뒤 스페인에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한때 강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스페인 정부와 여론은 이미 북아프리카 출신 이주노동력에 경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국들 중 북아프리카계 노동이민을 받는데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이 때문에 이주민들에게 거부반응을 보이는 다른 유럽국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스페인-모로코 간 해저터널이 만들어지면 유럽의 남쪽과 아프리카의 북쪽을 묶는 연결고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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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16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혼슈와 홋카이도에 지하터널이 있는지 몰랐어요. 딸기님 덕분에 알게됬네요^^

딸기 2007-03-16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기 지나가봤어요, 기차타고 ^^
 

 


세계 수면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많이 유통되고 있는 미국 제약회사들의 수면제가 몽유병과 수면중 이상 행동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미 식품의약국(FDA)이 14일 경고했다.


AP통신은 FDA가 사노피-아벤티스사(社)가 제조한 수면제 암비엔(Ambien)과 파마시아의 핼시온(Halcion) 등 수면제 13종에서 몽유병과 비슷한 증상과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FDA는 이 약들의 처방·복용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약품에 복용안내문을 동봉할 것을 지시했다.

암비엔을 비롯해 이 수면제들을 복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가(假)수면 상태에서 일어나 폭식을 하거나 전화를 걸고, 물건을 수리하고,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은 모두 잠에서 깬 뒤에는 자신의 수면 중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면제를 알콜이나 다른 진정제와 함께 먹거나 적정량을 넘어 과다복용한 경우 수면중 행동의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레르기 반응인 과민증과 혈관부종 같은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비엔은 졸피뎀이라는 성분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1993년 출시된 이래 전세계적인 제약업계의 블록버스터가 됐던 제품이다. 처음 판매될 때만 해도 이전의 수면제들보다 내성이 약하고 의존성과 금단증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히트를 쳤다. 2005년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22억달러(약 2조원) 어치가 팔려 전세계 수면제 시장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약은 일본에서는 `미스리', 한국에서는 `스틸녹스'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스틸녹스는 1999년 국내 판매가 시작된 이래 한국 수면제 시장의 50%을 차지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지난해말 특허기간이 끝나면서 국내 제약사 4곳에서 제네릭약품(카피약)들도 같이 생산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스틸녹스에 이어 많이 팔리는 수면제는 역시 이번 FDA 경고대상에 들어 있는 핼시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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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7-03-15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면제 이름들이 재미있네요.
우리 나라가 세계 수면제 시장의 60% 라니...놀랍습니다.

딸기 2007-03-1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전세계 시장의 60%를 저 약이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 :)

hnine 2007-03-15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제가 잘못 읽었군요 ^ ^

딸기 2007-03-1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놀라운(그리고 무서운) 일이지 않나요? 자면서 운전을 한다니...
 

스텔스의 원조 나이트호크의 퇴역


`나이트호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미국 공군의 자랑거리 F117 전폭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적국의 대공방어망을 뚫는다는 스텔스기로 더 잘 알려진 F117이 25년의 영욕을 뒤로한채 13일 은퇴비행을 시작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공군 본부 발표를 인용, F117 전폭기 6대가 뉴멕시코주 홀로먼 기지를 떠나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 북쪽에 있는 토노파 시험장을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토노파 시험장은 미군이 공군 항공기를 새로 개발한 뒤 실전 배치에 앞서 시험비행을 하는 곳인 동시에, 퇴역 대상인 항공기들의 은퇴비행 때 종착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 공군은 이 전폭기들의 해체를 시작으로 2009년 말까지 현재 운용하고 있는 F117기 55대를 모두 퇴역시키고 최신형 스텔스전투기 F22(일명 `랩터')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번에 은퇴비행에 나선 전폭기 6대는 토노파에 도착한 뒤 애리조나주 투산 부근 우주항공보수재생센터(AMRC)로 옮겨져 해체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공군 측은 먼저 날개를 해체한 뒤 엔진을 떼어내 별도 보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동안 일반에 외양조차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로 `비밀병기'로 분류됐었던 F117의 경우는 해체 과정 또한 비공개로 진행되며 퇴역 뒤에도 관련된 정보들이 기밀로 남게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미군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은 1982년 첫 비행을 시작한 이래 25년간 미국 군사기술의 상징이 돼왔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스텔스기의 아이디어는 1960년대 러시아 물리학자 표트르 유핌체프의 전파 이론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F117은 위성위치탐지시스템(GPS)을 이용해 움직이며 공중급유가 가능하다. 1989년 미군의 파나마 침공 때 처음으로 실전에 참가했고 1991년 걸프전 때 주력기로 동원됐으며 1999년 옛 유고연방 코소보 공습에도 사용됐다. 미군은 지난 1월 한반도 작전지원훈련을 위해 군산의 주한미군 기지에 F117 1개 비행대대를 이동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폭기의 공과에 대해선 퇴역을 앞둔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다. `공식 애칭'은 나이트호크이지만 첫 비행 때 불렸던 별명은 당시만 해도 너무나 생소했던 외양 때문에 `가망 없는 다이아몬드(Hopeless Diamond)'였다.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비틀거리는 도깨비(Wobblin' Goblin)'라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 F117은 최대속도조차 음속을 돌파하지 못해 1960년대 이래 개발된 전투기들 중 가장 느린데다 실제 공격력은 기대 이하라는 비판도 많았다. F117의 최대 무장적재량(실을 수 있는 폭탄의 양)은 2300㎏로 F16C 전폭기의 1만2000㎏에 비하면 매우 적다. ‘꿈의 전폭기 F117 퇴역’ 류의 몇몇 언론 보도는 사실과는 좀 거리가 있는 셈이다.


미국 공군기 역할 구분

F- 시리즈(Air-to-air Fighter): 적국기를 상대로 한 공중전, 적진 폭격 등에 사용되는 다목적 전투기

B- 시리즈(Bomber): 주로 적진에 폭탄을 투하하는 전투기

A- 시리즈(Ground Attack Aircraft): 적진을 공격하며 지상군을 지원하는 전투기

C- 시리즈(Cargo Plane): 군 수송기






(이런 녀석들 좋아해선 안되겠습니다만, 전투기 중에서도 스텔스들은
확실히 섹시한 측면이 있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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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03-15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실은 어느 쪽이 더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어.
먼저 '반한' 것은 오히려 스텔스 쪽이었거든.
저 형태, 음험해보이는 자태가 섹스어필하는 것이런가...

2007-03-15 0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7-03-15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태라니... 변태라니... 곤충도 아니고...

딸기 2007-03-1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 완전변태 '
딸기: 불완전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