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그림과 작가의 아이디어가 듬뿍

<한눈에 펼쳐보는 놀라운 크로스 섹션/앤서니 브라운의 마술 연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앤서니 브라운의 마술 연필 ㅣ 웅진 세계그림책 136
앤서니 브라운.꼬마 작가들 지음,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11월

무엇보다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만의 작품이 아니었다. 어쩐지 표지의그림이 다소 유아틱하더니만... 이 책은 영국에서 '마술연필'이라는 주제로 열린 그림책 대회에 참여한 30여편의 아이들 그림을 바탕으로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재치와 날까로운 지적을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아기곰이 들고 있는 마술피리는 아이들의 작품과 더해져 재미있고, 신선하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읽다보면 그냥 읽어버릴 수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앤서니 브라운은 인간들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 감소하는 동물 등에 대해서 재치있게 보여주고 있다. 마술연필을 든 아기곰의 모험을 따라가다보면 약한동물들의 위험을 만날 수가 있는데 아기곰은 이러한 위험을 연필 하나로 탈출하는 환상적 모습을 보여준다. 늑대를 지워버리고 콩콩으로 뱀을 뛰어넘고, 사자에게는 고기로 유인하기도 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좋아하는 아들녀석이 깔깔거리며 특히 더 이 책을 좋아한다.아마도 자신들의 시선이 맞아 떨어져서인가 보다.  

점점 동물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이 안스러웠는데 앤서니 브라운은 아기곰의 마술연필을 사용하여 많은 동물들을 그려낸다. 참으로 감동적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동물들을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한다. 그러한 어른들의 잘못을 반성시키기라도 하 듯 한 마리 한 마리 그려내는 모습속에서 우리들의 잘못을 깨닫게 만든다. 꼬마곰의 마술연필이 그려내는 신기한 마술세계로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부모에게 일침을 놓는 동화

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알록달로 아이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동화책이다. 제목 '내 이웃은 강아지'에서부터 뭔가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아파트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아파트라고 해봐야 5층짜리 걸어서 올라가야하는 서민아파트가 전부였다. 대부분은 개인주택에서 살았기때문에 아파트처럼 층간소음 등으로 인해 낯을 붉힐 일이 없었다. 담하나 두고 담넘어 정을 담은 먹거리를 건네던 시절이었다. 물론 서울에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에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살 공간이 부족해 집들이 모두 위로 위로 솟아 오르고 있다. 아이들이 흙과 더불어 노는 것은 거의 찾아보기도 힘들뿐더러 그런것을 이해조차 못하는 현실이 되었다. 

나도 아파트에 산다. 안전하고, 겨울에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만의, 내 가족만의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한참 뛰어놀 나이기에 아예 1층으로 이사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상한 웃집으로 인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아이가 뛰는 소리가 위층에 들린다고 난리를 친다. 물론 아랫층의 소음이 위로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집 등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자하니 보통 별난 사람인듯 하다. 사사건건 시비걸고 소리치고 하는 모양이었다. 우리야 이제 이사온지 3개월도 채 안되었으니 그러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리 없었다. 심지어 앞집은 외출시 아이들에게 문 잘 잠그고 있으라고 일르고 나간다니 약간은 걱정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어찌보면 윗집의 사람은 우리들을 이상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를 이상하게 여기는 것 처럼 말이다. 조금만 이해하고, 대화하면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것을 당시 상황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내 버리는 현실이 아쉽다. 바로 이 책이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웃이 이사왔다. 하지만 이상하게 바라본다-책에서는 이사오는 이웃이 동물로 표현된다-  단지 자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곱지않은 시선으로 이웃을 대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이 이사왔다. 그 이웃마저도 다른 이유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말이다. 아이는 그런 부모가 이상하기만 하다. 자기가 볼때 아주 재미있는 이웃인데 말이다.  

결국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이웃은 이웃대로 그 부모가 이상하다고 한다. 사실 그 부모는 이사오는 이웃을 무시하고, 잘난척하고, 선물을 받고도 고마워할 줄 모르는 자기 중심적인 부모였다. 알고보니 그의 부모도 마찬가지인 동물이었다. 아이는 훗날 다시 이 동네로 이사를 오게되고 그 이웃과 잘 지내게 된다.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부모의 편견과 그릇된 행동, 사고는 아이가 그대로 스펀지처럼 흡수를 한다. 아이는 순수 그 자체로 사물과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그러한 순수함을 부모의 편견으로 막아버린다. 아이의 올바른 판단과 사고를 위해 무엇보다 부모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어찌보면 이상한 것은 우리자신이지 남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이보다 부모에게 권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

상상여행속으로~~~

요한나의 기차여행
카트린 쉐러 글.그림, 지영은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오랫만에 재미있는 책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요한나의 기차여행"이 바로 그것. 분홍 돼지의 기차여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은 일반 책과는 사뭇 다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읽다보면 다음에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 자꾸 궁금해진다.  

 

이 책의 특징은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손이 나오고 페이지마다 작가가 개입되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생생함과 움직임을 맛볼 수 있다. 마치 작가가 작품속 캐릭터와 대화를 하면서 캐릭터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작품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패드의 이북으로 만들어진다면 매우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 작품의 특징과 작품의 내용이 한데 어우려져 다른 어떤 이북보다 훨씬 즐겁게 다가올 것라 판단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페이지의 구성이 모두 획일적인 사이즈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기의 내용에 맞게 장면의 구성에 맞게 페이지의 사이즈가 점점 커지는 형태를 띄어 읽는이로 하여금 긴박감과 호기심을 단박에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재치와 더불어 상상력이 그대로 전해진다.

캐릭터가 원하는데로 색을 칠해주는 작가의 손을 보면서 마치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데 바로 이러한 기법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즐거운 요한나와의 기차여행이 끝날 즈음 작가는 또다른 유혹을 남기고 마무리를 한다. 바로 다음 여행을 암시하는 그림을 마지막에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드라마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는 기차여행다음에 배여행을 갖고 우리곁으로 오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듯하다. 벌써부터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또한 다음 작품은 패드형 컴퓨터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본다.

쉽게 아인슈타인 이론 익히기

친절한 아인슈타인
하인리히 헴메 지음, 김희상 옮김 / 청어람메이트 / 2010년 11월

".....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 안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대단한 과학자, 아인슈타인.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그리 쉽지가 않다. 그저 그런게 있다 정도. 물론 전공분야이거나 물리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대부분 잘 알고 있겠지만 그것도 깊게 들어가면 그리 만만치 않다. 이 책은 그러한 천재과학자의 상대성이론을 차근 차근 쉽게 설명해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사례와 알기쉬운 이야기체로 조근조근 알려주고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친절한 아인슈타인'이 아주 쉬운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전공서적처럼 딱딱하거나 이해못할 정도가 아니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워낙 이론자체가 어렵고 복잡하기에 이 정도로 풀어낸 것만 해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할 것이다. 

천천히 천천히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이론들을 하나씩 하나씩 쫓아가다 보면 오묘한 과학의 세계와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업적을 찾아낼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어렵고 복잡한 상대성이론을 체계적으로 풀어내준 '친절한 아인슈타인'은 과학에 흥미를 읽었거나 너무 어려워 무작정 포기한 학생이거나 체계가 잡히지 않은 학생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어릴적부터 꿈꿔왔던 과학자의 꿈을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하고 싶을 정도로 쏙쏙 들어온다. 이 책과 함께 즐거움을 찾아보길...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는 나이 - 14살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 찾기/열네 살이 어때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13과 14는 단지 숫자 1의 차이이지만 우리 인생에 있어서는 매우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숫자라 할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별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 1년-아니 불과 몇 개월-은 갑자기 성숙되어지는 블랙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6학년때는 재미있었던 일이나, 관심의 대상이었던 사물, 사람들이 한순간에 유치해 보이고 손발이 오그라 들 정도로 창피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야릇한 힘이 있는 것이 바로 13과 14살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어찌보면 우리네 인생은 하루 하루 나이먹어가는 숫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환경, 또는 자신의 변화에 의해 적응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 며칠, 몇 달 사이에 성숙해지는 자신을 찾게 되니 말이다. 어찌보면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나이가 바로 14살, 중학생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자아가 형성되고, 사랑에 눈뜨고, 신체의 변화에 혼란스러워하고,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되고,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되는 나이가 바로 14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 14세 아이들을 보면 우리때와는 매우 차이나는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하긴 나의 14세 시절은 기억속에서 온데 간데 없어졌지만 그래도 뒤지고 뒤져 찾아낸 기억은 그리 내놓을 정도가 아니니 그럴때마다 '아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를 느끼게 된다. 내기억속의 14세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때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돌아가셔서 귀여움은 커녕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난 것만 기억이 난다. 심지어 초등학교 졸업식과 중학교 입학식을 혼자 치러야 했으니 말이다.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이 두 기억은 아직도 내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뱅뱅 돌고 돈다.  

또하나의 기억은 나에게 사춘기라는 이상야릇한 시절이 있었는지 하는 것이다. 어머니 말씀에 의해도 나는 사춘기 없이 지났다고 하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나에게도 사춘기는 있었을 것이다. 단지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안으로 삭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당시 나에게 있어서의 사춘기는 어찌보면 사치였는지도 몰랐었나보다. 그래서 인지 14세하면 우울하고 외롭고 쓸쓸함만 남아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말이다. 

14살. 많은 것이 변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자신의 존재를 형성해나가는 나이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나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정도가 다이다. 남자라서 일까? 이 책을 읽다보니 갑자기 지난 시절이 그리워졌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그래서 가슴 설레였던- 무엇이 될까 고민하던 기억, 공부때문에 친구때문에 고민했던 기억이 아주 희미하게 되살아났다. 과연 지금다시 14살로 돌아가라면 선뜻 '그러마'라며 돌아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 처럼 다시 살고 싶다. 지금까지의 삶이 그리 썩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이 책은 14살 중학교 1학년 여자아이의 일상 속에서 자신의 희망, 가족애, 친구와의 우정, 자기도 모르게 피어나는 풋풋한 첫사랑, 여자가 되어가는 과정 등을 가족과 친구를 통해 밝고 예쁘게 풀어내고 있다. 평범하고 남들처럼 꿈많은 14살 풋풋한 아이의 이야기를 쫒아가다보면 어느 덧 오래전 14살의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중학교 1학년인 조카에게 선물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