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평점 :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얼굴에 그 흔적이 하나 둘씩 아로새겨짐을 느낀다. 어릴적에는 '나는 절대로 늙지 않을거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내뱉고는 하였다. 지금 내 나이정도의 어른들을 보면서 '참으로 어른스럽고, 연륜이 묻어나는 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 나이가 된 나는 아직도 어른보다는 어린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게 산다고? 그건 아닐진데 말이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적게 남아있음이 때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에 감사하며, 남아있는 살아갈 날들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박재동의 '인생만화'에는 말 그대로 우리네 주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모, 사람 사는거 다 똑같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작가 박재동은 91편의 일반적인 사람들 - 가족, 친구, 동료, 스쳐지나치는 사람들 - 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의 그림을 곁들여 에세이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때로는 가슴따뜻하고,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허무함과 허전함이 베어나오지만 '인생만화'를 읽다보면 그냥 그대로 우리네 인생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정겹기 그지없다.
'인생만화'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었을지도 모르는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그만의 느낌이 가득 묻어있는 그림이 함께여서 읽는내내 편안하게 와 닿는다. 그래도 가끔은 우리네 인생사처럼 지루한 맛도 약간은 풍기지만 그것 조차도 즐겁다. 어차피 우리네 인생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인생만화'는 그림속에서 사람들의 살아 숨쉬는 모습을 찾아볼수가 있다.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 받을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면이 작가 박재동의 색이 아닐까 싶다. 내가 그림을 조금이라도 잘 그릴 줄 안다면 분명 펜하나 들고 그림을 곁들인 글을 쓰고 싶어질 정도로 욕심이 나는 책이다. 작가 박재동이 그려내는 따뜻함이 감도는 그림에세이집. 가볍게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