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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해달 오더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돌핀 테일>을 너무 감명 깊게 봤기 때문에 뉴베리상 수상 작가 캐서린 애플게이트가
몬터레이 베이 수족관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용기와 치유의 감동 실화라고 해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해달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자유시를 통해
장난꾸러기 해달 오더가 어떻게 엄마와 헤어져 해달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 바다로 나갔다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와
대리모가 되어 아기 해달이 야생에서 잘 살아가도록 돕게 되었는지가 펼쳐져서
정말 가슴이 찡하게 와닿았다.
보노보노 덕분에 해달에 대해 알고 있는 아이들도 많지만,
해달이 왜 멸종 위기종이 되었고 해달 보호 운동을 왜 하는지
해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어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었다.
인간들의 모피 전쟁에 희생되어 멸종 위기종이 된 해달은
건강한 생태계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다.
둥근 아치형 문이나 천장 꼭대기에 박혀 있는 쐐기돌을 빼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처럼 자연에도 쐐기돌 노릇을 하는 생물이 있다.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자연의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
해달이 없으면 성게가 해초 숲을 모조리 먹어 치워
풍요롭던 바다의 바닥이 황무지로 변해버리지만,
해달이 성게를 적당히 잡아먹으면 바다숲은 건강하게 유지된다.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쐐기돌이 없어지면
수천 년 동안 힘겹게 형성된 바다숲이 어이없게도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오더를 인간들은 156번 해달이라고 부른다.
물론 수족관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남아 바다로 나가려면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게 훨씬 낫다.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는 것은 수족관에서 영원히 살아야 함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엄마 해달은 귀엽고 앙증맞은 꼬맹이가 가만있질 않고
늘 질문을 해대서 괴짜라는 뜻의 오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자유분방한 오더는 두 살 많은 조심성 많은 친구 카이리와 단짝이 되어 노는 것이 좋았다.
거대한 꽁치처럼 생긴 길고 딱딱한 껍데기 안에 몸을 절반쯤 끼우고
물갈퀴 대신 노를 저어 해달처럼 날렵하고 자유롭게 바다를 누비고 싶은 소망을 이루려고
기를 쓰며 어색하게 움직이는 타약 타는 인간의 모습이 안쓰러워 가까이 가면
카이리는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소리쳐 흥을 깨 버리곤 했다.
카이리는 인간들이 해달을 붙잡으면 우리에 갇혀 평생 갇힌 물에서 살아야 한다며
경고했지만, 오더는 인간들이 자신을 구해 준 적이 있다는 걸 잊을 수 없어
그냥 인간들이 궁금해서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었다.
몬터레이만 가장자리 바닷가에 해달들이 갇힌 물이라 부르는 수족관에는
곤경에 처한 해달들을 구조해 보살피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훈련을 하는 곳이었다.
상어에 공격을 당한 오더와 카이리도 다행히 구조대에게 발견되었다.
바다에서는 온갖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구조대가 존재한다.
달리는 배와 충돌하거나, 해양 오염으로 병에 걸리거나,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뒤집어쓰거나,
낚싯줄이나 그물에 엉키거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거나,
상어에게 물리거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오더의 말에 너무 미안했다.
상어는 해달을 먹지 않지만 해달을 무는 상어가 많아지는 까닭도 확실치 않다.
바다가 따뜻해져서일 수도 있고, 해달이 숨어 지내기 좋아하는 해초숲이 줄어들어일지도 모르고
해달과 서식지가 비슷한 코끼리물범 때문일지도 모른다.
코끼리물범은 상어가 좋아하는 먹이니까 말이다.
왜인지 모르나 어쨌든 오더는 상어 물림 사고로
3년 전 엄마를 잃은 후 해달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해달은 아니지만 해달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인간들은 아기 오더가 죽지 않길 바라며
친절히 보살폈고 수영 연습도 시켰고 아생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를 도와주었다.
안타깝게도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오게 된 오더를 살리기 위해 인간들은 최선을 다했다.
상어에게 물려 찢긴 상처를 수족관 관리자들이 수술해 주고 재활 치료도 했지만,
오더는 156번에서 재즈가 되고 말았다.
카이라는 트와일라가 되어 있었다.
인간들이 이름을 붙여 주면 여기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카이라가 구조되었을 땐 요즘 많은 해달이 앓는 병에 걸려 덜덜 떨고 있었고
그 후 죽어 있는 새끼를 낳았다. 작고 생기 없는 몸을 몇 시간이나 꼭 끌어안고 있던 카이리에게서
인간들은 죽은 아기를 조심스레 분리했고 얼마 뒤 카이리에게 인간들은 아기 해달을 맡겼다.
엄마를 잃은 아기들에게 해달로 살아가는 법을 인간이 가르치는 대신,
더 이상 야생에서 살 수 없게 된 진짜 해달들에게 맡기기로 한 인간들은
트와일라와 재즈에게 아기 해달을 맡겼다.
카이리와 달리 사고뭉치에다 제멋대로인 오더는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한다며,
아기를 돌보지 못한다고 거부했지만,
카이리가 "노는 건 잘 하잖아." 하고 빙그레 웃어주자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두려움에 떠는 아기 해달들을 보며
해달이 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니까, 물은 놀이를 뜻하고
놀이는 해달이 사는 목적임을 알려주기 위해 꼬마들의 선생님이 되기로 했다.
자신의 엄마가 그랬듯이 잠수해서 홍합 따는 법, 주운 조개를 여는 법,
해초를 몸에 감고 자는 법, 상어를 두려워하고 인간을 피하는 법,
신나게 노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해달 선생님이 된 것이다.
자신에게서 배운 기술을 야생의 바다로 뛰쳐나가 써먹으며
모험하고 실수하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겠지만
세상은 두려워할 대상은 아니라는 가르침을 아기 해달에게 전수하며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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