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일의 화학 카페 - 화학의 거장이 들려주는 진짜! 화학 수업
진정일 지음 / 페이퍼앤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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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액정 고분자의 세계적 개척자인 진정일 교수는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회장을 역임하고,

나노과학과 나노기술 발전에 대한 공로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나노과학메달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이다.

국가과학기술훈장(1등급)을 받은 화학의 거장이 들려주는 

진짜! 화학 수업을 통해 화학이 우리 일상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그 중에서도 눈물의 과학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실컷 울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눈물에 혈액보다 30배나 많은 망간이 들어있기 때문이란다.

망간은 기분을 바꾸는 화합물로 눈물을 흘리면 망간이 배출되면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행복감이 솟아난다니 신기하였다.

눈물의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명쾌하게 밝혀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라,

눈물의 물리 화학적 연구에 비해 심리적 연구 결과는 아직 혼란스러운 면이 많긴 하다니,

눈물과 매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기대되었다.


순수한 흙은 무기물이라 흙 자체에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우리가 맡는 흙냄새는 사실 흙 속에서 살고 있는 세균과 곰팡이들이

흙 속의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만들어내는 휘발성 물질이다.

흙 1g에 3천만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흙냄새라 느끼는 화합물은 지오스민(geosmin)과 2-메틸이소보르네올(MIB)이다.

사람의 코는 지오스민 냄새에 매우 민감해서 1조 분의 5농도까지도 탐지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잉어, 붕어, 메기 같은 민물고기에서 나는 흙냄새의 원인도 지오스민 때문인데,

산성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민물고기 요리에 식초를 이용하면 흙냄새를 줄일 수 있단다.

역시 요리는 과학이다.

지오스민과 2-메틸이소보르네올은 쌍봉낙타가 80km 떨어진 오아시스를 찾는데도

도움이 된다니 정말 신기했다. 쌍봉낙타가 물을 마실 때 스트렙토마이세스 포자와

접촉하게 되고, 이 포자들은 낙타가 여행하는 길을 따라 넓게 퍼져나간다니

자연의 신비는 정말 경이롭다.

2000년 대 들어 발견된 우리나라의 미라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2002년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견된 파평 윤씨 미라는 배 속에 태아가 남아 있는

23세 여인이었는데, 세계 최초의 발견이었단다.

미라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 내용과 달리 서양에서는

이집트 미라를 분말로 만들어 유화물감으로 사용하거나

약재로 여거서 약국에서 판매했다고 하니 엽기적이었다.

사체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역청을 약으로 여겼나 보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 서멈이라는 종교단체에서 

6만 7천 달러를 받고 미라화를 해주는 장례식장이 있다고 하니,

내세에서도 현세의 몸을 계속 지니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참 징그러웠다.


셰익스피어 작품집과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책이 

애거사 크리스티의 탐정소설이라고 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녀가 집필한 67권의 소설은 무려 20억 권 이상 판매되었고,

화학적 사건이 대부분이라 범죄화학을 풀어 썬 교과서로 불릴 정도이다.

독약을 이용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살인범이 누군지 찾는 애거사의 탐정소설을 통해

화학물질의 독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화합물의 약리작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추리 소설에 녹여낸

훌륭한 화학 교사이자 뛰어난 작가임이 틀림없다.

일상 곳곳에 화학이 침투되어 있어서 그런지

주제가 너무 다채로워 더욱 재미있고 유익하였다.

일상 속 화학 이야기부터 역사 속 유명한 화학자들의 이야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여성 화학자 이야기, 지속 가능한 삶을 누리기 위한 미래의 화학 이야기까지 

아이들에게 강추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화학수업 #청소년  #자연과학  #진정일의화학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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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와 케이티 - 나를 함부로 대하는 친구에게
트루디 루드위그 지음, 에비게일 마블 그림, 강빈맘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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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인 프레너미(Frenemy)는 

친구인척 하면서 나를 괴롭히면 사람을 뜻한다.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청소년기 때 가끔은 정말 친구 같기도 하지만 

정말 진짜 내 친구인지 의심스러운 친구 때문에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애태울 때의 그 괴로움은 아이들에게 크나큰 고통이다.


모니카와 케이티는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다.

좋아하는 게 비슷해서 늘 같이 놀았는데 

케이티가 다정할 때는 함께 하는 게 더없이 좋지만 가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모니카에게 상처를 상처를 주기 시작했다. 

모니카는 자신이 잘못한 게 있었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곤 했는데,

어느 날 케이티가 모니카를 보면서 여자아이들에게 귓속말로 소곤거리기 시작하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키득 웃었다.

모니카 따돌림이 시작된 것이다.


모니카가 예민한 것도, 아무 일도 없던 게 아니었다.  

케이티 주도하에 은근한 따돌림은 계속되었고 급기야 모든 친구들이 모니카를 피했다. 

모니카가 넘어오면 안 돼 선이라도 넘는 듯 차갑게 말하며

모니카를 못 본 척하는 친구들이 견딜 수 없이 불편하고 속상했다.

다행히도 모니카는 케이티와 사이가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다.

처음에 엄마는 너희는 오랜 친구니까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케이티에게 전화해서 대화로 풀어보라고 했다.

엄마의 조언대로 대화로 풀어보려고 케이티에게 전화를 하자

케이티는 별일 아닌 거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군다며 내일 보자며 전화를 끊었고

며칠이 지나고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더 악화되어만 갔다.


친구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며 온갖 다정한 말을 해 대며 놀고 있는 케이티는 아무렇지 않았고,

혼자 고립되어 있는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어 모니카는 배가 너무 아프다고 학교에 못 갈 것 같다고 

엄마에게 말하는 날이 많아졌다.

연속으로 배가 너무 아파서 학교에 못 갈 것 같다고 하자 

엄마는 요즘 배 아프다는 말을 너무 자주 한다면서 

혹시 학교에서 배가 아플 만큼 힘든 일이 있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모니카 곁에 엄마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을 토로할 좋은 어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니카를 엄마는 가만히 안아주며 

모니카가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주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엄마에게 하나씩 말하기 시작하고, 

모니카는 따돌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엄마 또한 어렸을 때 비슷한 일을 겪었고 많은 아이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며 모니카는 엄마와 역할극을 했다.

공격하는 말투로 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케이티에게 하고 싶은 말을 큰 소리로 연습했고,

케이티가 도 못된 짓을 하려 하는 순간 모니카는 케이티의 논을 똑바로 쳐다보며

연습했던 대로 

"케이티, 날 기분 나쁘게 하면 네 기분이 좋아지니?

친구라면 그렇게 하지 않거든."

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빨개진 케이티는 시선을 돌렸고, 

모니카는 더 이상 케이티에게 상처를 받지 않게 되었다.


진짜 친구는 케이티처럼 행동하지 않으므로 케이티는 더 이상 모니카와 친구로 지내지 않았고,

모니카는 친구의 감정을 존중하고, 어려움이 있다면 함께 해결하려 하는

진짜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자신을 갉아먹던 비밀스러운 괴롭힘에 당당히 맞선 후 예전처럼 웃을 수 있게 된

모니카는 케이티의 괴롭힘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기에

자신감 있게 지낼 수 있게 된다.

어른에게도 힘든 인간관계, 그것도 믿었던 친구가 주동이 되어 시작되는 따돌림에

아이가 당당히 맞설 수 있게 어른의 관심과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모니카와케이티   #프레너미    #따돌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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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감성 사진 - ‘좋아요’를 부르는
허흥무 지음 / 아티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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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만 명의 누적 방문자와 1만 6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사진 전문 블로그

'카메라를 메라'의 운영자인 바라쿠다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사직작가이자

네이버 사진 부문 파워블로거인 저자는 각종 공신력 있는 기관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한 전문작가이다. 찐 전문가가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잘 알려주지 않는 

기본 개념과 경험을 토대로 해야만 알 수 있는 촬영 기법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는

초보자를 위한 사진 촬영 가이드북이다.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인 인스타그램 사용법과 기능,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방법을

꼼꼼하게 알려주는 지침서라서 SNS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초보자를 위한 카메라 사용 가이드부터 스마트폰으로 프로처럼 사진 찍는 법,

인문 사진 찍는 법, 여행 사진을 위한 12가지 제안, 풍경 사진 잘 찍는 10가지 방법,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 사진 10가지 구도, 일출 일몰 야경 사진 잘 찍는 카메라 설정 방법,

은하수 별 사진 촬영을 위한 카메라 설정 등 프로의 노하우가 있어

감성 사진 잘 찍고 싶은 초보들에게 너무 좋았다.


프레임을 가로와 세로로 각각 삼등분하여 두 선이 만나는 네 개의 교차점이나 

선을 활용하여 피사체를 배치하는 삼분할 법칙 구도만 잘 활용해도

안정감 있고 균형 잡힌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구도를 설정할 때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중앙에 두면

주제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1:1로 나누는 것보다 삼등분해서 1/3 지점이나 2/3 지점에

주요 피사체를 배치하고, 드라마틱한 하늘이나 전경의 주요 요소를 부제로 활용하면

깊이 있고 안정적인 구도를 잡을 수 있다고 하니 뷰파인더 격자를 잘 활용해야겠다.


사진을 찍고 후보정을 염두에 둔 경우에는 고용량의 RAW 파일로 저장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카메라 설정 메뉴에서 기록 화질을 JPEG와 RAW 파일 중 선택할 수 있는데,

RAW 파일은 용량을 많이 차지하기는 하지만 높은 해상도를 제공해 

원본 파일보다 훨씬 좋은 이미지로 편집할 수 있다.

JEPG 파일은 이미 생성 과정에서부터 가공 처리되어 압축된 이미지라

파일 용량이 작고 후보정을 거치면 파일이 손상될 수 있다.

별도의 보정을 요하지 않는다면 JEPG 파일로 저장해도 충분하지만

노출이나 색감 등을 보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RAW 파일로 저장하는 게 좋다.

일출 일몰과 같이 빛이 극적인 조건에서 적정 노출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RAW 파일로 저장해야 노출과 색온도 등을 재조정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프로가 알려준 감성 사진 잘 찍는 팁을 알고 나니,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더 자주 남기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좋아요를부르는인스타그램감성사진  #바라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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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박애희 지음 / 북파머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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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도 유일하게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고 

언제나 내 편인 세상에 단 한 사람인 엄마와의 사랑은 유통기한이 없다.

엄마가 먼저 떠나고 내가 남겨질 확률이 더 높아서 

엄마가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겁이 났는데,

남겨진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랑이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서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내고도 남은 생을 견딜 수 있다고 

저자가 알려줘서 참 고마웠다.

사람은 사라져도 추억 속에서 여전히 사랑은 이어질 수 있다.

내가 기억하는 한 하나의 세계에 같이 있다는 말이 정말 위안이 될 것 같다.


정해진 답을 따라 온순하고 착실하게 사는 일이 재미없게 느껴져

종종 궤도를 이탈하고 싶어 방황할 때도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을 엄마가 보여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저자의 고백에 공감이 되었다.

내가 어디서 무얼 하든 묵묵히 나를 기다리며 있는 엄마의 무한한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며, 엄마에게 더 이상 짜증 내지 말자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라디오 작가로 일하고 6권의 책을 내며 읽고 쓰며 살아가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하는 말마다 공감되고 재치가 있어 좋았다.

나이는 쉽게 먹어지는데 사는 일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게

나만의 문제는 아니구나 싶어 다행이다 싶었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울고 웃는 인생을 겁내지 않고

기쁘게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저자의 어머니가 투병할 때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걸 주장했는데,

어떤 게 더 후회되지 않을지는 모르겠다. 

몸은 약해도 정신력이 강했던 어머니와 달리,

아내를 잃고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항암 치료를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남은 시간을 보냈는데,

의사가 말한 6개월을 훌쩍 넘어 2년 가까이 평범한 일상을 누렸다니 말이다.

그래도 저자의 경험을 미루어 볼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하기를 욕심내지 말고,

남은 시간을 얼마나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엄마와 함께 간 식당들을 찾아 엄마와의 맛있는 추억에 대해

자신의 아들에게 담담히 말할 수 있고, 

한겨울에도 치킨이 식지 않고 따뜻하게 하기 위해

택시 안에서도 점퍼 안에 치킨 상자를 고이 품었던 아버지를 기억하며

더할 수 없는 사랑을 받고 자라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 알게 해줘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저자가 부러웠다.


그리고 부모라면 자식을 위해 당연히 희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늘 받기만 한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가족이라서 몰라도 되는 것까지 알고 있어 타인에게는 그러지 않아도 될 일에

서로 진저리 치고 상처를 줬던 일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일임을 엄마에게서 배운 저자가

삶을 사랑해서, 삶을 즐기는 걸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를 추억하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늘 같은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나의 베프 엄마에게 온갖 이야기를 쏟아부으면서

정작 엄마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고 귀찮아한 나의 모습을 반성하며

엄마 말에 귀 기울이고 나중에 엄마를 추억할 때

후회보다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르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고마운 책이었다. 


#엄마에게안부를묻는밤  #엄마와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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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해달 오더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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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 테일>을 너무 감명 깊게 봤기 때문에 뉴베리상 수상 작가 캐서린 애플게이트가 

몬터레이 베이 수족관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용기와 치유의 감동 실화라고 해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해달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자유시를 통해

장난꾸러기 해달 오더가 어떻게 엄마와 헤어져 해달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 바다로 나갔다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와

대리모가 되어 아기 해달이 야생에서 잘 살아가도록 돕게 되었는지가 펼쳐져서

정말 가슴이 찡하게 와닿았다.

보노보노 덕분에 해달에 대해 알고 있는 아이들도 많지만,

해달이 왜 멸종 위기종이 되었고 해달 보호 운동을 왜 하는지 

해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어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었다.


인간들의 모피 전쟁에 희생되어 멸종 위기종이 된 해달은

건강한 생태계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다.

둥근 아치형 문이나 천장 꼭대기에 박혀 있는 쐐기돌을 빼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처럼 자연에도 쐐기돌 노릇을 하는 생물이 있다.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자연의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

해달이 없으면 성게가 해초 숲을 모조리 먹어 치워

풍요롭던 바다의 바닥이 황무지로 변해버리지만,

해달이 성게를 적당히 잡아먹으면 바다숲은 건강하게 유지된다.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쐐기돌이 없어지면

수천 년 동안 힘겹게 형성된 바다숲이 어이없게도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오더를 인간들은 156번 해달이라고 부른다.

물론 수족관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남아 바다로 나가려면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게 훨씬 낫다.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는 것은 수족관에서 영원히 살아야 함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엄마 해달은 귀엽고 앙증맞은 꼬맹이가 가만있질 않고

늘 질문을 해대서 괴짜라는 뜻의 오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자유분방한 오더는 두 살 많은 조심성 많은 친구 카이리와 단짝이 되어 노는 것이 좋았다.

거대한 꽁치처럼 생긴 길고 딱딱한 껍데기 안에 몸을 절반쯤 끼우고

물갈퀴 대신 노를 저어 해달처럼 날렵하고 자유롭게 바다를 누비고 싶은 소망을 이루려고

기를 쓰며 어색하게 움직이는 타약 타는 인간의 모습이 안쓰러워 가까이 가면

카이리는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소리쳐 흥을 깨 버리곤 했다.

카이리는 인간들이 해달을 붙잡으면 우리에 갇혀 평생 갇힌 물에서 살아야 한다며

경고했지만, 오더는 인간들이 자신을 구해 준 적이 있다는 걸 잊을 수 없어

그냥 인간들이 궁금해서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었다.


몬터레이만 가장자리 바닷가에 해달들이 갇힌 물이라 부르는 수족관에는 

곤경에 처한 해달들을 구조해 보살피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훈련을 하는 곳이었다.

상어에 공격을 당한 오더와 카이리도 다행히 구조대에게 발견되었다.

바다에서는 온갖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구조대가 존재한다.

달리는 배와 충돌하거나, 해양 오염으로 병에 걸리거나,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뒤집어쓰거나,

낚싯줄이나 그물에 엉키거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거나,

상어에게 물리거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오더의 말에 너무 미안했다.

상어는 해달을 먹지 않지만 해달을 무는 상어가 많아지는 까닭도 확실치 않다.

바다가 따뜻해져서일 수도 있고, 해달이 숨어 지내기 좋아하는 해초숲이 줄어들어일지도 모르고

해달과 서식지가 비슷한 코끼리물범 때문일지도 모른다.

코끼리물범은 상어가 좋아하는 먹이니까 말이다.


왜인지 모르나 어쨌든 오더는 상어 물림 사고로

3년 전 엄마를 잃은 후 해달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해달은 아니지만 해달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인간들은 아기 오더가 죽지 않길 바라며

친절히 보살폈고 수영 연습도 시켰고 아생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를 도와주었다.

안타깝게도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오게 된 오더를 살리기 위해 인간들은 최선을 다했다.

상어에게 물려 찢긴 상처를 수족관 관리자들이 수술해 주고 재활 치료도 했지만,

오더는 156번에서 재즈가 되고 말았다.

카이라는 트와일라가 되어 있었다.

인간들이 이름을 붙여 주면 여기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카이라가 구조되었을 땐 요즘 많은 해달이 앓는 병에 걸려 덜덜 떨고 있었고 

그 후 죽어 있는 새끼를 낳았다. 작고 생기 없는 몸을 몇 시간이나 꼭 끌어안고 있던 카이리에게서

인간들은 죽은 아기를 조심스레 분리했고 얼마 뒤 카이리에게 인간들은 아기 해달을 맡겼다.


엄마를 잃은 아기들에게 해달로 살아가는 법을 인간이 가르치는 대신,

더 이상 야생에서 살 수 없게 된 진짜 해달들에게 맡기기로 한 인간들은

트와일라와 재즈에게 아기 해달을 맡겼다.

카이리와 달리 사고뭉치에다 제멋대로인 오더는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한다며,

아기를 돌보지 못한다고 거부했지만, 

카이리가 "노는 건 잘 하잖아." 하고 빙그레 웃어주자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두려움에 떠는 아기 해달들을 보며

해달이 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니까, 물은 놀이를 뜻하고

놀이는 해달이 사는 목적임을 알려주기 위해 꼬마들의 선생님이 되기로 했다.

자신의 엄마가 그랬듯이 잠수해서 홍합 따는 법, 주운 조개를 여는 법,

해초를 몸에 감고 자는 법, 상어를 두려워하고 인간을 피하는 법,

신나게 노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해달 선생님이 된 것이다.

자신에게서 배운 기술을 야생의 바다로 뛰쳐나가 써먹으며

모험하고 실수하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겠지만

세상은 두려워할 대상은 아니라는 가르침을 아기 해달에게 전수하며 최선을 다했다.


#장난꾸러기해달오더   #몬터레이베이수족관   #감동실화  #해달  #핵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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