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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자기 철학이 필요한 나이 - 내 삶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당신에게
이서원 지음 / 땡스B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콩나물대학교를 통해 지혜를 공유하고, 나우리가족상담소 소장으로서
수만 명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온 이서원 교수가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후,
중년들에게 진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지 물으며
내 삶의 결정권을 되찾아주는 응원과 위안의 메시지가 듬뿍 담긴 에세이이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대사를
일깨워 주는데 괜스레 눈물이 핑 도는 걸 보면, 무의식 어딘가에서 이번 생은 망했다며
자책을 하고 있었나 보다.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그 대신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망한 삶은 없고, 삶이 망했다고 믿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는 말이 찡했다.
우리는 모두 제자리 뛰기를 하며 산다. 제자리 걷기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 아주 살짝 한 걸음만 앞으로 내디뎌도 큰 걸음이라는 생각을 하니,
망한 삶은 없다고 수긍하게 들었다.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 하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배우려고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과의 관계가 달라진다. 다른 사람을 이기려 들면 아이이고 배우려 하면 어른이다.
나는 몸만 어른인지, 정신도 어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나는 못난 사람일 수 있지만,
나만의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일 수도 있다.
잘나고 못났다는 평가는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이다.
기준이 달라지면 평가도 달라진다.
세상의 기준으로 나를 재단하고 평가하는 일은 온당치 않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기준을 발견하기 전까지
나는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존재일 뿐이다.
나에 대한 평가를 함부로 세상에 맡기지 않는 줏대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세상은 더 이상 두려운 곳이 아니다.
너는 너로 살고 나는 나로 살면 다른 사람에게 적대감을 가질 이유도 없고,
나를 과시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답게 살면 된다.
나답게 사는 것, 본래의 자기 모습을 발견하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린 시절에는 생명을 꽃피우는 기쁨의 꽃이 피고,
청년기에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열정이라는 꽃이 피고,
중년기에는 최선을 다해 살아온 시간이 저마다의 결실로 돌아오는 즐거움에 꽃이 피고,
노년기에는 무슨 일에도 쉽게 동요하지 않는 지혜의 꽃이 핀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때가 좋은 때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젊을 때는 활력이 넘쳐서 좋고 나이가 들었을 때는 지혜가 충만해서 좋다.
매 순간 그때에 어울리는 꽃이 피었다가 때가 되면 지고
또 다른 꽃이 피어오르는 것이 우리 인생의 여정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인연과 인맥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인연은 상대가 중심이 되는 관계이고, 인맥은 내가 중심이 되는 관계다.
사람이 좋아서 만나면 인연이 되지만 나의 이득을 위해 사람을 만나면 인맥이 된다.
인연을 이어가는 일은 즐겁고 아무런 힘이 들지 않지만,
인맥을 유지하는 일은 피곤하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맥에서 인연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마음은 잔잔한 바다처럼 평화로워지기 시작한다.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데는 인맥을 100명 만드는 것보다
단 한 사람의 인연을 쌓는 것이 훨씬 나으니, 인맥 쌓느라 에너지 낭비할 필요가 없다.
법륜 스님께서 결혼 적령기란 길가는 어떤 여자를 만나도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생기는 때라고 하셨다.
아마도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넓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외로울 때 하는 결혼이 제일 위험하니, 이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때
결혼해야 된다는 말은 너무 유명하다. 그래야만 배우자를 애먹이지 않고 함께 잘 살 수 있다.
결혼 적령기는 나이가 아니라 자립과 성숙의 문제이다.
부부 사이의 문제는 대부분 사람의 미숙함에서 생긴다고 한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상대에게 맡긴 채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화를 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알면서도 끝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다 보면
다툼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자신의 미숙함을 스스로 성장시켜 성숙함으로 바꾸려는 게 아니라
상대를 통해 채우려고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미숙함은 자신의 불행을 키우는 독약이 됨은 부부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독약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나의 미숙함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가 반성하게 되었다.
#오십자기철학이필요한나이 #콩나물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