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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
이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흥업소를 운영하던 엄마와 새아빠가 4번이나 바뀐 집,
10살부터 7년간 학교를 가지 못했던 어린 시절,
저자는 '자기 연민'이라는 이름의 그늘 속에서 살아왔다고 용기 있게 고백한다.
보호받지 못한 채,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존재조차 지워진 아이처럼
긴 시간을 버텨내며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다'라고 믿으며 살았단다.
경찰에게 쫓기지 않기 위해 딸의 주민등록번호까지 말소하는 엄마와 살면서,
병원에 갈 일이 생기지 않게 건강해야만 했던 10살 아이의 심정이 어땠을까
감히 생각해 보니 정말 가슴이 미어졌다.
게임중독에 빠진 부모 대신 알바를 해서 월세를 내고,
본인은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것을 무력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이 없었고, 편히 기댈 어른도 없었고,
새아빠의 폭력까지 더해지면서 '다들 이렇게 사는 거겠지.'라는 체념으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작게 만들어왔던 저자는
스스로 집을 나오면서 사랑은 누군가에게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려 애쓰는 순간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에
조용히 시작된다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가족을 끊어내야만 비로소
제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스스로 가족을 떠나 쉼터로 들어가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좀 서글펐다.
한부모가정 지원금을 받기 위해 쉼터에서 퇴소하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엄마를
끊어내야 하는 그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열일곱 스스로 찾은 쉼터에서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1년 8개월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며
'기적 같은 아이'가 되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였다.
잃어버린 10대를 야무지게 보상받고 꽃길만 걸을 줄 알고 의기양양했다가,
자신은 뭐든 잘하는 야무진 사람이 아니라 뭐든 할 줄 아는 어중간한 사람임을
자각하고 좌절하고는 환경을 탓하고, 어른들을 탓하고, 자기 자신을 탓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니, 저자가 얼마나 굳건하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첫 해외여행이 된 말레이시아 단기 해외 선교를 통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고마워할 줄 아는 선한 마음을 보여준 원주민 아이들을 통해
현생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감정으로 자신을 마주 볼 수 있게 되고,
성장통을 주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자기 돌봄 여행 멘토가 되어 사랑을 전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부터 멀리 떠나 내 안의 작은 나를 달래주기까지를
모두 드러내 보이는 용기를 낸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저자는 여행 크레이터로서 낯선 사람과 여행을 통해 누군가의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어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을
여행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 멋진 저자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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