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칠리아로 가라는 말이 있단다.
기원전 8 세기경 본토에서 이주해온 그리스인들이 시칠리아 곳곳에 세운 폴리스를 세웠고,
본토와 대등한 세력으로 성장하며 지중해 세계에 또 하나의 문명축을 이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 그리고 이탈리아 통일까지 유럽의 주요 왕조와
제국이 스쳐간 역사가 시칠리아에 집약되어 있다.
여행 문학가 더글라스 슬라덴이 시칠리아로 가라고 말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많은 외세 침략을 겪은 시칠리아는 그 굴곡진 역사의 흔적을 유적 속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지배자가 바뀔 때마다 기존 유적을 허물기보다는 그 위에 증축하고 개축하며
새로운 신을 모셔왔기 때문이란다. 퇴적층처럼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흔적이 건축물에 또렷이 남아
섬 전체를 2700년에 걸친 유럽 문명의 유산이 펼쳐진 거대한 야외 박물관으로 만들었다니
너무 가보고 싶어졌다. 역사와 인문에 대한 스토리텔링만 간직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천상의 휴양지이고, 영화와 와인의 향기가 가득한 예술가 감성의 섬이기도 해서
다녀온 사람들이 모두 경력히 추천하는 최고의 여행지이니 말이다.
특히 괴테가 사랑했다는 타오르미나의 노을이 너무 궁금해졌다.
붉게 물든 하늘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에트나 화산 토양에서 자란 미네랄이 풍부하고 산도가 높은
와인과 해산물의 궁합도 뛰어나고 황홀하다고 하니 괴테가 감탄한 곳이 얼마나 좋을지 기대된다.
역사, 문화, 예술, 자연 등 모든 면에서 경이로운 풍광과 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영화 <대부 1>를 보지 않아서 저자의 감성에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소설이나 영화 속 장면을 감명 깊게 기억하고 마음에 품고 오래도록 간직했다
직접 그곳에 갔을 때의 벅차오르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소설 <대부>의 배경은 원래 팔레르모주의 콜레오레마을이지만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은 사보카를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당시 콜레오네 마을이 경찰과 마피아 간의 충돌로 치안이 불안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콜레오네 가족의 호화롭고 부유한 미국 생활과 빈곤에 시달리는 시칠리아 시골의 모습을
시각적 대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사보카를 선택했다고 한다.
중세 무역가 상업의 중심지였던 포르차 다그로의 중세 건축과
풍부한 역사적 배경이 영화의 진정성과 깊이를 더했다고 한다.
감독이 콜레오네 마을 대신 사보카와 포르차 다그로를 택한 것은
실용성과 미학 그리고 역사적 배경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보니 시칠리아 북동부 메시나 지방에 위치한
사보카를 가기 전에는 꼭 영화 <대부>를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정말 감동이 배가 될 것 같다.
황금빛 도시라고 불리는 노토 또한 궁금했다.
1693년 대지진 이후 다시 지을 때 인근에서 채취한 연암 석회암으로 건축했는데,
이 돌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햇살을 머금은 석조 건물들이 늦은 오후가 되면 황금빛을 반사하며
도시 전체를 따뜻한 색감으로 감싼다니 얼마나 멋질까 궁금하다.
금빛 석재로 지어진 건물들이 햇살을 받아 따스하게 빛나고
섬세한 조각과 발코니들이 거리를 수놓는 풍광에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더해지니,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미국 대기업 글로벌 임원이자 국내 비즈니스 합작 파트너로서
30년간 가까이 근무한 저자가 출장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시칠리아에서 하면서,
어느 곳 하나 덜 빛나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시칠리아의 모든 장소와 시간이 주연이 되어 다가왔단다.
섬 곳곳에 흩어진 유적들을 둘러보는 것도 경이로웠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과 느릿한 속도를 바라보며
잊고 있던 삶의 리듬과 숨결을 되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니 시칠리아가 더 궁금해졌다.
효율보다 여백, 속도보다 깊이를 가르쳐 준 시칠리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로운 사람들의 웃음이 기대된다.
시칠리아는 저자에게 유럽의 과거를 간직한 박물관이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야 함을
시칠리아의 바람결이 알려줬다고 하니 시칠리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나의 삶을 마주하고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빠른 시일 내에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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