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여 중용을 지키며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지침서가 될 파스칼의 글들을

잘 알려진 친숙한 예시들과 연관지어 설명해주니 이해가 쏙쏙 되었다.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가난했기에 부지런하게 되었고,

허약했기에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었고, 부족했던 교육으로 인해 자신을 낮추고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며 

부족하게 주어진 현실을 큰 은혜로 여겼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 비천함을 극복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삶은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기에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직시함으로써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의 고통과 어려움에도 관심을 가져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고 연대와 공감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된다.


이성과 논리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성과 논리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의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감정과 직관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과 이성을 7:3 균형으로 상호보완하는 것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관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무엇이든 균형이 중요하다.

생각을 너무 협소하게 하면 고집스러워지고,

생각을 너무 깊게 많이 하면 광신적으로 변한다.

지나침과 부족함을 경계하고 중용을 유지하는 것이

사고의 균형와 소통에도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소홀히 한다는 말에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과 깊은 유대와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타인을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겠냐 말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자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 성숙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므로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작은 실수나 사소한 오해에서 불안이 싹트고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처럼,

반대로 생각하면 작은 일들이 큰 위안을 줄 수 있다.

작은 즐거움들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큰 불안 속에서도 작은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므로

긍정적인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하여 좋은 습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삶을 조금 더 즐겁게 하는 지혜이다.


인생의 3대 난제인 죽음, 빈곤, 무지의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고 해결하려고 맞서야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찾을 수 있다.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면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어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사회적 불평등 문제로 연결되는 빈곤을 극복하고 

나눔과 기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노력을 한다면

사회는 좀 더 안정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면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고난의 연속인 삶에 좌절과 실패는 늘 우리 곁에 있다.

고난을 의식하고 극복하면 행복과 기쁨을 성취하여 성장할 수 있으니,

끊임 없이 배워 더 넓은 세상을 탐구하라는

파스칼의 인생해법을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파스칼인생공부  #파스칼  #리텍콘텐츠출판사  #중용 #철학  #인문학  #팡세

 #신간 #베스트셀러 #자기개발 #자아성찰 #좋은글귀 #명언 #인생공부 #책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포포! 팜파스 그림책 21
오월 지음 / 팜파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만화 <일하는 세포>를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게 봐서

면역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일하는 세포>가 과학 용어가 등장하고 면연의 기본 원리를 배울 수 있어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중학생에게 추천할 만한 만화라면

<안녕, 포포>는 그야말로 유치원생 용이다.

혈소판을 모티브로 쓴 그림책이라 과학적 지식은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상처 부위의 딱지를 긁어서 또 상처를 만드는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준다면, 포포의 고마움을 알게 되어

상처가 덧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5살, 천방지축 기동이를 지키는

혈소판의 중요한 임무가 앙증맞은 그림과 잘 어울려져 있다.

넘어지거나 긁히거나 다쳤거나 했을 때,

서둘러 밧줄을 챙겨서 분주히 상처 부위를 꿰매는

혈소판들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게 그려져 있다.

혈소판의 활약으로 출혈이 멈추는 시끌벅적한 하루가 지나고,

왁자지껄 나흘이 흘러 몇 밤을 더 거쳐야

튼튼한 딱지가 완성되어 상처 부위가 안전하게 아무는데,

비상 상황 발생이다.

간질간질 상처 부위를 긁으려는 기동이에게

기동이의 상처를 공사하는 포포가 꿈에서 인사를 건넨다.

포포가 새살이 돋아나도록 마지막 벽돌을

기동이에게 직접 쌓아보라고 건네고,

적혈구를 타고 둥실둥실 날아서 

기동이가 비어 있던 마지막 빈자리에 채우는 기동이는

포포에게 고마워하며 상처를 치유한다.

혈소판을 모티브로 해서 이렇게 귀여운 그림책이 탄생하다니,

어른들에게는 당연하지만 아이들은 궁금해하는

과학적 원리가 담긴 그림책이 또 기대가 되는 그림책이었다. 

#안녕포포  #그림책  #혈소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늘을 움직여라 - 뜨개 애호가의 기쁨과 성공을 위한 단계별 가이드
셸리 브랜더 지음, 서라미 옮김 / 윌스타일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취미가 일인 조비(jobby)를 실현한 여성 CEO의

뜨개 공방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 성공기일 줄 알았는데,

셸리 브랜더의 삶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아

기대 이상으로 삶에 대한 자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그녀가 광고 사업을 그만하고 뜨개 공방을 연 이유,

세계적인 뜨개 행사인 Knit Staers를 론칭하게 된 과정,

프랜차이즈 아이디어가 온라인 비즈니스가 되고

"세상을 함께 뜨자."라는 세계적인 운동으로 성장하는 과정

역시 흥미진진하다.


셸리 브랜더는 공감 덕분에 자신은 더 좋은 친구, 더 나은 작가, 

더 나은 협상가, 더 나은 마케터, 더 나은 엄마, 더 나은 커뮤니티 운영자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시간을 들여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상황을 볼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삶을 얼마나 크고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나만의 편물을 만드는 뜨개에는

차분한 마음과 리드미컬한 무언가가 있는 명상적이고 마술적인 일임을

뜨개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 뜨개를 즐기는 과정 자체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무력감을 강력하고 조용한 생산성으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뜨개를 하다 보면 완벽은 이룰 수도 없고 바람직한 목표도 아니라는

인생의 진리를 체득하기도 한다. 

수천 코를 뜨는 동안 실수를 할 수밖에 없고,

실수한 것은 다시 풀어서 시작하면 된다.

또 모든 코를 완벽하게 떴다 해도 장력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실패를 최적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배우면 더 성장해나갈 수 있을 뿐이다.

그래도 24시간이 넘는 진통 중에도 아기에게 입힐 스웨터를 떴다고 하니

뜨개를 좋아한다고 해서 아무나 루프스 프로덕션의 CEO가 되는 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자폐증과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 등에 대한 연구도 있고,

식이요법과 대체요법에 대한 정보들도 많지만,

자폐라는 용어조차 흔하지 않았던 시절에

출생 직후부터 모유 수유 식단에서 유제품을 없애기 전까지 

6주를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생후 1년 동안 항생제 부작용으로 애태우고,

카페인 프리와 글루텐 프리 식단을 시작하고 나서야 

아이의 건강이 개선됨을 확인하고 건강이 회복되는 걸

모두 곁에서 지켜보며 고군분투했던 부모의 심정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첫째 아이를 자폐증에서 구하기 위한 투쟁과 반려견 퍼가 받은 공격과

둘째 아이의 거식증, 셋째 아이 출산 후 6주 후 태반 정체 수술을 받는 등

온갖 시련들의 연속을 보며,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영화 같은 삶을 살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을 백업하고 학습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단순히 글로벌 뜨개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업가가 아니라,

인생극장의 주인공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선사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창조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친구 미셸 팰존으로부터 배운

  1. 모으기(연구하고 학습하며 정보와 경험을 흡수하기)

  2. 스며들기(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3. 만들기(작업을 하거나 물건을 만들기)

  4. 축하하기(신이 그것을 "승리"라고 인정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당신이 창조한 것,                                                           당신 자신, 그리고 당신을 도운 사람들을 축하하고 인정하기)

  5. 활력 되찾기(충분히 휴식하고 에너지를 복원하고 리셋하기.                                                                                               에너지 탱크를 새로 채움으로써 다시 창조할 힘을 얻고 강해진 느낌을 받으며                                                                다음 창조를 위한 준비하기)

를 실천하여 "세상을 함께 뜨자"를 매일 반복해서 공유하고 있는

멋진 뜨개 애호가를 알게 되어 유익하였다.

#바늘을움직여라  #셸리브랜더   #세상을함께뜨자  #Loops  #knitstar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극 탐험의 영웅 톰 크린 I LOVE 그림책
제니퍼 썸즈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세기 초, 지구상에 남아 있던 마지막 미개척 대륙 남극 탐험에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했다.

남극 탐험하면 아문센과 스콧의 열띤 경쟁과 성공과 실패의 원인 분석이 떠오르는데 

톰 크린이란 인물은 생소해서 궁금했는데 아일랜드인이었다.

1등만 기억하는 시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잊힌 영웅들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불굴의 의지와 도전 정신으로 쟁취하기 위해 뒷받침해 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극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의 이야기를 펼쳐보았다.


아일랜드 서부 해안의 농가에서 태어난 가난한 청년이었던 톰 크린은

대부분의 고향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바다로 나가게 되었다.

열여섯이 되던 해 영국 해군에 입대하고 어느덧 10년이 흘러 뉴질랜드 항구에 있을 때, 

스콧 대장의 남극 탐험 대원 중 한 명이 갑자기 배를 떠나는 바람에

톰은 남극 탐험에 함께 하게 된다.


처음에 급조되어 스콧 대장과 함께 했지만, 톰은 능력을 인정받아

스콧이 이끄는 디스커버리호와 케라노바호를 타고 두 차례나 남극 탐험 길에 올랐다.

조랑말을 선택했던 스콧 대장은 남극점을 241km  정도 남겨 두고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할 대원 4명을 선발했고, 톰은 다른 대원들과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야 했다. 비타민 C 부족으로 괴혈병에 심하게 걸린 대원의 상태가 

나빠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썰매에 태워 가다 모두 너무 지치자

톰은 혼자 빙붕을 가로질러 56km를 18시간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톰 덕분에 두 대원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에번스곶에서 겨울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스콧 대장과 대원들을 기다렸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봄이 되자 톰과 수색대는 꽁꽁 언 스콧 대장과 대원 두 명을 찾아냈다.

영국으로 돌아온 톰은 그의 용기 덕분에 영국 왕실로부터 앨버트 메달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어니스트 섀클턴 대장과 함께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세 번째 남극 탐험을 했다.

불행하게도 인듀어런스호는 얼음이 배 양쪽에 단단히 박혀 침몰했고

대원들은 배를 버리고 구명정을 띄웠다.

꼬박 7일을 노를 저어 빙산 사이로 빠져나와 엘리펀트 섬에 도착했고,

구조 요청을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사나운 바다를 건너야만 했다.

1280km나 떨어진 고래잡이 기지로 도움을 요청하러 가기 위해

섀클턴 대장은 강한 대원 5명을 뽑았고 그 가운데 톰이 있었다.

5명의 대원들은 교대로 배의 키를 잡으며 자신들이 가는 곳이 옳기만을 바라며

2주 넘게 바다를 헤맸고, 드디어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했다.

그러나 고래잡이 기지는 섬 반대편에 있어서 빙하 산맥을 넘어야만 했다.

섀클턴, 프랭크 워슬리, 톰 크린 세 사람은 서로를 밧줄로 연결하고

36시간 만에 사우스조지아 산맥을 넘어 구조 요청에 성공했다.

톰은 선발대가 되어 또 거대한 얼음 장벽을 넘었다.

덕분에 인듀어런스호에 탔던 28명의 대원들도 모두 살아남았다.


세 차례의 파란만장한 남극 탐험이지만,

실패한 탐험이기에  그의 용맹한 영웅적 행동이 쉽게 잊힌 것 같아 안타까웠다.

섀클턴 대장이 톰에게 다시 한번 남극 탐험을 하자고 했지만,

톰은 어릴 적 친구인 엘렌 넬 헐리히와 결혼해서 딸 셋을 낳아 기르고 있어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톰과 넬이 운영하던 '사우스 폴 인'이라는 술집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하니,

아일랜드 여행할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 보고 싶다.


고향에서 영웅적인 행동과 모험으로 존경받았지만,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기 위해 싸우고 있던 시절이라

생애 대부분을 영국 해군으로 일했기 때문에 스스로는 남극 탐험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는 굳건한 한 사나이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남극 탐험가들의 대부분이 영국의 상류층 출신이라, 

남극 탐험 후 책을 출간하고 강연하고 뽐냈지만

아일랜드인인 톰은 침묵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의 업적에 비해 유명세가 없긴 하지만, 동료들의 글에서도 

충성스럽고 용감하고 강한 체력과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끔찍한 위험과 불가능한 상황을 혼자서 또는 팀원들과 함께 헤쳐냈던

톰 크린의 용기와 끈기를 기념해서

남극 빅토리아랜드의 크린산과 사우스조지아의 크린 빙하 이름이 새겨지게 된 것도

알게 되어 유익하였다.

#남극탐험의영웅톰크린  #톰크린  #크린빙하  #크린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앙드레 지드가 미국 문단의 기적이라고 칭송했던

카슨 매컬러스는 열다섯 살 때 열병을 앓고 

몇 번의 뇌졸중을 거쳐 서른 살 초기부터 걷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로 

육체적 고통을 겪으며, 평범한 세계관에 순응하기 힘든 소외된 영혼의 열망과 고독을 

주제로 한 천재 작가로 알려져 있다.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이 작품은

기묘한 삼각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색하는 수작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세 사람의 어긋난 기이한 사랑이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미스 어밀리어는 아버지에게서 생필품을 파는 가게를 물려받은 데다

지역 최고의 술을 빚어내는 양조장도 운영하는 부자에,

의사로서도 최고였다. 6척 장신에 골격이나 근육도 남자 같긴 해도

사팔뜨기만 아니었다면 꽤 잘 생긴 여자여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들도 제법 있었지만,

남자의 사랑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혼자 살았다.

그랬던 그녀가 선택했던 열흘의 이상하고 위험천만한 결혼 생활에

마을 사람들은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였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자라 겁 없고 잔인한 청년으로 성장했던 

마빈 메이시가 돈 때문이 아니라, 키 큰 외로운 사팔뜨기 소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무려 2년 동안이나 숨기면서 완전 새사람으로 변했다.

동생에게도, 자신을 거두어 길러준 어머니에게도 잘 하고, 

종교 집회에도 참석하고 욕하고 싸우지도 않고 

모든 면에서 자신의 성격을 개선하고

미스 어밀리어를 찾아가 고백을 했고 둘은 결혼을 했는데,

첫날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둘이 원수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사랑이 마빈 메이시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은 것처럼

미스 어밀리어도 덜 유별난 여자가 되리라는 

마을 사람들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끔찍이 사랑하는 신부와 잠자리도 같이 하지 못했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파다해지고, 결국 쫓겨나게 된 신랑은 다시 본색이 드러났다.

사랑의 힘으로 변했던 마빈 메이시에게서 사랑이 사라지자

그는 주에서 발간되는 모든 신문에 실릴 정도로 악명 높은 범죄자로

전락하게 되어 결국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기괴했던  결혼 생활이 잊히고 혼자 살던 미스 어밀리어에게

새로 나타난 사랑은 사기꾼 같은 꼽추 라이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쓰레기 같은 잡동사니만 가득 찬 가방 하나를 들고

아무 연고도 없는 마을에 나타나서는 미스 어밀리어의 친척이라고 우기며

주저앉아 펑펑 울어대는 황당한 거짓말쟁이 꼽추의 

어떤 부분이 미스 어밀리어의 사랑의 세포를 일깨웠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랑의 콩깍지가 씌여 모든 걸 라이먼에게 바치는 미스 어밀리어와

미스 어밀리어의 재산이 모두 자기 것인 양 의기양양한 구는 라이먼의 모습이

너무 이상했다. 라이먼이 자기 자신과 세상의 모든 것들 사이에 

즉각적으로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특이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원래 사랑이란 게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 아니겠는가.

미스 어밀리어가 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라이먼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라이먼은 무위도식하며 그 사랑을 당연하게 받기만 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물론 꼽추가 워낙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교적이어서

미스 어밀리어가 잔인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계산적인 태도가 누그러지고,

의사 역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잘해나가고, 그녀가 만들어 파는 술이 더 맛있어지고,

그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인근에서의 유일한 유흥장으로 잘 운영되는 것은

분명 미스 어밀리어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이었다.

사랑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내 눈에는 혼자만의 세계에서 외로웠던 미스 어밀리어가

수다쟁이 라이먼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오직 열흘간의 결혼 생활을 제외한 모든 것을 라이먼에게 이야기하고,

라이먼을 절대 신뢰하며 카페를 운영하던 행복한 시절은

마빈 메이시의 등장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라이먼이 마빈 메이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엇갈려버린 사랑의 작대기는 늘 불행을 초래한다.

미스 어밀리어의 카페는 마을 사람들은 단 몇 시간이라도

이 세상에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쓰라린 생각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는

소중한 장소였는데, 슬프게도 그 카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미스 어밀리어와 마빈 메이시의 빅 매치에서 미스 어밀리어가 승리를 거둘 찰나,

라이먼이 미스 어밀리어를 공격하고 그들의 기괴한 사랑은 끝이 났다.

라이먼은 미스 어밀리어를 배신하고 미스 어밀리어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마빈 메이시와 함께 도망갔다. 

자신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라이먼이 메이시에게 미쳐 있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던

미스 어밀리어는 그 배신을 당하고도 3년간 라이먼을 기다리고

카페 건물을 봉쇄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고, 

카페가 사라진 마을은 황폐해졌다. 

사랑의 힘으로 생겨난 카페는 완전히 퇴락하여

사랑의 덧없음, 폭력성의 상징이 되어 허무하게 가버린 사랑에 대한 비가가 되었다.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기에

고통을 수반하고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라는 게 작가의 사랑론이 

잘 드러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되지 않아 난해하게 느껴졌다.


#슬픈카페의노래  #카슨매컬러스 style="line-height: 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