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기획 그림 동화책이라니
어떤 이야기일지 무척 궁금했다.
과거의 사람들이 남긴 중요한 기억들이 담겨 있는 소중한 기록유산 중
안타깝게도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훼손 위기에 있는 것들이 많다.
이런 기록유산들을 제대로 보존 보호하여 그 안에 담긴
세계의 기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설립되었다.
2020년 7월 우리나라 청주시에 문을 연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세계기록유산에 대한 보존 보호를 지원하고
세계기록유산을 통한 다양한 연구, 교육,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그림책은 덴마크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원고 및 서신에
대한 헌사였다.
예쁜 아기 오리는 곰에게 조금만 더 놀자고 하지만
곰은 충분히 놀았다며 제발 잠 좀 자자고 한다.
토라진 아기 오리가 달님을 보며
왜 따라오냐고, 혹시 곰이 밤길 비춰 주라고 했는지 묻는 장면은
투닥투닥 거려도 아기 오리가 곰과 사이좋은 친구임을 짐작하게 한다.
달님에게 퀴즈를 낼 테니 맞춰 보라며
쫑알쫑알 거리는 오리를 보니 호기심 대마왕 에너자이저 아이들과
그들의 체력에 못 미치는 부모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집에 갈 때까지 심심해서 그러니 제발 놀아 달라고
달님에게 애원하는 오리의 밝고 명랑한 모습에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임을 알 수 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좋아하는지
소심한 여자 물고기가 무심한 남자 사람한테 반해서 짝사랑하는 이야기,
옷을 훌러덩 벗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멋지다고 칭찬하는 이야기,
자기는 백조인데 오리한테 엄마라고 하는 이야기의 제목을
맞춰보라는 오리의 질문에 달님은 척척 답하고
달님과 오리는 신이 난다.
달님이 오리에게 왜 안데르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묻자
오리는 당황해서 내일 말해준다 하고
곰네 집으로 다시 와서 곰에게 왜 안데르센을 좋아하는지 묻는다.
곰은 엄마가 읽어주면 마음속에 뭐가 막 차올라 좋아한다고 답한다.
심심한 건 마음이 배고파서 그런 건데, 동화를 보면 마음이 든든해진다고
야무지게 답해주는 곰에게 오리는 자기들이 뭐 하고 놀았는지
곰이 어떻게 다 기억하는지 궁금해한다.
곰은 일기를 써서 그렇다 답하고,
둘은 서로의 일기장을 읽어준다.
오리와 곰은 서로 놀아줘서 고마워하고 기뻐하고 있었다.
밤이라 제발 잠 좀 자자고 시큰둥했던 곰이지만,
오리가 다섯 번이나 찾아와서 특별한 날이었다고,
오리가 보고 싶은 날에는 일기를 꺼내 볼 거라고 쓴
곰의 이쁜 마음이 느껴졌다.
오리도 감동했는지 자기도 힘들 때 자신의 일기장에도
곰이 나오니 일기를 꺼내 볼 거라고 말하는
예쁜 아기 오리와 곰 절친을 달님이 흐뭇하게 쳐다보는
이쁜 그림 동화책이었다.
예쁜 아기 오리와 곰처럼 서로를 위하고 시간을 함께 나누는
고마운 친구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일기를 쓰는 두 친구를 통해 기록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고
안데르센의 동화도 떠올리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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