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잘라놓은 시간의 마디, 고요하다. 하지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잘린 면은 예리하고, 온도는 뜨겁다. 숨을 죽이고 읽다 보면 명치 끝이 아파온다. 타블로, 멋지다. 애독자가 될 테다."

이번에 출간된 타블로의 단편소설집 <당신의 조각들>을 읽고 선배 가수 겸 소설가(<지문 사냥꾼>)인 이적이 쓴 추천글입니다. 1998년부터 2001년 사이, 타블로가 미국에서 쓴 단편 10편이 담겼습니다. 원래 영어로 씌여진 글을 저자 스스로 한국어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간의 삶의 이력답게 소리와 영화, 글쓰기가 소설의 주요 소재로 다루어진 점이 눈에 띕니다.
 
이야기들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유사합니다. 부서진 가족, 어딘가 결여된 채 흑백영화처럼 명암만이 존재하는 하루하루, 희미한 가로등이 비치는 텅빈 거리...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는 일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 돌이킬 수 없지만 계속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과거가 소설 속 인물들을 짓누릅니다. 소설가로서의 평가는 제가 할 몫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작가가 어떤 특유의 분위기-어느 날 어느 때의 공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런 부분에서 타블로는 확실히 성공하고 있습니다.

- 알라딘 도서팀장 박하영 (http://blog.aladin.co.kr/this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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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조각들
타블로 지음 / 달

"우린 저마다 다르고 또 달라요"
인기 그룹 '에픽 하이'의 멤버 타블로의 첫 소설집. 보물처럼 품어왔던 스무 살 무렵의 비밀과 흥분을 담아낸 단편집이다. TV 감정 프로그램을 통해 그 존재를 알렸던 '안단테'를 비롯하여 '우리들 세상의 벽',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 '쉿', '승리의 유리잔', '최후의 일격' 등 10편의 이야기가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이야기는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을 그린다. 각박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고유한 의미를 지닌 '세대의 대표'가 제시하는 고요, 절망, 비밀, 위안과 희미한 희망을 맛볼 수 있다. 'Nowhere in New York + 10 Pieces 1998-2001'로도 불릴 수 있는 이 책은 작가인 타블로가 영어로 쓴 소설들을 직접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 문학 MD 김재욱

작가의 말 : 10대의 끄트러미와 20대의 시작 지점에 썼던 글들을 20대를 보내며 정리하는 일은 참 묘하다. 번역을 하고 퇴고를 하면서, 이 글들을 썼던 당시보다는 조금 성숙해진 내가 그때의 나를 이렇게 저렇게 타일러주고 싶기도 했고, 보듬어 안아주고 싶기도 했다. 아름다웠던 만큼 슬펐던, 슬픈 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했던 날들. 그때와 많이도 멀어진 지금, 어떻게 보면 나는 여전히 제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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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클립 한 개
카일 맥도널드 지음 / 소담출판사

"당신의 빨간 클립은 무엇인가요?"
빨간 클립 한 개로 시작하여 열네 번의 물물교환 끝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이루어낸 저자의 실제 이야기. 그는 '비거 앤드 베터(Bigger and Better) : 더 크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꾸기' 놀이를 계획하고, 2005년 7월 12일에 빨간 클립 한 개를 교환하고 교환한 끝에 1년 만인 2006년 7월 12일 키플링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더불어, 상대 가치에 기초한 블로그 상의 개인간 물물교환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과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생활습관을 엿볼 수 있다. 꾸밈 없는 실화임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도 수록하였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이 계획을 진행하면서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좌우명, 격언 등을 실었다. 화제성, 읽는 재미, 감동, 교훈을 두루 갖춘 새로운 형태의 자기계발서로, 과연 우리 각자의 '빨간 클립'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한다.
- 경영 MD 홍성원

책속에서 : 가장 힘든 부분은 현관문을 나서는 것이다. '만약'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움직임은 가장 낮은 형태의 헌신에 속한다. 물론 밖에 나가려면 재킷을 걸치거나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등의 사전 준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집 안에서 빈둥거리며 계속 '만약'만 가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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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데레사 나의 빛이 되어라
브라이언 콜로디척 신부 엮음 / 오래된미래

"내 안에 너무나 끔찍한 어둠이 있다." 마더 데레사 서거 10주기

"만일 제가 성녀가 된다면 분명 '어둠의 성녀'일 것입니다. 언제나 어둠에 빛을 밝히러 세상에 내려가 있을 테니 천국에는 없을 것입니다."

여든일곱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많은 이들을 마더 데레사에게로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면서도 "신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50년 동안 고뇌하기도 한 데레사 수녀 내면의 편지들이 공개된다. 타임지로부터 '무신론자와 회의주의자, 신도와 구도자를 위한 책'이자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 평가 받은 성녀이자 한 인간의 성실한 신앙고백. - 문학 MD 김재욱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고백록, 젊은 날의 방황과 아름다운 구원>, <마더 데레사의 단순한 길>, <사랑하라,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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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사진에 박히다
이경민 지음 / 산책자

"도대체 경성의 사진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근대'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몇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시내를 한가로이 가로지르던 전차나 학교, 병원, 형무소 같은 건축물들 혹은 양장을 하고 한껏 멋을 낸 모던보이&모던걸의 모습. 물론 이런 이미지들은 국사책 혹은 여러 역사책에 실린 사진을 통해 우리의 머리에 '박힌' 이미지들이지만, 그것들을 빼면 딱히 다른 것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이미지의 힘은 강렬해요. 그렇다면 그 사진들이 우리에게 강렬한 만큼, 그야말로 '신문물'로 다가왔을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강렬하지 않았을까요? 사진은 우리의 생각처럼 당시의 삶을 기록한 매체일 뿐 아니라, 당시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꾼 매체이기도 할 것입니다. 책은 바로 그런 지점에서 우리의 근대를 돌아 봅니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사진사와 사회사를 아우르며, 100여 년 전 이 땅위에서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삶을 놀랍도록 풍부하게 그려냅니다. 물론 목욕탕에서 목욕하던 여성들의 알몸을 찍으려다가 검거된 청년들, 자살하기 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 노골적인 나체 사진 광고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가득합니다!- 인문 MD 금정연

함께 읽으면 좋은 책<하늘에서 본 한국> - TV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이미지가 넘쳐나는 이 시대, 일반인들도 DSLR로 전문가 부럽지 않은 사진을 찍어대는 이 시대에 사진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먼 훗날, 사진을 통해 우리 역사를 정리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이 시기는 그저 "이미지 범람의 시대"라는 한 줄로 밖에는 표현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우리가 살고 있고, 또 찍고 있는 모습이 정말 우리가 '담아 낼' 수 있는 우리의 전부일까요? 여기, 전혀 새로운 한국의 모습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사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여기의 공간을 너무나 새롭게 포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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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2008-11-0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툭 잘라놓은 시간의 마디, 고요하다. 하지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잘린 면은 예리하고, 온도는 뜨겁다. 숨을 죽이고 읽다 보면 명치 끝이 아파온다. 타블로, 멋지다. 애독자가 될 테다."
이 책 한 번 사볼까? 하고 들어왔더니, 이적 氏의 추천글이 저를 웃기는군요. 온도는 '뜨거운' 게 아니라 높거나 낮죠.

nevereasy 2008-11-07 15:38   좋아요 0 | URL
랄랄라님 공학도시죠? ㅋㅋ

meesum 2008-11-0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카락은 얇거나 두꺼운 게 아니라 가늘거나 굵은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