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
이강룡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7월
절판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이 공감하도록 해주는 힘은 사건이나 이야기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에서 나오고 과장이나 왜곡 없는 진솔한 서술에서 나옵니다.-7쪽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고요,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늦은 게 맞습니다. 그러나 늦게나마 글쓰기 공부를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먹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대인배들은 남보다 늦게 간다 하며 조바심 내지 않습니다. 저만 잘하면 되는 것이기에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10쪽

열린 표현은 무엇보다 아는 건 안다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 하는 겸손한 태도에서 나옵니다.-13쪽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학부모들이 가끔 묻습니다. 답은 하나입니다. 읽어라 마라 참견하지 말고 부모가 열심히 읽으면 됩니다. 아이의 삶에 관여하지 말고 자기 갈 길 가면 됩니다. 그것보다 좋은 설득 방법은 없어요. 아이를 위해 읽지 말고 부모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더 좋습니다.-37쪽

메모하기 위해 책을 읽고, 메모하려고 전시회를 가세요.-64쪽

[모비딕]의 작가 허먼 멜빌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질은 오로지 대비를 통해서만 스스로 드러내는 거지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70쪽

<왕의 남자>에서는 공길(이준기)와 장생(감우성)이 이런 말을 나누죠.
"나 여기 있오. 너 거기 있지?" 처음엔 뻔한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이 영화의 주제가 담겨 있더군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자기 위치를 깨닫게 해주는 게 바로 사랑이며, 상대방이 어디 있는지 알면서도 다시 확인하고 싶은 것도 사랑 때문이죠. 그저 서로 마음을 확인했을뿐인데, 그 순간 인생은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인 듯 출렁입니다.-76쪽

후회하고 금세 잊는 자는 늘 새로운 글만 읽고 새롭게만 쓰려 하지 지나버린 것을 돌아보거나 곱씹으려 하지 않습니다. 새 댓글이 안 달리면 칭얼거리고, 댓글 달리면 땡스 리플 달아주느라 인생을 허비합니다.-78쪽

생각나는 대로 지껄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묻고 또 물어서 더 낫게 규정하고 맥락에 맞게 더 잘 보여주고자 하는 태도다 중요합니다. 자기가 고민해서 만든 결과물을 까놓고 보여주되 독자에게 고칠 여지를 주는 겸손한 제안 태도다 필요합니다.-78쪽

글쓰기 원리를 하나둘 터득하다 보면 변덕스러운 대중과 멀어집니다. 변덕스럽고 천박한 독자는 껌처럼 당장 손쉽게 빨아먹을 단물이 있는 문장에만 필 꽂히고 광분하다가 금세 뱉습니다.
글쓰기라는 호수의 고고한 백조가 괴려면 먼저 대중적인 호감도와 무관하게 자기 길을 가고자 하는 각오를 지녀야 합니다. 자신만의 독자를 잘 꾸리고 그들만 성심껏 돌본다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87쪽

배우 배두나는 자신의 매력이 뭐냐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굳이 내 매력을 꼽자면,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해본 적도 없고, 강아지처럼 애정을 갈구하는 게 아니라 고양이처럼 무심하게 있으니 괜히 한번 가서 만져보고 싶은 거 아닐까요?"-88쪽

영화 <선택>에서는 선택이란 개념을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하나를 버리는 거라고 규정합니다.-95쪽

2009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었을 때 장미란은 별로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자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무릎을 끓고 감격했죠. 그 장면을 보며 저도 울었습니다. 타인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고자 하는 당당함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106쪽

훌륭한 작가는 호언장담하는 대신 실천한 내용을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독자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몸소 시범을 보여줍니다. 독자의 감정에 참견하지도 않고, 또한 독자의 변덕에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보고 겪은 대로 소신껏 쓰고, 실제 예를 들고자 합니다.-131쪽

인간은 묙망의 덩어리입니다. 그러나 어떤 인간은 생물학적 자기를 극복하여 진정 사람다운 정신과 행위가 어떤 것인지 사유하고 또 그것을 추구합니다.-188쪽

지리산을 찾은 외국인 부부가 휴지를 주우며 느릿느릿 산을 오릅니다. 피디가 묻죠. 등산하는 것도 힘들 텐데 왜 번거롭게 휴지를 주우며 올라가냐고. 남편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쓰레기를 두세번째로 버리기는 쉬워요. 그러나 쓰레기를 처음으로 버리는 사람이 되기는 쉽지 않죠."-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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