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하는 날이라 늦게 집에 왔더니 딸은 잘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가움에 아이를 덥석 안았는데 살이 쏙 빠져서 마음이 좀 아팠다. 크리스마스선물이라며 학교에서 fundraiser를 할 때 간호사들이 쓰는 모자 400개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라며 줬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어떻게 시간을 내는 것인가?

내일은 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딸아이가 전공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는 분야의 심포지움에 참가하는데 거기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전문적으로 보이면서 세련된 옷을 입고 싶다고 했다. 전통적인 블랙이나 아이보리가 아닌 색의 옷으로. 워낙 쇼핑을 좋아하는 엄마라 내가 더 신났다는.

딸아이에게 쇼핑하고 뭐 먹으러 가고 싶냐니까 김치찌개나 설렁탕이 먹고 싶단다. 어디가 맛있을까? 설렁탕은 선농단에서 먹으면 되지만 김치찌개 맛있게 하는 집을 모르는데. 나처럼 냉면 좋아하면 좋을텐데. 어려운 숙제다.

바이올린을 가져와서 해든이랑 듀엣곡을 연주하기로 했는데 가져 올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해든이가 많이 기대했는데 실망했겠다고 하니까 해든이 비올라로 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비올라는 그래서 좋은 악기다. 비올라로 어느정도 낮은 바이올린의 소리를 낼 수 있고, 또 높은 첼로 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

피곤한 딸을 붙잡고 수다를 좀 떨었다. 화요일 오후에 다시 돌아가는 일정이라 좀 빠듯하지만 월요일에는 나도 일을 안 하고 남편도 학생들 학기말 기간이라 수업이 없어서 함께 Oak Glen Apple Farm 에 가기로 했다.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딸아이가 하는 말이 자기가 어렸을때 우리가 다 함께 그곳에 간적이 있다고 한다. 자기는 거기서 말도 탔다고. 음 그건 것 같기도 하다. 😅😅😅 난 이렇게 기억력이 없다.

딸아이가 왔으니 맛있는 것 많이 사주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쉽다. 자식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딸에게 지금 읽고 있는 <과학자들의 자화상> 책을 보여주고 그 중 몇 인터뷰가 유튜브에 올라 온 것이 있어서 함께 봤다. 이렇게 딸과 함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하니까 참 좋다. 딸이란 사람들은 참 좋은 존재다. 딸이 있어서 행복하다.

사진은 어제 남편과 함께 갔던 데스칸소정원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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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0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2-12-19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양이 살이 빠졌다니 라로님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요. 공부하느라 바쁘니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나봐요. ㅜㅜ. H양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갔나요?

라로 2022-12-20 12:09   좋아요 0 | URL
남편이 매일 챙겨줬다는데 이제 직업을 찾아서 뉴욕에 가있으니까 잘 안 챙겨먹나봐요.ㅠㅠ 그래서 H마트에서 주문해서 좀 보냈어요.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어요, 레지던트도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덜 힘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