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춤이라서 말세인가? 말장난을 하려는 게 아니다. 소설가로서 나는 예언의 내용보다는 그 형식이 언어여야만 한다는 게 더 흥미롭다.

어떤 예언가가 환상 속에서 미래의 뭔가를 봤다고 해도 그는 그것을 자신의 지식 수준에 맞춰 언어로 표현해야만 한다.

실제로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모를까, 그걸 언어로 변환한 이상 그 진의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게다가 번역까지 된다면 왜곡은 피할 길이 없다. 결국 예언은 그 형식 때문에 빗나갈 가능성이 많은 셈이다.

그와 우리 사이에는 남들 눈에도 보이는 책을 읽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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