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시이고 연락도 하지 않았으니 사실 무엇과 맞닥뜨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녀가 말한다, 하긴 당신은 일찌감치 배신하기 시작했지. 당신은 늘 배신에 편안함을 느꼈잖아.

그녀가 말한다, 한때는 당신을 무척 사랑했어. 정신을 못 차릴 지경으로 사랑했어. 정말 그랬어. 이 넓은 세상천지에서 그 어떤 것보다 사랑했어.

그걸 상상해봐.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음이 나올 일이야. 당신 그거 상상할 수 있어? 예전에 우리는 너무친밀했고 지금 난 그걸 믿을 수가 없어. 지금은 그게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거라고 생각해.

나는 보도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리 끝에서 어떤 애들이 럭비공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내 아이들은 아니고, 또 그녀의 아이들도 아니다. 어디에나 낙엽이 있다, 심지어 배수로에도. 보는 곳 어디에나 낙엽이 쌓여 있다. 걸어가는데 가지에서 잎이 떨어진다. 낙엽 속을 딛지 않고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이건 누군가 노력을 해야 한다. 누군가 갈퀴를 들고 와 이걸 처리해야 한다.

기분이얄궂다. 화가인 내 친구 알프레도가 친구들이 뭔가 평소 같지 않게 분위기가 저조할 때 쓰는 말이다.얄궂다. 지금 얄궂다.

그것이 그녀가 한 말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관하여?그러니까 우리는 책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인생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책은 그거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우리가 서로 찔러보다 사랑으로 옮겨가고, 거기서 오후의 밀회로 나아가게 된 그 몇 달 동안 혹시 장기적인 것들을 생각했다 해도 그게 무엇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야만 할까? 또 왜 우리는 어떤 위기에는 잠을 덜 자고 어떤 위기에는 더 자는 경향이 있을까?

앞마당에 나가 뭔가 소리치고 싶다. "이 어떤 것도 그럴 가치가 없어!" 그게 내가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거다.

사실 할 수 있다면 몰리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이제 그녀는 다른 사람이다. 그녀는 이제몰리가 아니다. 하지만?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나도 다른 사람인데.

마침내 편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뜸해질수록 괴상해졌다. 그렇게 가끔 마음먹고 보내는 편지 때문에 나는 오싹했다.

그녀는 그 안에 있을필요가 있어서 안에 있는 거다, 그들은 말했다. 아무도 운명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미 그것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그뒤로 알프레도는 한두 번밖에 보지 못했다. 그날 밤 이후 우리 삶은 우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거기 있던 그 다른 사람들?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메누도를 한 번도 맛보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들은 한참 더 내 앞에 서 있고 우리 누구도 더는 할말이 없다. 마치 뭔가에 관한 합의에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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