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들어오기 전에, 넷플릭스에서 영화 한 편을 봤다. 리즈 위더스픈이 나온 영화인데 내가 본 기억이 없는 옛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때나 지금이나 어떻게 늙지를 않지?)이다. 꿈을 꾸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일하는 중에 잠깐 존 것이 오프닝이다. 그녀는 응급실 의사 같다. 응급실이 아니라면 그렇게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만날 기회가 없으니까.
그러다 남주가 나온다. 남주는 마크 러팔로네. 젊어서는 러팔로도 풋풋한 청년의 모습이 있었구나! 아 미안. (마크 러팔로 나랑 비슷한 또래;;;) 그가 나오는 영화는 일부러 안 보고 할 정도로 싫어하진 않지만,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리즈 위더스픈은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좋아하지만. 하하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배우. 내가 기억하는 영화는 단 하나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Napoleon Dynamite>에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역을 맡았던 존 헤저. 그거 말고는 별로 아는 바 없는 배우인데 여기서 조연 역도 별로(물론 주인공들을 연결해 주는 큰 역할임에도;;;).
영화는 정말 한 20% 부족한 영화인데 아 놔~, 나 이거 보다가 눈물 한 방울 정말 한 방울 떨어졌다. 가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훅 들어오는 대사에 한 방 먹었다는. 뭐지? 우리 인간이라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에는 감동하는 인자가 출생 전부터 입력되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암튼, 잠깐 나오는 병원의 모습을 보면서, 어딘지 모르지만, 괜찮은 병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플라이 룸도 크고.ㅎㅎㅎㅎ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아서 줄거리를 말하거나 하진 않겠지만, 영화마다 어떤 소품이나 장치가 중요한 열쇠가 되는데 이 영화 (제목은 <Just Like Heaven>)에서 그런 소품 중 하나는 아주 사소한 tea coaster이다. 나도 예전에 P언니가 알라딘 서니데이님에게 천으로 만든 티 코스터와 다른 것들을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적이 있다. 그 티 코스터는 나보다 우리 가족들이 잘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해든이. 내가 잘 가르쳐서 (하하하) 그런지 녀석은 컵으로 뭐 마실 때 항상 티 코스터를 놓고 거기에 올려서 마신다. 컴퓨터를 할 때나 숙제를 할 때나 어떤 상황이든. 그런데 마크 러팔로는 (여기서 이름은 데이비드) 그냥 테이블에 올려놓고 마셔서 테이블에 동그란 컵 자국이 남게 하는 남자다. 여자는 그가 남긴 자국을 보고 그를 생각하고, 남자는 여자를 생각하며 티 코스터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해든이 티 코스터 사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었나? 잠깐 자책;;) 아, 참 사랑은 이렇게 사람을 변화시킨다니까!!! 그래서 비틀즈는 "All You Need Is Love"라고 한 거지.
The Beatles - All You Need is Love w/ Lyrics
ㅇㅂㅁㄷ 님이 다시 글을 올리게 되어서 좋다. 그냥 가만히 기다렸다. 언제고 기다리기만 하겠지만.
문득 나는 내가 사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처음에는 너무 뜬금없고 이상한 감정처럼 느껴졌는데 점점 선명해졌다. 뜻대로 된 적은 별로 없지만 나는 사는 게 좋았다. 내가 겪은 모든 모욕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극복해내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는 건 좋다. 살아서 개 같은 것들을 쓰다듬는 것은 특히나 더 좋다.
-<마음에 없는 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