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안 가고 있으려니 온라인 숙제가 너무 많다. 지겹다.

어젯밤에도 숙제 하나를 했다. 

어제의 주제는 

Read Chapter 8 - Ethical Concerns in Nursing Practice

Choose one of the five basic ethical concepts (beginning on page 277) that is of greatest interest to you and describe the aspects of that concept.

After posting your response please respond to one of your classmates.

나는 간호학에서 강조하는 5가지 윤리 이념(?) 중에 Veracity라는 것에 대해서 글을 썼다. 

Veracity를 한국어 사전에서 찾으면 '진실성'이라고 나온다. 내가 사용하는 교과서에서는 

“telling the truth or not intentionally deceiving or misleading clients”라고 정의되어 있다.

진실을 말하거나 고의로 속이거나 기만하지 않고, 고객을 (여기서는 환자인데 요즘 미국 병원의 추세는 환자를 환자라고 안 부르고 고객이라고 부르는;;;) 호도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그 글에 대해 글을 쓴 게 어젯밤인데, 나도 다른 학생의 글에 답글을 달려고 보니 내 글에 다른 학생이 답글을 달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내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자기 맘대로 생각한 구절이 있어서 혼자 웃었다.



사실 내가 글에서 말한 티비 프로그램은 요즘 한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넷플릭스에서 봤다.

그런데 과친구는 내가 ER이라는 티비 드라마를 보고 쓴 글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친구가 생각하는 ER은 아마 20년은 된 드라마. ㅠㅠ

내가 글에서 더 정확하게 밝혔어야 했는데 어쨌든 글이란 이렇게 왜곡될 가능성이 너무나 많다.

나는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때, 내가 소통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소통이 되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이런 숙제를 하면서까지 의미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든달까?

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도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읽는 구나,,,하는. 남만 그럴까? 나는 더 하겠지. ^^;

그러면서 체념하게 된다.


어쨌든 같은 범주이기도 하면서 아닌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의 이해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을 납득시키고 싶지 않다.

이런 게 늙어가는 것 중의 좋은 점인 것도 같다. ㅎㅎ

어쨌든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새로이가 트랜스젠더인 마현이에게 했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일기에 적어놨다, 그 대사.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는 없어. 

드라마였을 뿐인데도 굉장히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오죽했으면 일기에 적어놨을까!! 


하지만 이렇게 적어놔도 내가 완전히 유년기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나는 남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납득을 구하려고 하겠지?


지금 읽고 있는 올리버 색스의 <모든 것은 그 자리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러나 과학은 하나부터 열까지 인간이 하는 일로, 갑작스러운 분출과 정지, 낯선 일탈을 동반하며 우기적.진화적.인간적으로 성장한다. 과거의 티를 벗고 성장하지만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유년기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pg. 58-59







예전에 마스다 미리의 만화 시리즈를 나오는 대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출판된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맘에 든다.

그런데 살펴보니 이런 내용이 나온다.

그 나이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느니

그딴 말은 누가 한 거야!

나이가 든다는 건

생각보다 더 시시한 건 아닐까?

아마도 수짱이 40대이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한 것 같지?

40대의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50대는 좀 다른 것 같다. 여전히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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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3-25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말이네요. 네가 너인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 없다는. 저도 마음에 새겨놓아야겠어요♡

라로 2020-03-26 03:28   좋아요 0 | URL
달밤 님, 혹시 이태원 클라쓰,,,안 보셨어요??? 안보셨다면 적극 추천입니다!!!^^

moonnight 2020-03-26 08:52   좋아요 0 | URL
앗 그래요? 박서준 주연 드라마인 건 아는데ㅎㅎ 제가 드라마를 잘 안 봐서ㅠㅠ 라로님 추천이니 봐야겠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