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6월 17일은 제 생일인데 우연히 올 Father's Day가 오늘 6월 17일이네요.

미국은 많은 기념일이 한국처럼 양력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무슨 달 몇째주 무슨 요일 이런 식이 많아요.

제 아들 엔군이 태어난 날도 아들이 태어나던 날은 9월 첫째 월요일이라 노동절이었는데

올해 노동절은 9월 3일이 될 거에요.

노동절이 9월 6일로 정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9월 첫째주 월요일을 노동절로 하기때문이죠.

그래서 Mother's Day도 그렇고 오늘 Father's Day도 매년 바뀝니다.

뭐 몇 십년에 한 번은 돌아오겠죠, 우리의 음력 생일처럼.ㅋ


어제 브룩의 브라이들 샤워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식탁이고 어디고 앉아서 먹을 곳을 찾아야 했지요.

이 집은 아주 큰 집이라 그래도 여기저기 자리 잡고 먹을 곳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진 기사로 위촉이 되어 주최즉에 포함이 된 관계로 저렇게 뒤늦은 식사를 하게 됐어요.

주최자는 가운데 분홍옷을 입은 케이티와 줄무늬 셔츠를 입은 케이티의 딸 브리트니였어요.

유방암에 걸린 친구의 이웃인데다 브리트니가 브룩에게 베이비시터를 많이 부탁해서

고마운 마음으로 브라이들 샤워를 열어준 거랍니다. 케이티와 브리트니가 안 했어도

다른 사람이 또 나서서 했을 거에요.

미국 사람들에게 배운 것이라면 여기 사람들은 남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 것을 아주 즐거워 한다는 것입니다.

뭔가를 주더라도 주고 나서 기대하는 것 없고 깔끔하죠.

아마도 계산을 하면서 주저하는 마음으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주고 싶어서 해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 사진에서 얼굴이 젤로 큰 사람이 저랍니다.ㅋㅋㅋ

브리트니와 케이티 사이에 있는 꽃무늬를 입은 사람은 제 아들 엔군의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에요.

엔군의 수학 성적을 많이 걱정하셨는데 수학이 걸림돌이 되지 않고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제일 먼저 저를 안아주시며 기뻐해주셨지요. 뭐 그만큼 엔군은 공부와 금을 긋고 살;;;;


Bruce Springsteen - My Father's House


오늘 아침이 Father's Day 라고 제가 일찍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을 차려준 것은 아닙니다.

제가 남편에게 그랬거든요, "너는 내 남편이지 내 아버지가 아니야"라고요.ㅎㅎㅎㅎ

하지만 제 남편과 시아버지가 시어머니의 아버지도 아닌데도 시어머니가 근사한 아침을 준비해 주셨어요.

그리고 어제 아빠와 실내 워터 파크에서 늦게 온 해든이가 9시가 넘어서까지 잠을 자더니

(우리 엔군은 잠꾸러기지만 해든이는 아침 7시 전에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인데 정말 피곤했나봐요.ㅋ)

제 옆에와서 아빠와 할아버지에게 드릴 카드를 썼어요.

본인이 직접 다 만들겠다고 했지만 제가 예쁜 카드를 미리 사놨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라고 했지요.

맘에 안 들었으면 자기가 만들겠다고 우겼겠지만 맘에 들었는지 백업으로 생각해 보겠다더니

샤워하고 나와서는 그냥 사용하더라구요.


당근 수퍼히어로 카드는 아빠에게 줄 것이고 넥타이 카드는 할아버지에게 드릴 거에요.

내용이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얼마나 재밌게 글을 썼는지 모릅니다.

해든이가 보내는 카드를 받는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하지요. 재밌다고요.

아직은 인내심이 없어서 글씨와 그림을 좀 성의없게 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해요.(아니면 엄마의 바램)


아침에 남편이 해든이보고 자기와 같이 세트로 하늘색 남방을 입자고 했는데 보기 좋아서 

둘만의 사진을 찍어줬어요.

엔군은 오늘 자기 아빠인 제 남편에 대한 말씀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준비하느라 사진을 함께 찍지 못했어요.

엔군은 타호 호수에서 일주일을 보내다 오늘 새벽 4시에 집에 와서 더 피곤했을 거에요.ㅠㅠ

오늘 엔군이 남편에 대해 한 말은 정말 감동적이었지요.

남편이, 아들이 자기에 대해 과분하게 말한다고 하기에 제가 그건 1/10도 안 되는 거라고

너는(네, 당신은) 최고의 아빠라고 말했어요.

제 남편은 세상적으로 봤을 때 평범한 남자이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수퍼 히어로보다 천배는 멋지고 강한 남자랍니다!!


어제 친구에게 내일 엔군이 아빠에 대해서 대표로 말할거라고 하니까

이렇게 문자가 왔어요.

"이런 시간들이 자식 키우는 행복한 순간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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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6-19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군이 레이버 데이에 태어났군요! 엔양의 예정일이 레이버 데이였거든요. 그래서 너 레이버 데이에 레이버하겠구나. 했는데 예정일 보다 일찍 나오는 바람에 8월말이 생일이 되었어요. ㅎㅎ

저희집은 파더스 데이에 엔양이 아침과 점심을 준비했어요. 동생 카드까지 누나가 다 사주고. 이제 엔양이 대학가면 밥은 고사하고 카드 한장이나 받을 수 있을지...ㅠㅠ

psyche 2018-06-19 02:02   좋아요 0 | URL
먼저 댓글 쓰고 음악 듣고 왔어요. 눈물이 찔끔....ㅠㅠ 아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을 듣는 아빠는 얼마나 감동적일까요. 저희집 엠군도 사춘기가 지나가면 그런 시기가 오려는지...

라로 2018-06-19 07:50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엔군 덕분에 진정한 레이버를 했지요. ㅎㅎㅎㅎ 근데 엔양도 그날이 예정일이었군요!! 둘째들이 약간 빨리 태어나죠? 엔군도 그날이 예정일이 아닌데 일찍 태어나서 레이버 데이에 태어났지요. ㅎㅎㅎㅎ
진짜 엔양 가면 많이 서운하시겠어요. 하지만 엔양 같은 애들은 멀리 가도 할 거 다 하더라구요. 특히 부모 챙기고 그런 거요.
저희도 엔군 사춘기에는 꿈도 못 꾸던 일이에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부모보다 더 부모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특히 엠군은 외아들이라 더 그럴거에요. 다만 표현을 안 할뿐이란 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