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포토 라이브러리 1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지난 해 이즈음 갖고 싶던 디지털카메라를 사게 되었다.그리고 한동안 무엇을 보든 피사체를 향하여 무조건 셔터를 눌렀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사진이 필요해서 찾아보면 마음에 드는 사진이 그다지 없었다.

그런데 이것은 당연했다. 그동안 사진을 일부러 배운 적도 없고 아직까지 카메라 기능도 다 익히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 설명서를 찾아 읽거나 사진집을 찾아 많은 사진들을 보기도 했다. 좋은 사진, 아니 좋은 사진을 넘어서서 여운이 오래 남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

그러나 이런 것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좋은사진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사진을 유난히 잘 찍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사진을 그렇게 잘 찍을 수 있는가? 물어 보았더니 사진을 일단 많이 찍어 보면 무언가 터득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피사체를 향하여 셀 수도 없이 셔터를 누르고 눌렀다.

일단 많이 찍다보니 건질만한 사진도 그만큼 많았다. 그러나 문제는 쓸데없이 많은 사진들이었다. 일단 많이 찍다보니 막상 버리자니 아깝고, 지금은 쓰지 않지만 나중에는 언젠가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버리지 못하는 사진들이 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버거워 하는 것은 하드.

이 책의 저자는 직업사진가다. 저자는 그동안 온,오프라인에서 강의해 온 것들을 바탕으로 쉽고 자세하게 사진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모든 강의는 사진강의와 사진워크숍의 경험등이 바탕이 되고 있어서 그만큼 생생하다.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들을 주로, '사진적 시각의 발전'을 가장 집중적으로 다룬다.

똑같은 피사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완저히 달라지는 사진의 세계, 어떻게 볼 것인가?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다. 하지만, 왜 바로 옆에 있눈 사람은 흥미로운 것을 볼 수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왜 나는 저걸 못봤지?

나는 우리가 '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따라해야 할 원칙들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보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많은 원칙과 기술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사진을 찍을 기회를 인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더 나아가 종종 진부하고 너무나 평범해빠진 사진들을 만드는 전통적인 '보는방법'에 도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잠시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향하여 카메라를 대보았다. 저자의 말대로 피사체는 또 다른 면들이 보였다. 물론 이 책을 읽기전까지 전혀 보이지 않던 피사체의 무한한 가능성, 내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미쳐 보지 못한 피사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찍어 오던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 셔터를 눌렀다. 그랬다. 책을 읽다가 저자의 '보는 법' 강의에 따라 셔터를 눌러 찍었던 몇컷의 사진들은 이제까지 웹공간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남들이 너나없이 찍는 사진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찍은, 그런대로 아직까지는 흡족한 사진들이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디지털카메라가 급속도로 보편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나 좋은 사진, 남들과는 전혀 다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천성적으로 타고 났던, 어떻게 배웠든 같은 피사체를 두고 어떻게 보는가가 분명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같다.

찍어서 필요한대로 포토샵을 하는 것과 손댈 필요가 없는 사진을 찍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이 책은 대부분 수동카메라의 렌즈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 보는 시각등 사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사진 171컷에 대한 설명이나 좋은 사진과 더 좋은 사진의 비교설명을 읽다보면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도 이 책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큰 생각없이 일단 찍어서 필요한 만큼 잘라내고, 적당히 포토샵을 하면 되는데 뭐하러 그렇게 고민을 해?"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일단 찍어서 필요한 용도에 맞게 잘라쓰는 것과,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자기만의 시각으로 피사체를 바라보고 구도에 맞는 사진을 처음부터 찍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다못해 나처럼 하드 용량을 쓸데없이 채우거나 포토샵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따위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모두 읽고 내가 첫번째로 한 일은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있던 수많은 사진들을 하나씩 체크하여 버리는 일. 저자가 알려준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특별한 방법에 따라 다시 보게된 나의 사진들은, 나만의 독특한 시각도 없는,구도도 색감도 엉망인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어제까지 소중히 보관하던 사진들을 미련없이 버렸다.

이제부터 내앞에 있는 모든 피사체를 다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서 다시 찍을 것이다. 이 책은 나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와 나만의 독특한 감각을 훈련하는 방법 등의 필요성과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는 책이다. 앞으로 사진을 찍는 틈틈이 이 책을 자주자주 참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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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
황성수 지음 / 동도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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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부들이 끼니때마다 해야 하는 반찬 걱정과 가족들의 건강 걱정은 잘 우려 끓인 곰탕 한 솥이면 당분간 끝이다.

뜨끈뜨끈한 곰탕에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깍두기나 김치 한 보시기 곁들이면 한 뚝배기 거뜬히. 먹는 사람도,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사람도 곰탕 한 그릇으로 느끼는 행복이 크다. 담백하고 걸쭉한 곰탕의 이 맛을 어찌 쉽게 외면할 수 있으랴.

왠지 까칠해 보이고 원기가 부족해 보일 때, 골절이나 골다공증으로 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부에 지친 아이를 위하여, 수술과 같은 큰 병 회복 음식으로, 일과 스트레스에 지친 남편의 힘을 돋워주기 위해,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효도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곰탕.

집에서 해줄 수 있는 보양식으로 곰탕만한 것이 또 있으랴!

그런데 이 듬직한 곰탕 앞에 숟가락 들고 주춤거리게 하는 책이 있다. <곰탕이 건강을 말아 먹는다> (동도원)가 그렇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들에게 대표적인 고급보양식으로 자리매김해 온 곰탕의 해로움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어서 충격적이다.

곰탕의 진실, 보양식일까? 병을 부추기고 비만을 보탤까?

"곰탕이 왜 위험한가? 곰탕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두 성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액이 끈끈해지고 동맥경화증이 발생하여 혈관 안에서 피가 엉기어 혈관을 막아 버린다. 따라서 곰탕을 즐겨 먹으면 고혈압, 당뇨병, 심근경색증, 과지혈증 등의 질병이 만병 될 위험이 높아진다. 곰탕이 실은 우리의 혈액을 탁하게 하고, 각종 질병의 뿌리가 되는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곰탕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곰탕의 걸쭉한 국물은 몸에 유익한 성분만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곰탕만큼 좋은 음식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곰탕이 몸에 좋기는커녕, 도리어 몸을 상하게 하고 회복을 돕는 것이 아니라 병이 더욱 깊어지는 결과로 몰고 간다고 과학적인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한다. 콜레스테롤이 주범인 병들의 원인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저자는 비만, 고혈압, 심근경색, 암, 당뇨병, 치매, 간질환, 만성소모성 질병(결핵 등), 요로결석, 남성의 발기부전과 여성의 성기능 장애, 만성 신부전증 등 요즘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고생하고 있는 병들과 동물성 지방, 곰탕과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 대안을 제시한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대체적으로 지배적이다. 그래서 갑자기 어지러울 때 원기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고기를 먹거나 보양식인 곰탕을 먹기도. 하지만 저자는 어지럼증은 제대로 먹지 못한 것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라면서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병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동물성 지방을 멀리하고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할 것을 조언한다.

어른들이 어지럽다고 하면 효도음식으로 해드리는 곰탕. 하지만 중풍 전에 나타나는 어지럼증일 수 있으니 곰탕보다는 중풍 예방과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제 며칠 후면 명절, 효도식품으로서의 곰탕이 좋지 않은 그 이유를 좀 더 보자.

“대접을 받아야 할 시기의 부모는 동맥경화증을 비롯한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다 혈액을 더 끈끈하게 만드는(탁하게 하는) 곰국을 먹게 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뇌혈관병(중풍), 심장혈관병(협심증, 심근경색증), 고혈압, 과지혈증 등이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효도는 정성만 가지고는 안 된다. 진정한 효도는 검소한 음식 즉, 현미밥(정제하지 않은 곡식)에 나물 반찬과 과일 간식으로 충분하다.” - 본문 중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곰탕의 주요 성분은 동물성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 외에 아주 소량의 탄수화물뿐. 뼈에 좋은 칼슘성분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뼈를 오래 끓인 만큼 뼈를 잘 붙이고 튼튼하게 하는 뼈 성분이 곰탕에 많을 것 같아 골절이나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사람들 중에는 곰탕을 먹는 경우가 많다.

곰탕, 뼈를 붙이게 하는 접착제일까? 골절과 골다공증치료에 정말 도움이 될까?

콜레스테롤이 넘쳐나는 세상, 시대 따라 보양식도 달라져야

<곰탕이 건강을 말아 먹는다>는 제목부터 반감이 느껴지는 충격적인 책이었다. 집에서 누구나 해줄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럽고 듬직한 보양식으로 철썩 같이 믿고 있었고, 아이들 성장에도 제일 좋은 음식이라고 선호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곰탕을 좋아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비만환자수가 9배 증가, 비만으로 인한 진료비는 7.5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비만의 원인도 동물성 지방. 그렇다면 시대에 따라 보양식도 분명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콜레스테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콜레스테롤이 두려운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곰탕만 즐겨봄이 좋을 듯하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이 섭섭했고 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도 무척 섭섭하다. 곰탕의 진실을 알고 난 지금, 곰탕을 옛날처럼 반갑게 먹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나처럼 곰탕이 보양식이라고 믿었거나 곰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곰탕, 보양식일까? 저자의 말처럼 각종 병을 부추기고 성인병의 원인인 콜레스테롤만을 보탤까? 한번쯤 자세히 알아 볼 필요가 분명 있는 것 같다. 저자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곰탕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지방. 또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까?

▲몸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들의 함정은? ▲계란은 과연 완전식품인가? ▲우유를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다는 오해를 버려라. ▲발효식품이 우리 몸에 유익하다는 오해, 발효식품 영리하게 따져보자. ▲멸치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오해, 뼈에 좋은 것은 따로 있다. ▲식물성 기름은 식물성분이니 많이 먹어도 괜찮다? ▲풀만 먹고 어떻게 살아?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곰탕 대신 무엇을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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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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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돌진해오고 있는 소행성이 8년 후 지구와 충돌, 지구의 종말!’


이런 뉴스가 보도되자 전 세계는 깊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굵직굵직한 국제단체들도 속수무책이어서 방화, 약탈, 폭력 등이 전 세계에 들끓고 있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세상이 정적에 가깝다. 그동안 지구 종말의 충격에 자살한 사람도 많았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버린 사람도 많았다.


폐허가 된 도시. 드물기는 하지만 문을 연 병원이나 상점이 더러 있었다. 한동안 문을 굳게 닫아버렸던 슈퍼마?이 얼마 전에 문을 연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천만다행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은 걸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버린 걸까? 아니, 이 작은 도시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종말의 바보>는 3년 후 지구 종말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작은 도시, 센다이 힐즈 타운이란 아파트에 남아있는 사람들 이야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지구 종말은 무엇일까?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많아”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바보 취급하기 일쑤인 고집스런 노인의 이야기가 첫 번째 이야기다. 성적으로만 자식들을 평가한 노인 때문에 10년 전에 아들은 자살했고 딸은 집을 나가고 말았다. 


“세상이 끝나는 순간 아버지 곁에 있어줄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세상이 끝날 때 아버지 곁에 있어 줄 사람은 어머니일 거예요. 어머니 밖에 없어요.”


세상이 끝나는 순간 나와 함께 있어줄 사람은 누구인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참 평범한 소재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지극히 흔한 이야기를 굳이 읽어 볼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정말 그럴까? 소재만큼 정말 평범한 이야기 일 뿐?


책 한권을 읽기 시작한 독자가, 책을 계속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30p를 읽는 과정에 결정한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이 연작소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첫 이야기로 자신 있게 내세우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가 들려주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또 다른 이웃이야기. 결혼 7년 동안 아이가 없던 후지오 부부에게 뜻밖의 일이 생긴다. 하필 종말을 앞두고 임신 이라니. 우유부단하여 아내에게 이끌려 사는 후지오는 인생최대의 선택을 이제 해야만 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오진이 특기(?)인 의사였다.


“우리가 여기서 아이를 포기하면, 소행성 충돌을 받아들이는 게 되지 않을까?”


‘태양의 약속’이란 제목의 후지오 부부 이야기는 잔잔하게 흐르다가 마지막은 빙긋 웃게 만든다. 마지막 순간 지구 종말은 까맣게 잊고 만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 쌍둥이야? 지구 종말을 앞두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그것도 이제 태어나보았자 3년 밖에 못살게 될 아이를 낳는 문제로?


오진이 특기인 의사의 잘못이라면 ‘태양의 풍성한 약속’을 너무 적게 받아들이려고 한 것쯤 아닐까? 우리들은 얼만 큼의 희망을 선택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은 몇 개일까? 태초부터 태양은 우리에게 얼만 큼의 희망을 주었던 걸까?


여덟 편의 이야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들이 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작가는 결코 평범하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의 COOL한 지구 종말 이야기’란 ‘책 띠지’ 설명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구야 종말하든 말든 나중일이다. 일단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을 이웃들의 평범한 일상이 지극히 따뜻하고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그래서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소설로 이야기했던 지구 종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다.


이들은 먼저 죽어버린 가족들을 원망하며 울고불고 하지도 않고, 죽고 싶지 않다고 발버둥치지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강철의 킥 복서 나에바 같은 사람도 있다.


‘아무도 훈련 같은 걸 하지 않는 지금이 가장 강해질 기회’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뀔 리 없다’며 치열하게 훈련 중인 킥 복서 나에바는 독자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한다.


“지금 당신의 삶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


어느 날 갑자기 나 자신도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아니, 내일 당장 죽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야말로 3년 후에 지구 종말이 올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전혀 벌벌 떨지 않고 보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결국 그런 걸 말하고 싶었다. -저자 이사카 고타로


그렇다. 우리들은 오늘 이 순간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한치 앞도 모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지구 종말 같은 것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나는 어떤 마지막을 살 수 있을까?


오늘 이순 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우리들은 쉽게 말한다. 그런데 정말 최선을 다하며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에바의 말처럼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내 삶의 방식일까?


지구에 종말이 오는  그 순간의 구원을 위해 힐즈 타운 옥상에 망루를 세우는 노인이야기에서 쓰치야는  “죽는 것보다 무서운 건 많아.” 라고 말한다. 아니 주인공 모두가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이란 날은 남은 날들 중 그 첫 번째 날이다” 찰스 디더릭은 이렇게 말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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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풀백과사전
이유미.서민환 지음, 이원규 사진 / 현암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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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판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풀중에 뱀딸기가 있다. 꽃도 열매도 잎도 모두 예쁜 풀.아이들과 파끔사리를 하면서 어지간히 따먹던 뱀딸기의 빨간 열매다. 그런데 겁이 많은 친구나 넉살좋은 언니는 "뱀딸기를 먹으면 뱀처럼 혀가 변한다더라!"  "뱀딸기를 먹으면 양쪽 콧속에서 실뱀이 나온다더라"라고 몰래먹은 뱀딸기 수를 애써 세어보았던 기억도 있는 그런 풀이다.

<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풀 백과사전>에서 이 뱀딸기를 만나면서 옛날 생각이 몽실몽실 피어나서 빙긋 웃었다.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풀도 꽃도 많이 아는 편이다.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꽃을 만나면 으스대면서 아는체도 보통하기를!

그런데 막상 아이가 숙제로 들꽃에 대해 조사해야할때는 인터넷검색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꽃이름이야 많이 알고 있다지만 꽃이름과 함께 아이들이 알아야하는 꽃차례, 잎차례,뿌리의 종류, 줄기의 종류등처럼 전문적인 지식은 거의 문외한이었다. 때문에 선택한 것이 이 책이었다.

사전류여서 아무래도 이름있는 저자, 이름있는 출판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는데 무척 만족스럽다.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대체 이렇다.

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풀 백과사전의 돋보이는 점

1.생생하고 실질적인 화보: 도감류는 사진이 중요하다. 간혹 사전중에는 칼라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실제로 보는 것과 많은 차이가 나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실제로 내가 만났던 꽃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어서 같은 꽃을 두고 혼동할 염려가 없다는 것.

소개하고 있는 풀은 280여종인데(관련꽃을 함께 소개하기도 해서) 전체 이미지는 740장.오랫동안 생태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이원규 작품이다. 그런데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은 강조하여 접사를 곁들이고 있어서 소개하고 있는 식물의 특성을 알기 쉽다. 꽃을 어지간히 안다는 사람들도 잘 보지 못하는 것들인 홀씨주머니, 수술과 암술,열매,씨앗, 살눈

2.교과서에 나오는 식물과 꼭 알아야 할 식물들: 7차교육개정안에 따른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식물을 우선 실었다. 공부에 도움되도록 교과서에 수록된 풀을 학년별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교과서에 대해 이런 아쉬움을 밝히고 있다.

"먼저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을 모두 골랐지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대부분이 외래종이나 농작물이어서 우리 식물을 체계있게 익히도록 하는 배려가 없었기때문입니다."그래서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외에 우리나라 어린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식물까지 포함, 모두 280여종을 담았다고 밝히고 있다.

3.식물의 다양한 정보:식물의 전체적인 정보인 꽃피는 시기, 열매맺는 시기,잎차례, 꽃차례, 열매의 종류, 줄기나 뿌리의 종류, 식물의 계통수등 어른들도 잘 모르는 식물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을 색깔구분하여 실음으로써 한눈에 알기 쉽도록 편집되어있다.

4. 보는 것만이 아닌 쓰임새까지: 단순한 사전식 설명에 그차자 않고 식물과 인간의 생활의 관계까지 실었다. 가령 콩은 특징이 다른 몇가지 콩을 구분하여 소개, 그러나 콩으로 만드는 메주등도 컬러사진으로 실어 설명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다양한 학습효과를 제공한다. 아울러 단순히 민간요법으로만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효과가 입증된 약효성분을 소개. 생약으로의 개발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생물공학자의 꿈을 가진 어린이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만하다.

5.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장점:어린이용 사전이지만 어른들도 잘 모르고 잇거나 애매한 것들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담았다. 그리고 모든 이 정보는 부부식물학자인 서민환, 이유미의 알찬 결실.

도시화로 자연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삭막한 도시생활이라지만 우리들은 단 하루도 식물한포기 보지 않고 살지는 않는다. 아니 곰곰따져보면 하루에도 수십종의 식물을 보고 만나는 셈이다. 그럼에도 삭막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처 몰라서 늘 만나는 식물이 눈과 마음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 아닐까?

식물은 인간의 의식주에 오래전부터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살아가는 곡물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옷을 만드는 섬유도 집을 짓는 목재도 모두 식물로부터 얻어왔다. 인간에개 병이 늘고 깊어진 것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보다는 시멘트나 인공건축자재로 집을 지으면서요. 천연섬유가 아닌 석유에서 뽑아낸 화학섬ㄴ유의 옷을 즐겨입으면서다. 또한 식물보다는 동물을 섭취하고 첨가제를 넣어 가공식품을 대량생산하면서부터.

인간의 만연한 질병 치료제로 세계의 생물공학자들은 식물에서 얻는 방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세기까지 인류가 산업발전과 같은 문명의 발전으로 눈부신 문명을 얻었다면 21세기의 인류는 순수자연으로의 회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찮게 여겨 뱀딸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던가. 그러나 서울대 생명공학부에서는 이 뱀딸기에서 암치료제를 개발 연구중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어린이들이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그래서 7차교육에는 관찰을 중요시하고 있다.

감수되지 않은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에 아이들의 미래를 사장시키지 말고 이정도의 도감 한권 준비하여 함께 써보는 식물관찰일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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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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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가 너무 유명했기 때문일까? 부끄럽게도 몇 달 전 <카스트로의 쿠바>를 읽기 전까지 쿠바혁명에 대한 관심은 ‘체 게바라’를 중심으로만 돌고 있었다.

<카스트로의 쿠바>(황매)는 쿠바 혁명 4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사진집으로, 체 게바라라는 유명세에 가려진 쿠바 혁명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쿠바혁명의 가장 중요한 이유이자, 목숨을 건 혁명의 가장 큰 힘이었던 쿠바민중에 대해 궁금하게 하였다.

쿠바라는 이름에는 언제나 혁명이란 단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들의 혁명은 끝난 지 이미 오래. 과거의 쿠바인들이 아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쿠바인들을 만나고 싶었다. 때문에 선택한 것이 쿠바 기행문 <느린 희망>이다.

시장과 경쟁의 수레바퀴대신 인간의 걸음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쿠바

작가가 여행을 시작하는 곳은 쿠바의 서부에 위치한 비날레스다. 이곳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1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으며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비날레스 벌판에 봉긋하게 솟아있는 것들은 융기형 카르스트 지형으로 ‘모고테(Mogote)’라고 불린다. 언뜻 보아서는 우리의 제주 ‘오름’과 그 모양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중국의 구이린이나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상시킨다’고 여행자는 그 느낌을 말하고 있다.

▲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비날레스지역
ⓒ 유재현
비날레스 주변은 화학적인(농약이나 비료 등) 농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곳. 사람들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변지역들도 오래전의 순수한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이점을 소중히 여겨 유네스코는 이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 생태관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수많은 세계인들이 최첨단 통신기기속에서 촌각을 다투는 경쟁으로 살아가는 현재, 비날레스 농경지에서는 쟁기질을 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만 일구고 가꾸어낸다. 최소한의 오염도 허용하지 않고.

워이, 워이” 우리들은 이렇게 소를 몬다. 그러나 쿠바사람들은 “아레겁, 아레겁” 그들의 쟁기 우리와 다르다. 널따란 판자 밑에 두 쪽의 날을 붙인 우리들이 겨울에 타고 노는 눈썰매와 흡사하다. 그 위에 사람이 타고 쟁기질은 이루어진다.

"아레겁 아레겁... 그 뒤를 분주히 따르는 것들이 있으니 닭들이다. 수탉, 암탉, 큰닭, 중닭, 작은닭 가릴것 없이 모여든다. 땅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뒤집어진 흙속에서는 온갖 벌레들이 꿈틀거리고 기회를 놓칠세라 모여든 닭들에게 밭은 훌륭한 모이터인 것이다. 아하, 유기농이란 간단한 것이다. 논을 갈고 밭을 갈면 새와 닭들이 모이는 농사가 유기농인 것이다."

쟁기질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소박한 모습. 그러나 쟁기질하는 소를 뒤따라 다니면서 벌레를 쪼아 먹는 닭들이 무척 인상 깊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 마당을 돌아다니면서 모이나 벌레를 주워 먹고 자라던 닭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쿠바는 모든 국민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 한다

쿠바가 자랑하는 것은 도시 유휴지를 이용한 유기농업. 도시농업과 유기농업의 선진적이고도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쿠바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들의 교육이다. 쿠바는 라틴 아메리카나 카리브해지역을 통 털어 가장 수준 높은 교육을 실현하는 곳. 경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교육만큼은 세계가 인정하는, 즉 교육선진국이다.

배급을 받고 살아가는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 혁명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궁핍한 나라 쿠바. 혁명전이나 달라진 것 없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쿠바민중들인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쿠바정부는 “쿠바는 모든 국민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 한다”라는 구호아래 적극적인 교육정책을 하고 있다. 미국의 원천봉쇄와 같은 어려운 조건도 있었지만 정부의 교육부분 실질적인 정책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 한국의 농촌에는 폐교가 널려가고 있지만 쿠바에서는 가르칠 학생이 있는 한, 산꼭대기에고 학교를 짓고 교사를 보낸다.(쿠바 초등학생들)
ⓒ 유재현
“쿠바교육의 특징 중 하나는 ‘가난한 나라, 고질의 교육’으로 일컬어진다. 한나라에 있어 가장 적절한 교육예산으로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것은 GDP6%,OECD 가입국인 한국이 2004년에야 겨우 5%를 넘는 교육예산을 편성하고 북치고 장구 칠 때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섬나라에서는 몇 십 년 전부터 GDP10%가 넘는 예산을 교육에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의무교육이라면 최소한 교복과 학용품 그리고 급식정도는 무상으로 제공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쿠바라는 나라에서는 그렇게 한다.”-책속에서

책속에는 그들의 교육정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지체장애인이나 산간벽지처럼 교육이 소외될 수 있는 계층에는 더 많은 투자와 현실적인 지원을 한다. 그러다보니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사이의 학력차이는 전혀 없고, 교육평가를 할 경우 쿠바 전 지역이 비슷한 수준을 늘 유지하고 있다.

나 역시 학부형이어서 교육에 늘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쿠바의 교육정책이 신경 쓰이도록 부러웠다. 경제적으로는 우리가 앞서고 있지만 교육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많은 부분을 참고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쿠바의 교육정책은 아무래도 부럽다.

▲ 쿠바는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다. 그러나 꼭 필요한 희망만 선택하는, 건강한 희망이 있는 나라다
ⓒ 유재현
이밖에도 정치 풍습, 문화 등 사진과 짧은 에세이 사이에 쿠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쿠바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여행자를 통하여 만난 쿠바와 쿠바사람들은, 자본주의의 화려함에 길들여진 우리들에 비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지만, 희망도 꼭 필요한 만큼만 얻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쿠바와 쿠바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희망만 천천히 섭취하면서 속 알맹이를 꽉 채워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무척 건강하게 느껴진 그들이었다.

희망도 지나치면 때론 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앞만 보고 무모하게 질주를 하다보면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또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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