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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버마 - 금지된 자유의 땅 버마로 간 NGO 부부의 버마 견문록 ㅣ 카툰 클래식 12
기 들릴 지음, 소민영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캐나다 퀘벡 주 출신 만화가 기 들릴이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아내와 갓난아들과 버마(미얀마) 가서 한 해를 보낸 이야기. 2006년에서 2007년까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나와 들릴은 먼저 작품인 <평양>에서 만난 바 있다.
그러고보니 <평양>과 어느 알라디너와 얽힌 기억이 난다.
<평양>독후감을 여기에 올리고서도 한참 뒤 어느 알라디너께서 <평양>책 파실 생각 있으시냐고 물어왔는데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거라고 알려드렸었다. 그러다 두 달쯤 뒤인가 알라딘 중고서점 신림점에 <평양>원서가, 아니 원서는 아니구나. 들릴은 프랑스말이 모국어인 프랑스계 캐나다 사람이니까,<평양>영어판이 하나 나온 걸 보고 그 알라디너분께 '<평양>영어책이 내 사는 곳 가까운 헌책방에 나왔는데 생각있으시면 제가 사서 부쳐드릴게요 다만 책값과 배송비는 부담하셔야 해요'라고 연락했고 그 분이 받아들여서 사 보냈더란다.
나는 버마 하면 생각나는 게 둘이다.
하나는 1983년 아우산 폭파사건인데 그 때 난 다음해 국민학교 입학을 앞둔 꼬맹이였고 아버지는 청와대경호원이었고 우리집은 종로구 청운동 청와대 직원 관사에 살았다. 정작 죽어야 할 전두환은 안 죽고 애꿎은 사람들만 죽어나갔는데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 불릴 5공 경제 성공 밑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를 듣는*1* 김재익 경제수석을 비롯해 우리 관사 어느 집도 가장이 그 때 죽어서 초상 치른 기억이 난다.
둘은 1993년인지 1994년인지 mbc장학퀴즈를 볼 때다. 문제 정답이 '미얀마(버마)'였는데 어느 학생이 '버마'라고 답했고 방송사는 그것도 정답으로 인정해 줬다. 쥐뿔도 없으면서 콧대만 높은 짜증나는 사람이었던 난 그걸 보면서 '미얀마라고 했어야지. 이름 바뀐 지가 언젠데.'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도 그 뒤로도 한참 동안 난 쓸데없이 호전적이고 사나운 짜증나는 사람이고 아직도 어느 만큼은 그렇다. 대체 왜 그랬지? 남는 건 부끄러움과 뉘우침 뿐인데.
이 책을 읽으니 미얀마는 군사독재정권이 붙인 이름이란다. 앞으로는 나도 버마라고 불러야겠다.
갓난 아들 루이쓰 키우는 얘기, 버마 사람들이랑 어울려 사는 얘기, 버마 군부 풍자, 버마에서 병나 앓은 얘기, 아웅산 수치 얘기, 버마 불교 얘기, 버마에 사는 외국인들 얘기 등등이 어우러져 만화로 읽는 기행문의 풍성한 재미를 준다.
이 책을 쓰고 그린 2006~7년까지 아웅산 수치는 크게 존경받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러고 보니 뤽 베쏭 감독도 양자경 주연으로 아웅산 수치를 다룬 <더 레이디>란 전기영화를 만들었지. 휘유, 그러나 2018년2월 현재 아웅산 수치는 노벨평화상을 잘못 준 사례로 헨리 키씬저와 쌍두마차를 이룬다.
찾아보니 <굿모닝 예루살렘>이라는 책까지 우리말로 나온 책은 셋이고
영어로는 애 키우는 이야기 3부작이랑 중국 기행만화인 Shenzhen에
Aline이라는 작품, Aline과 짝을 이루는 작품으로 보이는 Albert,
가장 새로 지난해에 나온 Hostage라는 만화들도 나와 있다. 이만하면 다작인 건가?
*1*물론 반론도 있다. 그냥 5공 때 운 좋아 저유가,저달러,저금리의 3저호황을 누렸을 뿐 전두환과 그 밑에서 일한 사람들은 한 게 없다는 주장인데 전두환 5공 때 경제성공의 공을 누구누구에게 어느 만한 비율로 돌려야 할 지는 2018.2.23.의 나로서는 통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