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에서 <아빠 빠빠>라는 책이 오다.  서평단이라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억지로라도 리뷰를 쓰고 싶고 아주 편식성의 독서 편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용감하게 신청을 하곤 한다.  <나비와 전사>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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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고전]</br>선정도서 2차분(언어학·문학·철학·경제학·정치학
2001-08-13 14:07:53

2001년 08월 13일  

지난호에 실었던 역사학, 사회학, 여성학 등 6개 분야 고전 선정결과(1차분)에 이어 이번호에는 언어학, 문학, 철학, 경제학, 정치학 5개 분야에 걸쳐 선정된 고전목록을 소개한다. 이번 선정에서는 허웅의 ‘언어학: 그 대상과 방법’, 백낙청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등 10권의 국내저작과 노엄 촘스키의 ‘통사구조’(Syntactic Structure), 프레드릭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Political Unconscious)을 포함한 10권의 해외저작이 최종선정도서로 확정됐다. 이번 2차분 선정에는 36명으로 구성된 1차 추천위원단과 13명의 선정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1차분 선정 당시 참여했던 인원을 합하면, 총 68명의 추천위원과 13명의 선정자문위원이 이번 선정에 참여한 셈이다. 최종선정에는 지난번 1차분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추천위원들의 추천회수 뿐 아니라 학술 저작으로서의 가치, 해당 학계에서의 영향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추천위원

언어학 : 김성도(고려대) 김하수(연세대) 류병래(충남대) 유재원(외국어대) 이현복(서울대) 장영준(중앙대)문학 : 고부응(중앙대) 김천혜(부산대) 서영채(한신대) 심민화(덕성대) 여건종(숙명여대) 유중하(연세대) 윤지관(덕성대) 우찬제(서강대) 임규찬(성공회대) 정과리(연세대)정호웅(홍익대) 하정일(원광대) 철학 : 김상봉(철학아카데미) 김진(울산대) 김진석(인하대) 이승환(고려대) 정호근(서울대) 최재목(영남대) 경제학 : 강신준(동아대) 김 균(고려대) 김형기(경북대) 박순성(동국대) 안석교(한양대) 류동민(충남대) 이병천(강원대) 정치학 : 강명세(세종연) 강정인(서강대) 김영명(한림대) 김세균(서울대) 서규환(인하대) 서병훈(숭실대) 신복룡(건국대) 임혁백(고려대)
선정자문위원
강내희(중앙대 영문학) 고갑희(한신대 영문학) 권영필(한예종 미술학) 김교빈(호서대 철학) 김상봉(철학아카데미) 김호기(연세대 사회학) 박순성(동국대 북한학) 서병훈(숭실대 정치학) 신광영(중앙대 사회학) 안병욱(가톨릭대 사학) 이중원(서울시립대 철학) 이필렬(방송대 화학) 정과리(연세대 국문학)

5개 분야 최종 선정도서

언어학 : 『언어학: 그 대상과 방법』 허웅, 『언어』 김진우, 『통사구조』(Syntactic Structures) 노엄 촘스키, 『일반언어학 강의』(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 페르디낭 드 소쉬르문학 :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백낙청, 『한국소설의 이론』 조동일, 『정치적 무의식』(Political Unconscious) 프레드릭 제임슨, 『비평의 해부』(Anatomy of Criticism) 노드롭 프라이철학 : 『한국사상사』 박종홍,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의사소통행위론』(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위르겐 하버마스,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 미셸 푸코경제학 : 『민족경제론』 박현채, 『서양경제사론』 최종식, 『자본주의 조절이론』(A Theory of Capitalist Regulation) 미셸 아글리에타, 『경제분석의 역사』(History of Economic Analysis) J.A.슘페터정치학 : 『정치와 주체』 문승익, 『한국정치체계』 윤천주, 『정의론』(A Theory of Justice) 존 롤즈,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Social Origins of Dictatorship and Democracy) 배링턴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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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옛 책이나 옛 경전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고전이 특정 분야의 권위서나 명저를 가리키게 된 것은 그것이 서구의 classic이란 개념의 번역어로 채택되면서부터다. 서구에서 ‘고전적’(classicus)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2세기경이라 전해진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만 해도 ‘고전적’이라는 개념의 반대말은 ‘새로운’(new)이 아니라 ‘천박한’(vulgar)이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고전이란 개념에는 가치판단적 요소가 강력하게 개입되어 있었던 셈인데, 결국 인문정신과 고전의 숭상이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르네상스기를 거치며 이 개념은 오늘날과 같은 ‘명저’의 의미로 통용되기 시작한다.
‘우리시대의 고전’을 선정하는 우리의 작업에도 특정한 가치판단이 개입되어 있음을 부정할 길 없다. 하지만 망설임을 압도하는 것은 동시대의 정신적 자산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이다. “우리의 독창성은 시대가 우리들에 각인시킨 낙인으로부터 나온다”. 보들레르의 통찰은 1세기 반을 경과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 숱한 거장들의 삶과 학문을 양분 삼아 세기의 끝자락을 넘어선 우리가 아니던가.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앉은 난쟁이가 아니다. 우리가 바로 고대인이며, 고전은 바로 우리 안에서 살아 숨쉰다.
이번 호에서는 언어학, 문학, 철학, 경제학, 정치학 총 5개 분야에 걸쳐 선정된 국내외 고전 20권을 소개한다. 선정에는 3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과 13명의 선정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특별히 문학분야의 도서선정에는 12명의 추천위원이 참여했다. 문학의 경우 그 영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한국문학과 외국문학 전공자의 안배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종선정에는 지난 1차분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추천위원들의 추천회수 뿐 아니라 학술 저작으로서의 가치, 해당 학계에서의 영향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언어학

한학성의 ‘생성문법론’, 최현배의 ‘우리말 본’, 이숭령의 ‘음운론 연구’ 등 15권의 국내저작과 벤베니스트의 ‘일반언어학의 문제들 1.2’(Problemes de Linguistique Generale 1.2), J.L.오스틴의 ‘화용론’(How to do things with words), 레오나르드 블룸필드의 ‘언어’(Language) 등 16권의 해외저작이 추천 후보작에 올랐다. 이 가운데 국내저작으로는 허웅의 ‘언어학: 그 대상과 방법’과 김진우의 ‘언어’가, 해외저작으로는 노엄 촘스키의 ‘통사구조’(Syntactic Structures),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가 선정됐다. 허웅의 저작은 “한국 언어학의 자생적 흐름을 대표하는 이론서”라는 이유로, 김진우의 경우에는 “현대언어학의 기본개념과 이론을 쉽게 풀이한 명저”라는 이유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해외저작에서는 추천도서 집계결과 촘스키와 소쉬르, 벤베니스트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소쉬르의 저작은 비록 1910년대에 행해진 강의를 바탕으로 씌어졌지만 출간연도가 1950년 이후인 데다, 현대 언어학의 이론적·방법론적 출발점을 이루는 저작이라는 점에서 벤베니스트의 ‘일반언어학의 문제들’을 제치고 최종 선정도서로 확정됐다. 촘스키의 ‘통사구조’는 “현대 언어학의 과학성을 다진 명실상부한 고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문학

22권의 국내저작과 25권의 해외저작이 추천됐다. 국내에서는 백낙청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이 12명의 추천위원 가운데 절반(6명)의 추천을 받아 일찌감치 선정이 확정됐다. 뒤를 이어 조동일의 ‘한국소설의 이론’, 김우창의 ‘궁핍한 시대의 시인’, 김현/김윤식의 ‘한국문학사’가 다수 추천됐으나, 추천회수에서 앞선 조동일의 저작이 최종 선정됐다. 조동일의 경우 선정된 저작 이외에도 ‘한국문학통사’가 2회, 김현, 김윤식, 김우창의 경우도 각각 2-3권의 저작이 동시에 추천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해외 저작 가운데는 프레드릭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Political Unconscious)과 노드롭 프라이의 ‘비평의 해부’(Anatomy of Criticism)가 4회 이상씩 추천을 받아 선정이 결정됐다. 제임슨의 저작은 “전통적 맑시즘과 현대이론의 접합 가능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는 점이, 프라이의 경우 “서양문학 최고의 체계적인 장르론”이라는 점이 추천 및 선정사유로 꼽혔다. 이 외에도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 쟈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Of Grammatology), 레이몬드 윌리엄스의 ‘문화와 사회’(Culture and Society), 쟈크 라캉의 ‘에크리’(Ecrits) 역시 2회 이상 추천된 책들이다.

철학

국내에서는 조가경의 ‘실존철학’, 김태길의 ‘윤리학’ 등 10권이, 해외에서는 펑여우란의 ‘중국철학사’(A Short History of Chinese Philosophy),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Histoire de la sexualite) 등 15권이 후보에 올랐다. 경합을 벌인 것은 국내저작의 경우 조가경의 ‘실존철학’과 박종홍의 ‘한국사상사’,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해외저작에서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 질 들뢰즈의 ‘의미의 논리’(Logique des sens), 존 롤즈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이었다. 추천된 해외저작 가운데는 다른 학문분야와 중복추천된 경우가 많았다. 하버마스는 사회학에서, 롤즈는 정치학에서, 푸코와 들뢰즈의 저작은 문학에서 각각 추천되었다. 이 가운데 롤즈의 ‘정의론’을 제외한 세 권의 저작은 철학분야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 책들이 사회학이나 문학보다는 철학에서 보다 활발하게 연구되고 인용되는 저작들이라는 선정 자문위원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저작에서는 하버마스와 푸코의 저작이 최종 선정됐다. 국내저작 중에서는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조가경의 ‘실존철학’을 두고 선정 자문위원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함석헌의 책은 넓은 의미의 ‘역사철학서’에 해당한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고, 결국 다른 분야와 달리 철학에서는 독창적인 사상서가 한 권쯤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박종홍의 책과 함께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최종 낙점했다.

경제학

경제학은 도서선정이 가장 쉽지 않은 분야였다. 어려움은 해외저작보다 국내저작 부문이 심했다. 이 분야에서 1990년 이전에 출판된 국내저작의 경우 학술적 가치가 높은 연구서보다 대학교재용으로 출판된 개론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1차 추천도서 목록에 오른 국내저작이 10권에 불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는 박현채의 ‘민족경제론’이 4명의 위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일찌감치 낙점됐다. 나머지 한권을 놓고 박영철·D.C.콜의 ‘한국의 금융발전: 1945-1980’, 최종식의 ‘서양경제사론’이 경합했으나, 최종식의 책이 “경제사영역에서 맑스주의 역사관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경제학연구의 지평을 확립했다”는 선구성을 인정받아 최종선정도서 목록에 합류했다. 해외 저작 중에서는 예상을 깨고 미셸 아글리에타의 ‘자본주의 조절이론’(A Theory of Capitalist Regulation)이 최다추천(5회)으로 선정이 확정됐다. 뒤를 이어 칼 폴라니의 ‘거대한 변환’(The Great Transformation), F.A.하이예크의 ‘자유의 구성’(Constituation of Liberty), J.A.슘페터의 ‘경제분석의 역사’(History of Economic Analysis)가 추천회수 2회 이상의 지지를 얻었으나, 학술적 가치나 후대에 미친 영향력 면에서 하이예크의 저작이 나머지 두 저작보다 앞선다는 선정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반영, ‘자유의 구성’을 최종 선정했다.

정치학

정치학 분야의 선정에는 다른 분야보다 많은 8명의 추천위원이 참여했다. 애초 5명이었던 이 분야 추천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3명의 추천위원을 추가로 위촉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저작 부문에서 “추천할 만한 책이 없다”고 응답한 추천위원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강정인 서강대 교수는 “없는 고전을 만들어낸다고 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추천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신문사의 입장으로서는 도서를 추천해준 나머지 위원들의 의견 역시 중요했다. 결국 추천위원을 보강해 1차추천도서 목록을 작성했다. 목록에는 문승익의 ‘정치와 주체’, 최장집의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 등 13권의 국내저작과 존 롤즈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 아담 쉐볼스키의 ‘자본주의와 사회민주주의’(Capitalism and Social Democracy) 등 23권의 해외저작이 올랐다. 1차 집계결과 국내저작은 문승익, 최장집의 책과 윤천주의 ‘한국정치체계’로 압축됐고, 세 권의 책을 놓고 벌인 최종심의 과정에서는 문승익과 윤천주의 저작이 갖는 학문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반영, 문승익의 ‘정치와 주체’, 윤천주의 ‘한국정치체계’를 최종도서로 확정했다. 해외저작에서는 롤즈의 ‘정의론’이 “수많은 비판과 논쟁을 일으키며 20세기 후반의 정의론을 주도한 책”이라는 점에서, 배링턴 무어의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은 “정치학뿐만 아니라 역사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과학 전 분야에 걸쳐 학문방법론의 새지평을 개척한 노작”이라는 점에서 동시대의 고전으로 선정됐다.
<이세영 기자>

●선정을 마치며

편집자 각성 계기된추천거부 사유서
우리신문사로선 처음 시도하는 기획이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11개 전공영역별로 추천위원 후보를 물색하고, 그들로부터 추천위원직 수락을 받는 일, 지정된 기한까지 설문지를 회수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정작 어려운 일은 설문지의 1차 수거가 마무리된 시점에 터져 나왔다. 추천위원들 가운데 국내부문 도서추천을 거부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더구나 그들의 거부이유 또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담당자로선 더욱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한 정치학 분야 추천위원의 거부사유서는 한국학계의 뿌리깊은 식민성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언론사나 출판사가 주도하여 벌이는 각종 ‘명저’ 선정작업에 대한 뼈아픈 질책을 담고 있어, 우리로 하여금 진행중인 작업에 대해 진지한 숙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고전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힐 만큼 좋은 내용을 담고 있거나, 학계에서 지속적인 논쟁의 소재가 됨으로써 학문발전을 진작시키거나, 아니면 우리 국민 대다수가 그 책을 알고 또 읽을 정도로 대중적인 매력과 영향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치학 분야에는 그런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책임의 상당부분은 정치학자들이 감당해야 하겠지만, 다른 한편 문화적 식민지 상태(외제를 주로 수입해서 팔아먹는 수입상과 같은 행태)에 있는 우리나라 학계와 지성계, 그리고 전반적인 문화풍토(외국시장에 일찍이 개방되어 국내문화제품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역시 책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한국 고전을 선정하는 것은 선정의 기준도 모호하고 선정의 의미도 없는 한 신문사/잡지사의 일회적인 행사에 그쳐버리기 때문에 추천을 하지 않겠습니다. 이는 고전을 선정하거나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날조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정된 고전에 승복하는 사람 역시 없을 것이고 냉소주의가 더욱 팽배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추천을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돌발사태는 비단 정치학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철학분야 추천위원 중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있었다.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국내저작을 선별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철학에서 고전적인 저작이 부재한다고 여겨지는군요. 이 ‘철학의 빈곤’은 동양철학 하시는 분들은 좀 덜 느끼실 듯합니다만, 저는 그냥 차선책으로 몇 개 적기 힘들군요”.
한편, 북한서적을 국내저작에 포함시킬 것인지, 해외저작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문의하는 언어학 분야 추천위원도 있었다. 우리로선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였다. 급히 몇몇 선정 자문위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북한저작을 국내저술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최근의 남북한 화해국면을 고려한다는 차원도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동일한 언어로 동일한 주제에 관해 저술되었다는 점이었다. 며칠 후 문의를 했던 추천위원은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내왔다.
“북한의 저술을 어떻게 처리할지 애당초 논의가 없었던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반 세기 동안 남한의 언어학보다 북한의 언어학 저술이 여러 면에서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은 주로 미국 모델(혹은 서구 모델)을 흉내내는 작업이 왕성했던 만큼 ‘고전적 우수성’은 해외 저술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경우 ○○○과 ○○○의 저술을 꼽았으나 이것을 해외 저술의 면면과 비교한다면 솔직히 말해서 초라한 형편입니다. 여러 가지 객관적인 조건의 취약성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기나긴 냉전 시대에 ‘자유로운 철학적 방황’이 불가능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결국 이 추천위원은 세 권의 북한저술을 두 권의 남한 저술과 함께 보내왔고, 이 책들은 언어학 분야 1차추천도서 목록에 국내저술로 분류돼 실렸다.
<영>

---1차 추천도서목록----

▲문학

『궁핍한 시대의 시인』, 김우창
『문학 상상력 연구-알베르 카뮈론』, 김화영
『문학사회학』, 김현
『문학연구의 방법: 그 한국적 적용을 위한 개관』, 이상섭『민족문학과 세계문학』, 백낙청
『보들레르』, 김붕구
『수용미학』,차봉희
『영미비평사』, 이상섭
『이광수와 그의 시대』, 김윤식
『졸라와 자연주의』, 정명환
『지상의 척도』, 김우창
『초현실주의 문학론』, 정귀영
『프랑스 비평사』, 김현
『한국가면극』, 이두현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김윤식
『한국근대서양문학이입사연구』, 김병철
『한국문학사』, 김윤식/김현
『한국문학이론의 연구』, 김인환
『한국문학통사』, 조동일
『한국소설의 이론』, 조동일
『한국현대소설사』, 이재선
Anatomy of Criticism, Northrop Frye
Culture and Society, Ramond Williams
Das sprachliche Kunstwerk, Wolfgang Kayser
Der Unsprung des Kunstwerkes, Martin Heidegger
Die Eigenart des Asthetischen, Georg Lukacs
Die Logik der Dichtung, Kate Hamburger
Ecrits, Jacques Lacan
Le degre zero de l’ecriture, R.Barthes
Les mots et les choses, M.Foucault
Les Regles de lart : genese et structure du champ litteraire, Pierre BourdieuLiteraturgeschichte als Probokation, Hans Robert JauβLiving Principle, F.R.Leavis
Logique du sens, Gilles Deleuze
Marxism and Literature, Raymond Williams
Of Grammatology, Jacques Derrida
Orientalism, Edward Said
Political Unconscious, Fredric Jameson
Postmodernism, or the Cultural Logic of Late Capitalism, Fredric JamesonProblems of Literature and Aesthetics, M.Bakhtin
Quest-ce que la Litterture, J.P.Sartre
S/Z, Roland Barthes
The Long Revolution, Raymond Williams
The Rise of Novel, Ian Watt
Theorie des Erzahlens, Franz K.Stanzel
『心靈的探深』, 錢理群

▲언어학

『국어음운사 연구』, 이기문
『비트겐슈타인과 언어 1.2』 박영식(편)
『생성문법론』 한학성
『세 나라 시기 언어력사에 관한 남조선 학계의 견해에 관한 비판적 고찰』, 김수경 : 북한서적『언어』, 김진우
『언어학: 그 대상과 방법』, 허웅
『우리 옛 말본』, 허웅
『우리말 본』, 최현배
『음운론 연구』, 이숭녕
『인지언어학』, 김진우
『 音考』, 이숭녕
『조선말의 력사』, 유열 : 북한서적
『조선어 방언학 연구』, 김병제 : 북한서적
『큰 사전』, 한글학회
『향가해독법연구』, 김완진
A Comprehensive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R.Quirk et.alAn Introduction to Theoretical Liguistics, J. Lyons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 F. Saussure
Denken und Sprechen, Lew Semjonowitsch Wygotski
How to do things with words, J.L.Austin
Language, Leonard Blomfield
On Language, Roman Jakobson
Prinzipien Der Sprachgeshichte, Hermann Paul
Problemes de Linguistique Generale Vol. 1&2, BenvenistQuestions de poetique, R. Jakobson
Sound Pattern of English, N.Chomsky & M.Halle
Studies in the Way of Words, Paul Grice
Syntactic Structures, N. Chomsky
The Language Instinct, Steven Pinker
The Social Stratification of English in New York City, W.LabovTrattato di semiotica generale, U.Eco

▲철학

『고려유학사』, 김충열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선의 세계』, 고형곤
『실존철학』, 조가경
『윤리학』, 김태길
『인도철학사』, 길희성
『자비의 윤리학』, 박이문
『조선시대 양명학 연구』, 윤남한
『한국사상사』, 박종홍
『한국유학사』, 배종호
A Short History of Chinese Philosophy, 馮友蘭
A Theory of Justice, J.Rawls
Archeology of Knowledge, M.Foucault
Capitalisme et Schizophrenie 1. L’Anti-Oedipe/2. Mille Plateaux, G.Deleuze/F.GuattariDas Prinzip Hoffnung, Ernst Bloch
Escape from Predicament, Thomas A.Metzger
Histoire de la sexualite, Michel Foucault
Les Mots et les choses, M.Foucault
Philosophical Investigations, L.Wittgenstein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 Thomas Kuhn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J.Habermas
Vortaege und Aufsaetze, M.Heidegger
Wahrheit und Methode, H.Gadame
『善の 硏究』, 西田幾多郞
『日本政治思想史硏究』, 丸山眞男

▲정치학

『근대화정치론』, 차기벽
『일반국제정치학 上』, 이용희
『전환시대의 논리』, 이영희
『정치와 주체』, 문승익
『정치학』, 민병태
『조선왕조정치행정사: 근세편』, 김운태
『좌절된 사회혁명』, 강정구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 최장집
『한국정치사』, 이종항
『한국정치와 정치발전론』, 유영준
『한국정치체계』, 윤천주
『한국정치체계연구서설: 정치상황과 정치행태』, 윤천주A History of Political Theory, George H.Sabine
A Theory of Jusitice, John Rawls
Capitalism and Social Democracy, Adam przeworski
Citizens Elections Parties, Stein Rokkan
Die Transformation Der Demokratie, Johannes Agnoli
Nations and Nationalism since 1780, Eric Hobsbawm
Orientalism, Edward Said
Politics among Nations: Struggle for Power and Peace, Hans J.MorgenthauPouvoir Politique et Classes Sociales, Nicos PoulantzasPower/Knowledge, Michel Foucault
Reason and Revolution, Hebert Marcuse
Social Origins of Dictatorship and Democracy, B.Moore.JrStrukturprobleme des Kapitalistischen Staates, Claus OffeStrukturvandel der Offentlichkeit, Jurgen Habermas
Surveiller et punir: Naissance de la prison, M.FoucaultThe Cement of Society: A Study of Social Order, Jon ElsterThe Civic Culture: Political Attitudes and Democracy in Five Nations, Gabriel Almond/Sydney VerbaThe End of Ideology, Daniel Bell
The Great Transformation, Karl Polanyi
The Logic of Collective Action, Mancur Olson
The Politics of Subversion, Antonio Negri
The Twenty Years Crisis, E.H.Carr
The Wretched of the Earth, Frantz Fanon

▲경제학

『경제학 원론』, 조순/정운찬
『민족경제론』, 박현채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 이진경
『서양경제사론』, 최종식
『자본론 연구 1』, 김수행
『정치경제학 원론』, 김수행
『제2자본론』, 임원택
『한국경제통사』, 이헌창
『한국의 금융발전: 1945-1980』, 박영철/D.C.콜
『후진국경제론』, 조용범
A Monetr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1986-1960, M.FriedmanA Theory of Capitalist Regulation, Michel Aglietta
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J.A.SchumpeterConstituation of Liberty, F.A.Hayek
Development as Freedom, A.Sen
Die Geschichte der Lage der Arbeiter unter dem Kapitalismus, Jurgen KuchznskiGrenzen der Globalisierung, Elmar Altvater/Birgit MahnkopfHistory of Economic Analysis, J.A.Schumpeter
Increasing Returns and Path Dependence in the Economy, Brian ArthurLabor and Monopoly Capital, Harry Braveman
Production of Commodities By means of Commodities, Piero SraffaThe Fatal Conceit, The Errors of Socialism, F.A.HayekThe Great Transformation, K.Polanyi
The Livelihood of Man, K.Polanyi
The Political Economy of Growth, Paul Baran
The Theory of Economic Development, J.A.Schumpeter
Whither Socialism, J.Stigl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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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 > 얼굴에 상처 났을 때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 · 의사ㆍ

 

넘어지고, 부딪치고, 긁히고….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상처를 입는다. 9개월에 접어든 지원이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도 앉기에 버거운 지원이. 한번은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다가 앞으로 꽝 넘어졌다. 뾰족한 TV 장식대 모서리에 부딪혀 상처가 제법 났다. 또 최근 승민이는 꽃구경을 하러 갔다가 발을 헛디뎌 고꾸라지는 바람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승민이는 턱이 까져서 놀라 울어대고 아내는 ‘아이 얼굴이 이게 뭐냐’며 난리였다. 달래느라고 18kg짜리 승민이를 안은 채 인파를 헤치고 가는 내내 나들이 나온 게 후회가 됐다. 이처럼 아이들 얼굴에 상처가 생기면 혹시 흉터가 생기지 않을까 신경이 쓰이고 예민해진다.

우리는 상처가 생기면 소독하고 연고를 발라주는 방법 대신에 습윤거즈를 쓴다. 과산화수소나 빨간 약이라 불리는 포비돈 같은 소독제는 세균뿐 아니라 백혈구와 같은 면역세포와 세포 재생 성분도 죽여 버려 상처가 더디게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세균은 상처 분비물(진물) 안의 대식세포나 백혈구가 처치한다. 또 진물에는 피부 재생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듬뿍 함유돼 있다. 습윤거즈는 상처의 진물을 보호해 피부 세포가 잘 자라도록 도와준다. 또 딱지가 생기지 않아 흉터가 덜 생기는 장점이 있다.

습윤거즈 중 메디폼과 더마플라스트 하이드로액티브 등은 동네 약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메디폼은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접착력이 약한 편이지만 연약한 아기 피부엔 좋다. 거즈가 두껍고 표시가 많이 나서 얼굴보다는 몸에 생긴 상처에 적합하다. 수입품인 더마플라스트 하이드로액티브는 피부색과 비슷해 티가 잘 안 나며, 두께가 얇고 방수가 되며 접착력이 좋아 얼굴 부위에 쓰기에 좋다.

그 밖에 테가솝과 듀오덤은 상처 크기에 맞게 잘라서 쓰는 제품으로 피부과나 양호실에서 많이 쓰고 있다.

습윤거즈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먼저 상처 부위를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염된 상태에서 거즈를 덮으면 고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생긴 흉터가 걱정이라면 시카케어나 콘트락투벡스겔, 켈로코트 크림처럼 흉터 전용 시트나 연고를 쓰면 도움이 된다. 이들은 피부과 의원이나 대형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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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전사 - 근대와 18세기, 그리고 탈근대의 우발적 마주침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더 많은 진보를 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잊는다. 무지의 바다 속에서 우리의 비싼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Ehrenfeld Daivid, 1993, Beginning Again, Oxford University Press.

고전은 낡은 옛 사람들의 작품이 아니다. 시간의 경과만으로 고전이 될 수는 없다. 고전을 통해서 과거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고전은 볼 수 있는 사람 에게만 보인다. 고전은 어떤 방법으로 실천하는가에 달려있다. 

건륭제 시절의 청나라는 전성기였지만 그것이 제국의 내리막길을 재촉한다. 청나라는 오랜안정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18세기말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대혁명이, 미국에서는 독립전쟁이 일어난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소중화사상의 틀에 갇혀있었다. 박제가는 소중화사상에 빠져서 세계정세에 어두운 조선의 미래는 어둡다고 경고한다. 소중화사상은 노예근성이다. 북벌론자였던 연암은 당대의 실학자들과 교류하면서 북학자로 탈바꿈한다. 북학파는 조선의 낙후성과 청문명의 역동성에 대한 자각을 한다. 연암은 조선은 청나라의 실용성을 배워야 백성들이 생활이 윤택해진다고 말한다. 연암이 체감한 것은 위기의식 이었고 위기의 자각이었다. 문화는 다양한 접속을 통해서 만나야 한다. 연암은 소중화사상에 빠져 현실적응력을 상실한 조선사회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질적인 문화와 접속했고 그것을 소화시켜서 신선한 자양분을 공급했다. 정조가 죽은 후 쇠퇴하기 시작한 조선은 1910년에 국권을 상실한다. 조선이 멸망한 큰 원인은 소중화 사상 때문이다. 노예는 꿈꾸는 동안만큼은 행복하다. 노예가 꿈에서 깨어났을때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그 고통스러운 공포의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 우리의 근대는 이렇게 다가왔다. 노예라는 자각을 하는 것 못지않게 근대의 환상을 부수는것도 고통스럽다. 이제 근대의 주술에서 벗어나자. 

2006년 평택 대추리에 미군 기지를 이전한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한다. 대추리 미군기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선택된것이다. 미국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소중화사상에 안주하는 한국의 모습이 드러난다. 한번 당했으면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는 진지한 자기반성과 노력이 없다면 인간은 진보할수 없다. 루쉰은 "물에빠진개를 때리라고 말했다. 도의를 모르는 개는 살려주어도 또 사람을 물기 때문이다." 아직도 땅에서는 개들이 짖고있다.

우리에게 근대는 계몽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시간은 돈'이라는 말은 우리를 시간에 속박시켰고 화폐경제에 편입시켰다. 시간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의 공간이었다. 시간이 단수가 된것은 근대이다. 근대에 도입된 기차는 공간적인 벽을 허물었다. 철도는 땅을 가로지르며 궁벽한 곳까지 문명의 빛을 비추는 역할을 했다. 철도는 신문과 버불어 국민을 통합시킨 근대의 도구였다. 고미숙은 속도의 파시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속도는 빠름이 아니듯이 느림도 아니다. 우리가 근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기다림은 막연한 관조, 행동이 결여가 아니라 희망이다.

서구에서는 내재적으로 근대화가 이루어졌지만 동양의 근대는 서구의 출현으로 시작되었고 침략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서구를 모방해서 근대를 이룩했고 조선을 강제적으로 근대의 길로 이끌었다. 우리에게는 근대=서구화=문명화=기독교 였다. 기독교는 일본이라는 제국을 제압할 수 있는 또 다른 희망이고, 제국이었다. 그래서 기독교는 민족주의자들과 접속할 수 있었다. 기독교는 서구에서는 중세를 지배한 사유체계지만 동양의 눈에는 근대의 표상이었다. 기독교는 문명의 동력이었고 우승열패의 신화를 넘어설 수 있는 도구였다.   

근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대를 체험하고 뛰어넘어야 한다. 탈근대는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근대를 해체하고 재구축하고자 한다면 근대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모방이 창조의 디딤돌이듯이, 서구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타이에 의한 근대는 중세와의 연결성을 단절시켰다. 자식이 아버지를 부정하는것처럼 우리의 근대는 중세를 부정했다. 아버지를 부정한 자식이 신화를 만드는 것처럼 중세를 부정한 근대는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근대적 맹아를 만들었다. 근대와 지식이 결합된것이 실학이다. 다산과 연암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들을 실학이라는 한묶음으로 분류하기에는 사상의 스펙트럼의 폭이 넓다. 결국 실학은 근대의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계몽의 시대, 이성의 시대인 근대는 민족과 결합해서 연애의 시대를 탄생시켰다.     

근대이전 지식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었다. 동아시아 3국은 한자문화권이지만 서구의 근대담론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근대는 지식의 세계를 국경의 틀안에 재배치했다. 인문학은 통합학문이었지만 근대에 분과학문이라는 명목으로 벽이 쌓인다. 요즘은 학제적연구를 하자고 하지만 근대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평생학습이라고 한다. 배운다는 말에는 지식에 격차가 있어서 그것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다는 뉘앙스가 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일방통행이 되면 '지의권력구조'가 생긴다. 스승과 학생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평생학습은 선생이 학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상호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학문은 실용성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때 최고의 지식이 되면서 삶의 통찰력의 바탕이 된다. 배우는것에는 벽이 있을 수 없다. 공부는 교양이나 취미도 아니듯이 전문가의 독점물도 아니다. 전문가의 벽, 분과학문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루쉰은 <고향>에서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그것은 마치 땅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길이 없음에 슬퍼할 필요는 없다. 길이란 가시밭을 헤치면서 나아갈때 내가 지나간 곳이 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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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13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쓴것도 아닌데 퍼오셨군요..저도 양약으로 못고친거 한약, 침으로 고쳤어요. 좋은 한의원을 고르는게 힘들었죠.

타지마할 2006-05-1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뽀뽀님, 그럼 아래 페이퍼는 뭐지요?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75098

제가 효과를 보면 알려 드리지요.  용한 한의원.

 


 

2006-05-04 11:20

 

사로잡힌 영혼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서유정 외 옮김 / 도서출판빗살무늬 / 2002년 4월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거나 알라딘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이름을 만날 떄가 있다.  강유원선생이 추천한 책들의 목록을 쭉 읽어 보다가 번역자의 이름이 눈에 익어서 확인해 보았더니만 역시나 예상대로 '예전에 알던 사람'이었다.  내가 굳이 친구라는 표현대신에 '예전에 알던 사람'이라는 말을 쓰냐하면, 사실 나 군대가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간간히 소식은 들었지만 (독일로 유학을 갔다라거나 결혼을 했다는 등) 전혀 서신 교환조차 없던 사이라서 그렇다.  각설하고, 이 친구의 이름을 책의 역자로 보게 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수줍고 얌전하던 모습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생각해 보니 이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 건 내가 21살 때였다) 내 오랜 기억 속에 머물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책으로나마 계속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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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감회가 남다르시겠군요

타지마할 2006-05-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래도 이건 기분좋은 경험이고요. 가끔 영 아닌 사람이 (내가 알기론 분명히 사이비인데) 대중에 야합하는 책을 써서 공전의 히트를 치는 걸 보면 기분이 씁쓰레 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