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임얼젼시Emergency.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읽을 것은 많고 많은데, 쓸 것은 산더민데, 산은 산이요 syo는 syo로다 하고 만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나는 산을 피해 간다 하는 심정이다. 마음을 다잡고 책을 펼쳐 보지만, 다섯 페이지 읽고 이내 책을 집어 던진다. 침대 끄트머리에 걸치고 앉아 좀 씩씩거리다가 머쓱한 표정을 하고 던진 책을 주으러 간다. 다시 다섯 페이지 읽고 책을 집어 던지려다가 또 주으러 가기 귀찮아서 곱게 놓아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역경과 고난의 행군 속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치 않더니 결국 ㅇㅇ이 되었다, 하는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잡으려 하지만, 답은 하나다. 위인은 그래서 위인이요 syo는 그래서 syo로다. 이럴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난 메달 같은 거 받아 본 적 한 번도 없어. 난 시합에 완전 쥐약이거든. 나는 있는 힘껏 노력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최선을 다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

_ 바스티앙 비베스,『염소의 맛』



자그맣게 빈둥빈둥 지내고 싶다.

밝은 게 좋다. 따스한 게 좋다. 
_ 나쓰메 소세키,『유리문 안에서』



순간마다 새로운 과제가 나타나서, 그것은 그를 또 새로운 과업쪽으로 돌려 휴식이라곤 없게 된다. 절대로 끝나지 않는다면 무엇하러 시작할 것인가? 

_ 시몬 드 보부아르,『모든 사람은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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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10-1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땐 여행 어떠세요?
여행 관련 책 두세 권 읽고 며칠 다녀오시면 혹시...?

syo 2017-10-15 20:33   좋아요 1 | URL
ㅠㅠ 북다님 조언 감사합니다. 징징거리는 거 다 받아주시고 ㅠ

사실 저도 평소 같았음 여행 생각 했겠는데요, 사실 이 슬럼프가 1박 2일로 여행 다녀 왔다가 생겼어요.....흙.

북다이제스터 2017-10-15 20:43   좋아요 1 | URL
ㅋㅋ 바람나셨네요, 여행바람...ㅎㅎ
바람은 바람으로 잡아야 한다고 하던데요. ^^

syo 2017-10-15 20:39   좋아요 2 | URL
바람은 바람으로 잡지만,
바람을 잡은 바람을 또 바람으로 잡고,
바람을 잡은 바람을 잡은 바람을 또 바람으로....

그렇게 syo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나는데......

ㅎㅎ

독서괭 2017-10-1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자본론 후유증인가요?;;; 머리 비우고 며칠 쉬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syo님 페이퍼를 못 읽는 건 아쉽겠지만..^^

syo 2017-10-15 20:37   좋아요 0 | URL
자본론 별로 읽지도 않았는걸요 ㅎㅎ 재채기 한 번 했다고 폐결핵 후유증이라고 할 수는 없겠어요.

가을 타나 본데요??

sprenown 2017-10-15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탄다 싶을때는 시집을 읽으세요.. 감성에 몰입되는.

syo 2017-10-15 21:09   좋아요 0 | URL
sprenown님께서 추천 좀 해주세요. 어떤 시집을 읽어볼까요?

sprenown 2017-10-15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저보다 더 잘 아실텐데요! 나 집어달라고 손들고 있는 시집. 그냥 뽑아보시죠.그리고 눈을감고 펼쳐보세요.

다락방 2017-10-16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위에 댓글 읽다보니 ‘나 김이듬 시집 샀지!!!‘ 하는 생각이 불쑥 드네요.

저야말로 ㅠㅠ 최근 2주간 책이라곤 [나나] 한 권 읽었어요. 어휴... ㅠㅠ 어쩌죠 ㅠㅠㅠ

syo 2017-10-16 08:29   좋아요 0 | URL
그것은 지난 일이고, 저는 앞으로 2주간 그럴지도 모르는데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