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문장이 나는 불안하다. 한 줄을 썼는데 두 개 이상의 마침표가 찍히면 삼각형을 거꾸로 세워놓은 느낌이 든다. 세상 거의 모든 글쓰기 책들이 이어진 문장을 끊으라고 주문하지만, 주섬주섬 나는 또 끊어진 문장을 깁는다. 문장은 화장이 두터워지듯 자꾸 길어진다. 길이는 사실 부끄러움에서 태어난다. 얕음을 어떻게든 감춰보려는 꾀죄죄한 욕구가 가뜩 실팍하지 못한 문장을 모루 위에 놓고 길게 두들겨 편다. 짧지만 무거운 문장, 짧지만 긴 문장을 보고 감탄하는 눈이 내게도 있지만, 언제나 내 손은 꼬리가 길다. 아마 나는 죽을 때까지 길고 복잡한 문장만 만들다가 묘비명도 중문이나 복문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날 테지만, 그럼 또 어때. 이러나저러나 생긴대로 사는 것이고 사는대로 생기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