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서가 2003-09-16
반가워요, 선인장님 두 가지 면에서 무척 반가웠답니다. 하나는, 말씀드렸듯, 님의 선한 글쓰기(님으로선 저어되는 말일까요)였고, 다른 하나는, 한 사람의 서재에서, 김현 선생과 박상륭 선생의 책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는 데서 그러했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하는 얼치기 문학도인데, 순전히 김현 선생에 대한 유난한 관심 때문에, 당시 김현 선생과 가까웠다는 한 교수의 불문학 강의를 여기저기의 타박을 곧이 받아내며 종종 들곤 했더랬습니다. 많은 부분 풍족했어요. 박상륭 선생님 또한 제게 특별히 소중하신 분이시구요.
서재 소개에 쓰인 '방벽 서재'의 꿈은, 곧 제 것이기도 하네요. 시간은 가차없고, 게다가 발전은 한없이 더디어서, 더더구나 먹고사는 일이란 게 제겐 결코 만만치 않아서, 그저 품고만 있을 꿈이 될 듯하지만, 언젠간 꼭 그런 방에서 늘어지게 책이나 보고 살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종종 오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선인장님.
|